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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호 2006년 1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孫京植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제18대 회장으로 본회 부회장인 CJ그룹 孫京植(법학57-61)회장이 선출됐다. 孫회장은 취임 직후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대한상의, 친 기업정서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대한상의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孫회장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제일제당을 불과 10여 년만에 오늘날의 CJ그룹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한 경영의 귀재이자 온화한 성품으로 매사 최선의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협상의 대가. 그런 점에서 대한상의의 이번 회장 선출은 `이보다 더 적절할 순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취임 한 달째를 맞은 孫회장을 만나 소감과 계획, 개인사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 본보 朴聖姬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기업 활동하기 좋은 환경 위해 규제 완화에 노력"

 - 대한상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예일지 모르지만 5만 개가 넘는 회원 기업을 모두 대변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책임이 무겁습니다."

 - 임기를 시작하시면서 바로 리모델링한 새 건물로 옮기셨는데.
 "사실상 신축한 것이나 다름없어요. 연건평만 3만5천평으로 서울의 10대 건물에 속합니다. 우리 회원 기업들의 땀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동안 회원들께서 회비를 열심히 내시는 등 협조를 해주셨고 朴容晟 전임 회장을 비롯한 역대 회장들께서도 재원 마련을 위해 많은 애를 쓰셨죠. 이 건물은 장차 회원들에게는 자부심이 될 테고, 대한상의로서는 수익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개축 비용이 꽤 들었을 텐데요. 새 건물에서 자랑할 만한 것들은 무엇인지요.
 "상당히 저렴하게 지었는데 우리 회원사로 건설 주관을 맡은 대림산업에서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상공회의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훌륭한 회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제회의를 할 수 있도록 통역시설을 갖춘 크고 작은 회의장도 여럿 마련돼 있고요. 전에는 호텔에서 해야 했는데 이제는 이곳 시설을 이용하면 됩니다."

 - 취임하신지 얼마 안돼 한 . 말레이시아 경제인 간담회에 盧武鉉대통령과 동행하셨는데요. 어떤 역할을 맡으셨는지. 성과가 있었다면.
 "말레이시아와 함께 필리핀에서도 대통령을 수행했습니다. 두 곳 모두 상의가 있으니까요. 양쪽 상의와 경제협력위원회를 구성해 상호간 경제 협력 및 국제교류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말레이시아와는 13년만에 경제협력위원회를 부활시켰죠. 1992년 경제협력회의를 한 차례 연 뒤 그동안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필리핀에서는 경제협력 사항을 제안해왔습니다. 우리가 검토해서 연락하기로 했지요. 요즘의 비즈니스는 국제간 네트워크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번에 이들 국가와 확실한 네트워크를 구성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본주의 사회란 무엇보다 기업을 뿌리로 하는 것인데도 우리 나라에는 반 기업 정서의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대한상의에서도 반 기업 정서 해소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든다면.
 "반 기업 정서 해소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해야겠죠. 반 기업 정서가 확산된 데는 사회적인 문제, 특히 빈부 격차 등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있는 것이겠지요. 시장경제를 올바로 이해하게 되면 반 기업 정서가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교육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을 포함한 청소년 및 초 . 중 . 고 교사에 대한 경제교육에 힘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또 하나는 기업 자체가 칭찬 받는 기업이 되도록 해야지요. 기업의 도덕성을 확보하고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회원사에 경영개선 . 정보서비스 강화
대기업 . 협력업체간 상생운동도 함께


 - 오랫동안 경영 일선에서 일하신 만큼 기업의 경영 의식 변화도 많이 느끼셨을 텐데요.
 "우리의 생활습관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듯 기업의 경영 문화도 꾸준히 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전환기는 외환위기였지요. 외환위기 당시 투명경영이 강조돼 분식회계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보려던 기업들은 상당히 홍역을 치렀죠. 이후 윤리경영이 더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윤리경영이 강조되고 사회와 더불어 사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가 될수록 기업은 맑아지고 발전하겠지요. 실제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고 느껴지고요."

