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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호 2006년 3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올해가 평화적 시위문화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李 宅 淳
제13대 경찰청장

 1945년 창설된 우리 경찰이 올해부터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라는 목표를 향해 새로운 60년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2월 10일 15만 경찰의 수장을 맡게 된 李宅淳(지리학71-75)경찰청장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된 사회질서를 확립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민생치안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하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선 성숙한 민주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장실에서 李청장을 만났다.

대 담
본보 金鎭國논설위원
(중앙일보 논설위원)






 - 취임하신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취임 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군요.

 국가적으로 어렵고도 중요한 시기에 경찰청장으로 일하게 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수사구조 개혁',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내고, 진정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한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여 일이나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치안총수로서 여러 가지 업무들을 아주 집약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당정협의, 상임위원회 등 대국회 활동과 일선 경찰관과의 간담회 등을 개최하면서 경찰에 대한 안팎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지난 2월 12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집회'를 일체의 불법행위 없이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연쇄강도강간범, 초등생 살인범 등을 연이어 검거하면서 치안질서를 책임진 15만 경찰의 대표로서 큰 보람도 느꼈습니다.

 - 모교 법대 출신인 朴一龍(5대), 黃龍河(6대) 전임 청장 등 12명의 경찰청장을 비롯해 많은 치안총수를 지켜보셨을 텐데, 직접 치안총수가 되고 나니 어떻습니까. 역대 치안총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법과 원칙 바로 서는 성숙한 민주질서 확립
치안행정에 'Speed.Simple.Soft운동' 도입


 겨우 20여 일이 지난 시점에서 개인의 소회를 이야기하고 과거 선배들이 활동한 시절과 비교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선 경찰서장과 지방청장으로서 지역치안을 책임질 때와 비교해 보면 국가 치안행정 전반을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훨씬 더 폭넓은 시각과 깊이 있는 사고 그리고 크나 큰 책임감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또 세계화.지방화.정보화 등 치안환경이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급속히 바뀌어 가고, 새로운 치안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면 다른 점이라 할 것입니다. 이를 감안해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치안성과 창출을 위해 15만 경찰이 魂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 행정고시 합격 후 동력자원부 사무관으로 근무하시다가 1983년 경찰에 입문하셨는데, 그때 치안총수가 돼 나름대로의 정책을 펴보겠다는 생각을 해보셨는지요.

 저는 지난 76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수습과정을 경기도에서 마치고, 일반부처인 당시 동력자원부에서 약 2년을 근무한 후 경찰에 투신했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이 가지고 있는 계급조직의 특성과 목표를 향한 일사불란함이 저의 미래 희망과 가치를 실현하는 기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또 경찰업무 자체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필요로 하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고,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피고 따뜻한 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치안총수가 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 경찰관 생활을 후회하거나, 경찰 조직에 실망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20여 년의 경찰생활 중 어려웠던 점은.

 과거에는 치안업무 그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격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만, 경찰생활을 후회하거나 경찰 조직에 실망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어려운 점이라면 경찰행정 자체가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주로 국민을 규제하는 위치에 있다보니, 정책 대상집단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성숙한 시민문화의 부재와 '공권력 침해사범', '불법폭력시위'의 문제도 결국 그 자체가 고스란히 경찰의 부담으로 귀결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법집행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만 내세워서 사회적 약자들을 좀 더 따스하게 돌보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취임사에서 임기 중 치안행정 전반에 3S(Simple, Speed, Soft)운동을 도입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3S 운동'은 업무를 보다 빠르게(Speed), 간소하게(Simple), 유연하게(Soft) 처리해 치안의 효율성과 국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 운동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IT 기술을 이용한 화상회의, 문자메시지 보고 등을 통해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게 업무 절차를 바꾸고 불필요한 일 줄이기 및 간소화, 3단계 결재라인 준수, 휴일회의 지양 등 불합리한 행태.관행을 개선함과 아울러 치안활동 전반에 걸쳐 시민들의 참여채널을 확충하고, 부드러운 경찰상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수시로 현장진단과 점검을 실시해 일회성.전시적 운동이 아닌 지속적.실천적 운동으로서 정착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습니다.

