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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호 2006년 2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외부 칼럼 소개



지난 2월 9일 매일경제신문 趙賢宰 부국장 겸 산업부장이 집필한 ‘세금에 명예를 줘라’ 제하의 매경포럼에서 본회 장학빌딩 건립기금 모금 방법과 잘 되는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했다. 이에 참고로 그 내용을 동창회보에 전재한다. 
                                                                                                       <편집자주>

 서울대 모금 잘되는 이유

서울대 총동창회가 새 회관을 짓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는데 돈이 잘 걷힌다고 한다.

 10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만 11명이나 된다. 우수한 인재들의 모임인 만큼 돈이 많기도 할 것 같지만 꼭 그래서가 아니다. 기꺼이 돈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누가 돈을 냈다고 하자. 동창회는 동문들이 낸 돈을 모아 새로 회관을 짓는다. 이름은 장학빌딩. 이 이름 속에 사실 해답이 있다.

 동창회는 이 빌딩을 운용해 임대수익을 얻는다. 그리고 기부자 통장에 임대수익 중 은행이자 정도를 입금한다. 그러면 기부자는 자기가 원하는 학생에게 그 이자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서울대생이 아니어도 괜찮다. 기부자 이름을 딴 ‘○○○장학금'이란 칭호도 붙인다. 기부자 이름은 회관 맨 위층에 설치될 명예의 전당에도 새겨진다. 1천만원 이상 내면 이런 명예가 주어진다.

 세금에도 명예를 주었으면…

 10억원을 낸 사람에게는 더 큰 명예가 주어진다. 회관은 총 18층 규모로 건설되는데 각 층이 기부자의 층으로 명명된다. ‘○○○홀' 내지 ‘○○○층' 식이다. 더 있다. 기부자의 부조 흉상이 그 층의 벽에 부착된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2백억원 모금에 1백40억원이 이미 걷혔다. 어떤 재미 동창도 1백만달러를 약속했다고 한다.

 빌딩이 세워지는 마포 공덕동 일대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열차역이 이곳에 생긴다고 하니 은행 이자보다 훨씬 많은 임대수익을 올릴 것으로 동창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세금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초 회견에서 양극화 해소를 화두로 던진 이후 재정경제부나 국세청에서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더 걷을 것인가 온갖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해 정부 당국의 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세금 전선을 전 국민으로 확산한 탓이다. 일부 부유층이 아닌 일반 월급쟁이에 맞벌이부부까지 건드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보다 근본적인 것은 ‘빼앗기' 식으로 돈을 걷어가려는 발상 때문이다. 보충학습에 장례비, 아파트 관리비까지 건드렸으니 전 국민적 저항이 나올 만하다.




 趙賢宰 
 매일경제신문 
 부국장 겸 산업부장




 이를 총괄하는 재경부에서 “누군가 다치지 않을지 모르겠다”는 걱정도 나온다. 관련 공청회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걸 보면 논의를 새롭게 시작할 모양이다. 이 기회에 정부의 세금에 대한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세금을 내는 사람에 대해 고마워하는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서울대동창회의 모금 방식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명예를 주면 돈을 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온갖 핑계를 갖다붙이면서 세금을 걷으려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명예를 줄 수 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

 일부 계층에 한정되는 얘기이지만 조세저항 조짐을 보이고 있는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도 마찬가지다.

 강남에서는 아예 집 거래가 안 되고 있다. 세금이 무섭기 때문이다. 가령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수십억원대 고급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이 내는 종부세는 꽤 된다. 이들이 내는 세금을 아파트별로 걷어 ○○아파트 장학금이나 복지기금으로 해서 특정 학교나 복지단체에 기부하면 어떨까.

 10억원대가 넘는 강남 집을 팔면 무조건 양도세를 내게 돼 있다. 최근 수년간 집값추세를 감안하면 억대의 세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억대의 세금을 내는 사람에겐 그 돈을 재원으로 해 개인별 장학재단 같은 걸 만들어주면 어떨까.

 성장하면 자연스레 세수증가

 조세당국은 헌법에 “모든 국민은 납세 의무를 진다”는 조항에 집착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헌법조항 역시 지금은 다른 고려를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국민'보다는 ‘세계시민’의 시대다.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 중에는 국가에 뜯기느니 차라리 나라를 떠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개인뿐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의 유수 철강사는 정부로부터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아예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버린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기업의 임원에겐 바로 영주권을 준다고 한다.

 증세를 고려할 때 또 생각할 문제가 있다. 지금 있는 데서 짜내려 하지 말고 새로운 부를 창출해 재원을 마련하려고 해야 한다. 샐러리맨이 월급이 올라가 더 내는 세금에 대해선 별 말이 없다.

 성장과 분배 논쟁과도 관련 있지만 ‘빼앗기' 식이 아니라 ‘키워서 나누는' 증세전략을 찾는 데 힘쓰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