 -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대한상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했지만 앞으로 임의가입으로 변경될 텐데 그렇게 되면 회원사가 줄어들지 않을는지요. 대책을 세우고 계신지.
 "올해 말부터 의무가입제가 폐지됩니다. 대한상의 산하에 71개 지역 상의가 있는데 임의가입제로 변경되면 우선 이들 지역 상의 회원 가입이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대한상의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도록 해야겠지요. 그러자면 무엇보다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지요. 회원들의 뜻을 좀더 강력하게 대변하고 애로사항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체제도 갖춰야 합니다. 아울러 거기에 따르는 대안을 찾는 정책개발 기능도 한층 높이고, 회원사들의 경영 개선을 위한 서비스, 경영 정보서비스 등을 강화해야지요. 회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대한상의, 충분히 만족할 만한 대한상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 회원들이 말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어떤 것인지.
 "무엇보다 각종 규제들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많습니다. 대한상의는 이런 애로사항들을 조사해 지난 2년간 8백 건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고 그중 절반 정도가 수용됐습니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그 효과를 피부로 못 느끼는 건 후속조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를 없애려면 관련 기관들과의 합의를 거쳐 법규를 바꿔야 하는데 여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겁니다. 결국 기업들이 규제 완화의 혜택을 누리자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규제가 기업활동의 걸림돌이라는 사실에 대해 정부도 인식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중소기업 지원의 중요성은 많이 강조되지만 실제 지원은 잘 안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사업성과가 좋은 중소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최근까지도 중소기업의 투자는 늘지 않고 영업 이익도 좋지 않았습니다. 기업에도 소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다행히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운동이 그것이지요.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결제가 빨라지고 있고,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맡겨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도록 하는 대기업도 있습니다. 또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회사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협력업체와 좋은 시스템을 구성해 나가야 하는데 이런 인식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상의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가야겠지요.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스스로 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많이 달라졌는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점이 있었습니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포괄하고 있는 단체인 만큼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올 한 해 경기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다들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경기는 `투자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6.9% 성장한다'는 예상치를 내놓았죠. 수출은 환율이 변수로 작용해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고요. 투자 면에서는 중소기업의 투자는 저조할 것으로 보여 대기업의 투자가 핵심 키가 되겠죠.
 또 하나는 건설 투자인데 현재 8 . 31 부동산종합대책 조치로 민간 건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요.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제가 보기엔 지난해 3/4분기 이후 경기가 나아졌으니까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 상반기까지 회복되리라고 봅니다."

 - 올해 지방 선거라는 변수도 있는데.
 "우리의 희망은 이제 선거가 더 이상 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나 단체장들의 많은 공약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겠죠."

 - CJ그룹이 삼성에서 분리된 게 93년 말이었죠. 분리된 지 얼마 안돼 외환위기를 맞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는지. 당시 다들 어려웠지만 몇몇 수출기업은 환율 덕을 보기도 했는데요.
 "저희는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높아 힘들었지요. 환율 급등으로 손익이 악화됐었어요. 그래도 다른 기업에 비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경영의 안정성을 중시했기 때문에 자금 흐름이라든지 사업 내용 자체에서의 위기는 없었던 거지요. 당시 CJ투자신탁에서 갖고 있던 회사채가 불씨가 돼 피해를 보긴 했습니다."

 - 정부와의 대화에서는 물론 기업간 협상에서도 항상 온화한 성품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자신의 스타일을 평가하신다면.
 "상대방에게 강요하기보다 설득하고 대화하는 게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터득한 지혜라고나 할까요. 기업 경영의 가장 큰 일 중 하나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대내적으로도 그렇고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죠.
 또 대화를 해나갈 때 논리의 정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와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나름대로 연구해 조리 있게 대화를 펼쳐 나아가야죠. 내 욕심대로만 얘기한다면 대화가 이뤄지겠습니까. 오랜 경험으로 볼 때 화를 내고 덤비는 것보다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봅니다. 대화하면서 설득하다 보니 아마 온화한 성격으로 비춰진 것 같습니다."