 - 올해를 '평화적 집회시위문화의 元年'으로 삼겠다고 하셨는데,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집시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있는데요.

 먼저, 경찰이 '평화적 시위문화의 元年'을 선포한 것을 집시법 처벌을 강화하고 강력히 진압하려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일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평화적 집회시위가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합법적 집회시위는 경찰이 관여하지 않고 주최측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해서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폭력 집회시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집회시위 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경비경찰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와 안전장비 개발 등을 통해 시위대와 경찰 모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집회시위 매뉴얼을 개발해 경찰의 집회관리에 대한 사회적인 지지와 공감대를 확보해 나겠습니다.

 - '국민생활 안전확보 100일 계획'을 실시하는 등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치안서비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풀어갈 계획이신지요.

 취임사에서도 밝혔습니다만, 경찰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집행 기관이 아니라 24시간 열려있는 가장 '종합적인 서비스 기관'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의 생계와 인권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어린이.여성.장애인.피해자 등 취약계층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섬세한 보호활동을 전개하며 교통단속, 고소.고발, 민원처리 등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해 미진한 부분은 개선함으로써 치안불량품 발생을 최소화하겠습니다.

 더불어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치안행정에 수시로 반영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복무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의 복지 문제와 인권 보호에도 역점을 두셔야 할텐데.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으로 상당히 개선됐습니다만, 항상 범죄와 사고에 대처해야 하는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들에 대한 복지혜택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공무원법' 개정, '위험직군 순직보상법' 제정 등 법제도를 조속히 정비해 복지기반을 확충하고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에 맞게 '대우공무원 수당' 지급, 전 경찰관 '위험수당' 확대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며 경찰수련원 증설 및 여성.맞벌이 경찰관들을 위한 직장보육시설 신설 등 경찰의 복지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힘든 여건에서 근무하는 전.의경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수송버스 개선(좌석수 37~41석 → 34석), 노후청사 개축 등 복무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유아.여성.장애인 등 약자 보호활동 펼쳐
서울대인은 주변사람과 공감대 형성해야


 - 15만 경찰에게 청장의 지휘방침이 그대로 전달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만일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경찰은 지시와 통제에만 따르는 동맥경화에 걸린 조직이 아니라 상하동료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제가 종전의 '경찰청장 지휘지침'을 '우리의 목표'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15만 경찰 모두의 '화합'과 '참여'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것입니다.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이 아니라 경찰의 당면현안을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공감대를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자전적인 시스템 속에서 오히려 리더의 뜻과 의지가 직원들에게 제대로 스며들고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취임 후 'One step forward'라는 편지를 전 직원들에게 발송해, 지휘관과 일선 경찰관들이 철학을 공유하고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 지난 2월 20일 일선 경찰관과의 대화를 통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신 것으로 압니다. 요즘 경찰관들과 청장님께서 젊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어떻습니까.

 요즘 경찰관들은 과거에 비해 학력수준도 높고 실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무엇보다 상하간에 지휘명령을 중시하는 경찰조직의 특성상 불만이 있어도 그냥 속으로 삭이는 정도였는데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대변화에 따라 우리 경찰조직도 수직적 지휘복종의 관계에서 상하동료간에 격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수평적 조직문화'로 이행하고 있는 바람직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생각이신지요.

 수사구조개혁은 국민의 인권보호와 경찰의 책임감 있는 수사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으로, 그 핵심은 현행 경.검간 상명하복식 수사구조를 개혁해, 경찰에 수사주체성을 인정하고 경찰과 검찰을 상호협력관계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경찰과 검찰 그리고 각계 각층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조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좋은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경찰 하위직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하위직 경찰관들을 위해 '대우공무원 수당' 도입, '순경입직자 승진목표제' 등 다양한 처우개선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앞으로도 일선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가짐으로써 직원들의 불편과 고충을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 올 하반기부터 자치경찰제도가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자치경찰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어 전국적인 시행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제주도는 특별법에 의해 올해 7월 1일 시행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처음으로 실시되는 자치경찰제에 대해 각종 언론기관 인터뷰, 학회.토론회 개최, 홍보브로셔 제작.배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해 왔으며, 경찰교육기관에서도 자치경찰제 관련 교과목을 신설하고 특강을 실시해 일선 경찰관들을 통해 현장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왔습니다.

