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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호 2006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林昌潤 스마일재단 초대 이사장


 1980년 간경화 진단. 모교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공복에 술을 먹는 시간은 줄지 않았다. 얼굴이 검게 변해 '시커먼스'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2001년 2월 간성혼수에 빠져 응급실로 옮겨졌다. 얼마 뒤 깨어났지만 다시 혼수에 빠져들기를 몇 차례. 담당 의사의 권유에 따라 간 이식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 해 7월 뇌사자의 간을 이식 받은 林昌潤(치의학57-61)동문은 그때부터 "인생을 덤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林志俊(치의학92-97)동문이 찾아왔다. "교수님, 사랑 나누기 치과의사 모임에 대표를 맡아 주십시오." 제자들 몇 명이 장애인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다. 뜻 있는 일이라 흔쾌히 승낙을 했다. 

 장애인들은 몸과 마음의 장애뿐 아니라 구강 장애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을 위한 무료 치료, 보철 지원, 구강암 무료검진 등의 사업을 펼쳐갔다. 그러나 작은 모임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2003년 2월 뜻 있는 사람 몇 명이 모여 3천~3천5백만원씩 갹출해 재단법인을 설립했다. 이름은 스마일재단. 장애인 뿐 아니라 사회에 웃음을 주겠다는 의미에서다. 林동문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2003년 창립 ... 장애인 치과진료 봉사

 3년이 흐른 지금, 스마일재단(www.smilefund.org)은 명실상부한 장애인 치의료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옛 경찰병원 부지에 세워진 서울시 장애인치과진료센터 건립을 주도했고 학회 창립, 장애인 치아관련 교육 자료를 배포하는 등 장애인 치과진료의 기틀을 마련했다. 치과 진료비 및 수술비 지원 규모도 매년 늘고 있다.

 林동문은 이를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녔다. 재단법인은 안정적인 재원이 없으면 운영이 힘들다. 제자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를 수 차례. 만원을 받아도 머리를 숙여가며 "고맙습니다"를 반복했다. 林동문은 "이 일은 목에 힘줘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지금은 고정적으로 후원하는 치과의사들이 5백명 정도 되고 장애인 치료에 동참하겠다는 지역 의사도 1천여 명이 된다. 5만원 스케일링 쿠폰을 판매하는 '사랑의 스케일링 행사'와 '자선골프대회'를 통해서도 적지 않은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스스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셈이다.

 지난 2월 22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친 林동문은 요즘 서울 오금동에 마련한 '오주치과'에서 환자 진료와 대학교재 집필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재단 일을 그만두면 조금 한가해 질 줄 알았는데, 할 일이 많군요. 그래도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감사하며 삽니다."〈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