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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호 2006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당당하게 기지개를 펴자


 봄이다. 봄은 봄인데 봄 같지 않은 봄이다. 봄을 맞은 大氣 속에 妄靈 하나가 떠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망령은 주로 가진 사람들과 엘리트들 주위를 맴돈다. 망령을 실제로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실제로 보았다는 소문은 무성하다. 망령이 "가방을 칼로 북 찢어놓겠다"고 했다고도 하고, "누구와 힘을 합쳐 본격적으로 손 좀 보겠다"고 했다고도 한다.

 그런 소문을 듣고 "설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틀림없이 그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가졌다는 사람들과 나름대로 우수하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은 망령이 무서워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가진 자가 죄인이고, 우수한 게 죄라면서 망령이 눈을 부라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봄을 맞았는데도 대기 속에는 망령이 내뿜는 毒氣 같은 것이 사방에 퍼져 있다. 차가우면서도 음습한 기운을 뿌리고 있다.

 서울대 총동창회는 2월 24일 새로운 동문 6천여 명을 맞았다. 22일에는 우수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또 서울대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악언론인회는 20일 중앙일보 文昌克주필에게 제3회 서울대 언론인 대상을 시상했다. 서울대 총동창회가 뜻을 모으고 있는 장학빌딩 건립기금 모금에는 林光洙총동창회장이 50억을 기부해 앞장 선 가운데 많은 동문들이 큰 뜻을 쾌척해 뒤를 잇고 있다. 60년 서울대 역사에 볼 수 없던 뜨거운 열기가 모아지고 있다.

 망령에 가위눌린 일부 서울대인들은 이렇게도 말한다. "우리들만의 잔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망령을 자극하는 일은 안 하는 게 좋은데...." 唐나라 때 문인 韓愈는 '原道'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귀신이란 실제로는 없다. 귀신이 무서워 겁에 질린 사람들이 스스로 해코지를 당할 뿐이다."

 우리들의 잔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들을 위한 것이다. 그런 우리는 더 큰 우리를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당당한 기개로 뜻을 모아 봄의 대기 속에서 망령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도 바로 우리 서울대인들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고비 고비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나 갖가지 망령을 몰아냈던 사람들도 바로 우리 서울대인들이다. 우리 서울대인들이 당당하게 기지개를 켜면 봄은 언제든 봄 같아질 것이다.
                                                                                                                                  〈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