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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호 2007년 1월] 기고 감상평

동문 여행 체험기

삼국지의 나라 吳國 . 越國을 다녀오다

동문 여행 체험기

삼국지의 나라 吳國  .  越國을 다녀오다

劉 鐘 海
(법학50-54)
연세대 명예교수  .  본회 부회장

필자는 나의 처와 함께 중국의 上海, 蘇州와 杭州를 아름다운 가을의 중심인 지난해 10월 4일부터 7일까지 다녀왔다. 그곳에 가보니 상해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金 九선생 그리고 尹奉吉의사로 너무나 유명한 곳인데, 그에 못지않게 소주는 옛날의 吳國이고 항주는 越國이여서 마침 나의 반려자의 姓氏도 吳(나라오)씨이고 보니 그 세 지방의 여행은 나에게 특별히 많은 것을 가르쳐준 바 있다.
 상해에 도착하자 곧 상해 시내 관광을 나갔다. 먼저 간 곳은 중국이 자랑하고 金正一위원장이 상해를 방문했을 때 천지가 개벽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중심지 포동지구의 東方明珠라는 탑에 갔다. 이 탑은 중국 사람의 설명에 의하면 아시아 1위, 세계 3위의 TV탑으로 그 높이는 4백68m이고, 3백50m까지 각종 시설이 있어 우리가 올라갈 수 있다. 우리가 올라간 전망대는 2백63m에 있으며, 창 밖을 보니 가장 발전된 중국의 중심지답게 주위에 黃浦江이 흘러 장관이다. 바로 그 옆에 있는 88층의 金茂大廈란 빌딩도 동방명주 못지않은 중국의 자랑스러운 최신빌딩이다.
 두 번째로 간 곳이 상해 시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이다. 상해시 옛 프랑스 조개지 내에 있는 마당로 3백6번지에 1925년에 만들어졌고 지금은 상해시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상해에 온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전시물이며, 특히 金 九선생의 모습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그 어려운 때에 항일투쟁을 하느라 선열들께서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는지를 실감있게 느낄 수가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원래 1919년 4월 13일 상해에서 만들어졌으나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여러 곳에 옮겨 다니다 1925년에 현재 이 자리에 옮겼으나 尹奉吉의사의 虹口公園 사건(1932년)으로 부득이 여기를 떠나게 됐다고 한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일은 홍구공원을 찾은 일이다. 서울로 향하는 마지막날 아침에 그곳을 관광하고 그곳 尹奉吉의사의 기념관 梅亭과 의거현장을 기념한 돌(1932년 4월 29일) 등을 감명 깊게 보고 왔다. 우리는 홍구공원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상해시 정부에서 그 공원을 중국의 유명한 문필가(阿Q正傳의 작가)인 루<&06308>(우리말로 로신)공원이라고 해 시민들의 중요한 안식처가 돼 있다. 그곳에 魯迅묘지도 잘 관리돼 있다. 루<&06308> 선생은 원래 소흥 출신으로 작품활동을 상해에서 했으며, 일본 센다이에서 의과대학을 다니다 2년만에 중퇴하고 중국에 돌아와 작품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에 잘 나타나 있지만 전통적 중국문화 속에서도 필요하다면 바꿔야한다는 주장으로 중국의 사회개혁 내지 사회개조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문필가이다.
 옛날의 越나라는 지금의 浙江성의 杭州이다. 지금의 항주는 훌륭한 동네가 됐고 호텔도 開元名都大酒店(New Century Grand Hotel)이란 5성급 호텔인데 참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놀랐다.
 월나라에서 제일 처음 간 곳은 西湖유람이다. 서호는 인공호이나 李太白  ?  蘇東坡 등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배경으로 글도 썼다. 더욱이 서호는 월나라 일등 미인인 西施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서시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서시가 속이 편치 않아 이마를 찌푸리고 가슴을 잡고 걷는 모습도 당대에는 일종의 fashion이 되는 정도였다. 그것을 가르켜 중국고사에는 西施效?(棒)이라고 불렀다. 또 이 지방에서는 소동파가 개발했다는 東坡肉이라는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가 일품이다. 그곳에 가면 필히 시식하기 바란다.
 그 다음으로 가 본 곳은 靈隱寺인데 이곳은 云林禪寺라고 해 양자강 이남의 최고 규모의 선을 수행하는 名刹로 꼽고 있다. 절은 武林山에 위치하며 절의 역사는 1천6백년이나 된다. 절의 규모는 대단히 웅장하고 한 건물에 역대 선사들의 좌상이 5백개나 진열돼 있다.
 또 이곳의 유명한 곳은 항주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아름다운 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망루인 城隍閣이다. 그 건물의 규모는 대단하다. 그런데 그 성황각은 吳山에 위치하고 있어, 그 옛날 吳나라와 越나라는 인접 국가이면서 국경선이 비교적 신축성이 있었던 것 같다.
 吳나라는 지금의 江蘇省의 蘇州이다. 소주는 아세아의 베니스라고 해서 운하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도시이다. 이곳에서 인상 좋은 곳은 雲山寺이다. 운산사는 남북조 시대 양나라의 天監에 의해 창건된 宣宗사원으로, 원래는 妙利普名塔院이라 불렀는데 당나라 때에 韓山과 拾得이라는 유명한 승려가 살면서 寒山寺라고 이름을 바꿨다.
 張繼라는 문인이 楓橋夜泊이라는 시를 써서 寒山寺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 시를 여기 소개한다.
 楓橋夜泊(張繼) 풍교에서 밤을 지내다.
 月落烏啼 霜滿天 달지고 까마귀 우는데 서리는 하늘에 가득 차고
 江楓漁火 對愁眠 강가의 단풍과 고기잡이 불빛은 시름겨운 잠자리를 자극한다.
 姑蘇城外 寒山寺 고소주 마을 성밖의 하산사에서
 夜半鍾聲 到客船 한 밤중에 울려오는 종소리가 객선에 이르는구나
 寒山寺는 일본에 불교를 전파한 母寺로서 일본인들도 이 한산사에 많이 방문하고 자연히 이 시를 애창하고 있다.
 소주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虎丘라는 낮은 산이 있다. 이곳에는 吳王 闔閭의 묘가 있는데 장례 3일만에 하얀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해서 여기를 호구라고 불리게 됐는데, 합려의 묘는 劍池라는 곳에 있다. 이 산의 정상에는 云岩寺塔이라는 동양의 피사탑이 있다. 탑의 높이는 47m인데 4백년 전부터 이 탑의 지반이 침하돼 탑이 약 15도 기울어져서 동양의 피사탑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짧은 2박3일의 여행이었지만, 천년 넘는 문화의 향기를 비교적 쉽게 맛 볼 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중국 사람들은 上有天堂 下有蘇杭(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하늘아래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이라고 극찬하며 소주와 항주의 아름다음을 노래했다. 필자도 이 말에 동의해 그냥 중국의 산을 가보는 여행보다는 삼국지 속에 나를 몰아가 주는 이런 여행은 참으로 뜻있고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 여행이라 생각된다. 가치 있는 여행이라 여러분께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