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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호 2006년 5월] 기고 감상평

정치 계절에 부쳐



  金 在 淳
 본회 명예회장
 샘터사 고문
 


 
  
정치 계절이 되었나 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입후보자의 심중을 알 만하다. 그러면서도 선거에 마음과 시간을 빼앗겨 天下大勢를 가늠하지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선거 때가 되면 정치가(statesman)가 정치꾼(politician)이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오늘날의 세계는 인류 역사상 극히 드문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를 향해 몰려오는 국제 조류는 심상치가 않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내 일이야 어떻게 되건 내 알 바 아닌 그저 나의 안락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혹시나 이 나라가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잠 못 이루며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 나라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려고 하고 있는가. 격동하는 국제사회 속에서 우리 나라를 어떻게 어디에 자리매김할 것인가. 안전보장 문제와 더불어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을 염두에 두고 진정 우리의 동맹국은 누구이며 누가 적이 될 것이고 누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가-즉 우리의 國際戰略을 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의 국가 수뇌들은 빈번히 만나고 있다. 격동하는 세계정세에서 수뇌들의 만남은 주목할 만하다. 수뇌외교는 知的能力과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최대의 기회이며 또 결전장이기도 하다. 유일한 최대강국인 미국수뇌와 초강대국 후보인 중국의 수뇌가 만나는 것-비록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책임 있는 두 강국의 대화는 주변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국가 수뇌 사이에 대화가 되고 안 되는 것, 심상히 넘겨버릴 일이 아니다. 

 트러블(trouble)이 있을 때, 트래블(travel)한다. 이는 헨리 키신저가 한 말이지만, 골치 아픈 일이 있으면 외국으로 여행가는 수장도 있다. 우리 한국은 진공상태로 있을 수가 없다. 본래 국가나 조직은 힘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힘, 이것이 세계정치의 현실이다. 역사적으로 보아 초강대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현명한 나라라면 보호를 구하던가 아니면 먼 곳에 있는 강대국에 기대한다고 했다. 近攻遠交의 이치이다. 21세기의 한국의 國家像, 전략을 생각하는 정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