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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334호 2006년 1월] 기고 감상평

문화의 깊은 향취 묻어났으면…


 2006년 새해를 맞아 언제나처럼 연초에 걸맞는 새로운 기분과 각오로 마음을 채운다. 유독 올해는 이 글을 계기로 모교에 대한 생각과 추억을 새삼 떠올려 보며, 졸업한지 정확히 10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혜라고 해도 좋을 만큼 풍족히 누렸던 대학생활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냉정한 사회 구조 속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소위 `S대'라는 타이틀은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눈에 띄는 프로필이었고 때에 따라서는 다소 불편한 적도 있었다. 현대의 다양성과 특수성으로 `학벌'이란 것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서울대'는 누가 뭐라 하든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임에 분명하고, 그에 따른 막연한 선입견과 견제와 질시도 적지 않다.
 그런데 동창회보를 바라보고 있는 필자의 눈 또한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동문들이 제시한 좋은 정보, 지식과 함께 너무나 훌륭하신 선배님 이하 동창들의 소식들로 가득 찬 동창회보는, 나에게 `서울대인'으로서 자부심을 되살리는 한편, 명함도 내밀지 못하게 하는 위축감 또한 안겨준다.



金振伊(국악92-96) 
통기획사 대표





 물론 동창회보는 동문들의 근황과 소식을 나누는 것이 그 임무다. 하지만 문화와 공연계발을 業으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 욕심과 바람은, 이 사회의 문화적 향취가 더욱 깊어졌으면 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서울대인들의 동창회보에서 먼저 그것을 실천해줬으면 한다.
 21세기는 문화 트렌드가 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시점에 있으며, 그것이 아니고라도 인간사회의 모든 분야는 철학과 문화가 밑거름이 돼야만 견고하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문화가 결여된 기술과 정보는 부실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지 않았는가.
 문화는 물이나 산소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맑은 물이나 산소와 마찬가지로 문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근원적인 힘이며 존재 이유이다. 비록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확연하게 드러나는 경제적 부산물도 아니어서 그동안 뒤로 밀려나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뤄둘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연이 파괴되면서 생명이 위협받듯이 문화가 사라지면 사회가 위협받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사람의 따뜻한 온정과 문화적 향취를 더욱 깊이 담아내는 새 시대의 진정한 리더들의 소통이 동창회보에서 먼저 이뤄졌으면 한다.
 권위와 경직이 아닌 유연함이, 단순한 소식과 자랑보다는 함께 숨쉬고 있다는 공감대가, 그리고 문화적 컨텐츠로 인간의 깊이를 담아내는 서울대동창회보가 되었으면 하는 다소 주제 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