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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호 2006년 11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동문칼럼

모교 변신 기쁜 마음으로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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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교 변신 기쁜 마음으로 반긴다­­­


     鄭  昭  盛
    (불문64-69)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매년 모 신문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학종합평가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모교는 해마다 포항공대와 KAIST에 밀려 3등을 하다가, 이번에 운 좋게 포항공대를 제치고 2등을 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은 것 같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외국인 교수 비율에서 포항공대와 KAIST가 15%대를 유지하고, 연 .고대가 5%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학교의 외국인 교수 비율은 0.46%이다. 원어 강좌의 비율을 봐도 고려대, KAIST, 한동대 등이 20%대를 능가하는 반면 서울대학교는 5%대이다. 학생들의 외국대학과의 교환 비율도 3%대로 7위를 마크하고 있다.
 수재들을 모아놓고도 글로벌사회를 등한시하는 교육을 받은 결과, 서울대를 나온 학생들은 직장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모 명문사립대학의 경우, 영어권 나라에 상당한 규모의 기숙사를 지어놓고 학생들로 하여금 영어교육을 받고 국제체험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모 사립대학은 송도 국제공업단지 내에 글로벌교육에 초점을 맞춘 대 캠퍼스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획기적인 투자는커녕 국립대학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묶여, 집권자가 바뀔 때마다 정치바람을 타 대학의 존립자체가 위협을 받는 모교의 여건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일반시민들의 권역별 평판도를 보면, 서울지역에서 1위와 2위는 명문사립대학들이다. 인기가 없으면 선호도는 자연 떨어지는 법이다. 언젠가 모교 지망생들의 수능고사 커트라인이 이들 명문사립학교에 뒤쳐지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암시하는 사안이다. 대학발전을 위한 기금 모금액을 봐도, 몇몇 사립대학들은 3천억원대를 능가하는데, 모교는 2천억원대를 넘어섰을 뿐이다. 대학의 1년간 일반 예산이 서울대의 경우 2천억원대인데, 모 사립대학의 경우 4천억원대를 넘어섰다는 말을 들었다. 투자가 없으면 그만큼 발전도 없다.
 개교 당시 경성제국대학의 성가와 그 전통의 축적으로 모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집중적인 선호를 받아왔다. 그러나 여건은 달라지고 있다. 막강한 투자력을 갖춘 사학재단들은 뛰어난 국제감각과 자금력으로 대학들에 놀라운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공통으로 명문사립대학이 국공립대학을 앞지른다는 현상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조짐인가.
 학생 1인을 위한 교육비를 비교한 부문을 보면, 국내 최대 재벌의 투자를 받고 있는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그 약진이 놀라우며, 모교는 10위권만 표시하는 리스트에 이름이 나타나기조차 않고 있다. 동창회관 재건립 모금의 양상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몇몇 독지가를 제외한다면, 전체 졸업생 숫자에 비해 참여자의 수가 비교적 적은 것 같다. 재학 중 자신을 위해 투자되지 않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미래의 기대감 항목에서는 모교가 여전히 수위를 달리고 있다. 국민은 서울대학교에 최대의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영국의 유력 신문이 모교를 세계 명문대학 중 63번째로 선정한 것은 만족하지는 않지만, 모교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시사한다. 명문대학일수록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서 그 위상이 부침을 거듭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최근 모교는 파주에 글로벌교육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지상에 발표했다. 영어 중심의 글로벌대학원을 지향한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모교의 변신을 기쁜 마음으로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