 앞으로도 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해 자치경찰제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확산시킴으로써 지역실정에 맞는 자치경찰제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올해 최대 현안인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을 위해 어떤 대책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이번 선거는 지방의원 유급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등의 도입으로 선거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품.향응제공, 후보비방 등 고질적인 선거사범은 물론 당내 경선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16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본격적인 단속체제를 가동중이고 선관위.검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체제를 구축했으며 '신고보상금 지급'.'특진제도'(경감까지) 등 단속의 효율성 제고 방안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선거사범은 소속 정당이나 신분고하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단속해 공명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일부에서는 업무처리가 깔끔하고 치밀하며, 부하직원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합리적인 스타일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 너무 자기 색깔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찰은 그동안 계급조직의 특성상 '명령과 지시'에 의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가 강조돼 왔습니다만, 이제는 시대변화에 맞게 리더의 역할과 조직운영의 패러다임도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지식정보화 사회의 진전으로 급변하는 치안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찰관 개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활력있는 조직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경찰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상하.동료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열린 조직',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한결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부드러운 경찰'을 만드는데 노력하겠습니다.

 - 이 곳에 계시면서 '이것만은 꼭 이뤄놓겠다'하는 부분이 있으시면.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죠. 처음부터 커다란 프로젝트를 내놓고 거기에 귀속돼 뛰어나가는 방식의 업무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계속 떨어지는 물 한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듯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갈 생각입니다.

 경찰 60주년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하는 우리 경찰에게는 지금 무척이나 중요한 많은 현안과제들이 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수사구조개혁', 올해 시범 실시 예정인 '자치경찰제 도입', 성숙한 민주질서 확립을 위한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상하.동료간 격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3S 운동'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핵심 정책현안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안전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믿음직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동문 여러분들께서도 경찰을 애정어린 눈길로 지켜봐 주시고 많은 지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 취임하시기 전에 李海瓚국무총리와 용산고교 선후배 사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재학시절에 李총리와 알고 지내셨나요.

 고등학교 시절에 서클활동을 하면서 가끔 뵌 적은 있습니다만, 소속한 서클도 달랐고 제가 꾸준히 활동을 하지 않아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 부인(권미정 씨)과는 언제 결혼 하셨는지요. 가족(두 딸) 소개 좀 해주십시오.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에 해군 장교로 입대를 했습니다. 군 복무중에 중매 반, 연애 반으로 아내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큰딸은 이화여대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하고 현재 중견 광고전문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작은딸은 숙명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둘 다 아직 미혼입니다.

 -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생활을 하고 계신데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시는지, 요즘도 등산을 즐겨 하시는지요.

 매사를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건강관리를 위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드민턴, 구보 등을 즐겨 했기 때문에 체력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30만 서울대인의 한 분으로서 동창회나 동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대를 나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또 서울대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야말로 지금 이 시간의 저를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선각자적 소수라는 의식을 가지고 주위 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 서울대 폐지론 같은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여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또 치안총수의 입장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경찰'과 '치안'에 대한 동문들의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치안서비스는 단순한 범죄사고 예방과 집회관리에 한정해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자들도 이야기합니다만, 치안이야말로 국민생활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무형의 사회간접자본(SOC)입니다. '경찰발전'과 '치안확립'에 많은 조언을 해 주시고 주변의 경찰관과 전.의경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셨으면 합니다. 경찰의 힘은 바로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국가발전과 사회번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는 동문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앞으로 더욱 실력을 발휘해 자랑스런 서울대인의 명예를 한껏 드높여주시기 바랍니다.

 - 동창회보를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李宅淳 경찰청장은

 1952년 서울 마포구 아현동 출신으로 용산고교를 졸업하고 모교 문리대 지리학과에 입학,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모교를 졸업한 뒤 동력자원부를 거쳐 1983년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강원도 인제경찰서장, 서울 종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경찰청 인사교육과장, 경찰대 교수부장, 경찰청 교통관리관, 경남지방경찰청장, 대통령 치안비서관,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