 -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경기고등학교를 중간에 그만 두셨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 대학입학 검정고시라는 게 있다며 한번 시험을 보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덜컥 합격했습니다. 내친 김에 3개월 동안 준비해 모교 법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된 거예요. 얼마 전에 경기고등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줘서 받았습니다."

 - 남들보다 대학에 1년 먼저 들어가 불편한 점은 없으셨는지.
 "아시다시피 법대에서는 영어공부를 별로 안 시키잖아요. 고등학교를 끝까지 다녔으면 지금보다 영어를 좀더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죠. 하지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같이 대학을 다닌 고교 1년 선배도 동창이고 대학 1년 후배도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동창 아닙니까. 동기 동창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지요."

 - 대학 졸업 후 은행에 근무하시다 유학을 가셨는데요.
 "한일은행에 다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 가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어요. 68년에 돌아와 삼성 비서실 신규사업팀에서 삼성전자 설립을 준비했습니다. 69년 1월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가 설립된 뒤 6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지요. 관리와 영업 구매 등을 모두 배웠습니다."

자본주의 바로 알려 반 기업 정서 해소
장학빌딩 건립에 많은 동문들 참여하자


 - 삼성전자에서 안국화재로 옮기신 게 73년이죠. 다음해 만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를 맡으셨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주위 분들과 연령차가 있다보니 어색하고 힘든 부분도 있었죠.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인관계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남들이 한번 찾아갈 사람을 저는 두세 번 찾아갔어요. 공을 들였더니 그 만큼 점수를 주더라고요. 보험 경영을 공부하느라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국내의 보험 경영이 그리 체계적이지 않았거든요. 국내 서적으론 불충분해 외국 서적을 구해 읽었어요. 시간이 부족해 책과 자료를 집에까지 들고 가서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외국의 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했고요. 미국의 유명 보험회사를 직접 찾아가서 배우기도 했지요."

 -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뒤 CJ그룹으로 변신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지요.
 "안국화재를 삼성에 넘겨주고 제일제당을 맡게 되면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가 사업 다각화였지요. 식품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새로운 돌파구를 찾다가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 등 신매체의 등장을 염두에 두고 영상 컨텐츠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로서는 좀 빠른 감이 있다고 생각한 점도 있었으나 지금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현재 매출 비중이 국내 85%, 해외 15% 정도인데 2013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정도로 올릴 계획이지요."

 - 그 당시로서는 성격이 상당히 다른 분야에 진출하셨는데 고민은 없으셨는지.
 "기업마다 그에 맞는 기업 문화가 있고 그곳에 적응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죠. 전통산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영상 컨텐츠산업과 미디어산업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또 그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적응하고 수용을 했죠. 요즘 젊은이들의 감각이 빠른 것 같습니다. 새 사업에 투입된 젊은이들이 빠르게 적응했죠."

 -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의 경쟁력은. 최근 경쟁업체들이 좀더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CJ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몇몇 기획에서 경쟁사에 약간 밀린 듯한 느낌이 있는데 사실입니다. 전통산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람들이 기존 문화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많이 바뀔 겁니다. 최근 CJ엔터테인먼트를 지주회사와 사업 부문으로 나눠 지주회사 부문은 CJ(주)에 합병하는 등 필요한 조치도 취했고요."

 -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바쁘실 텐데 CJ그룹 일은 어떻게 처리하시는지. 결제는.
 "중요한 사항은 CJ그룹 공동 회장인 李在賢회장과 의논합니다. 李在賢회장이 일을 많이 합니다. 세세한 일에 대한 서류 결제를 안 한지 오래됐고요. 안국화재에 있을 때도 그랬죠. 누가 왜 서류 결제를 안 하냐고 묻기에 회장이 일일이 다 결제하면 어떻게 큰 흐름을 볼 수 있겠냐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위에서 다 결제하고 결정을 내려준다면 실무자는 책임감 없이 일할 수 있겠죠."

 - 일일이 결제하는 CEO들이 많을 텐데.
 "CJ그룹은 그렇게 경영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닙니다. 사업분야가 워낙 많아서 위에서 일일이 다 결정하고 결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율 경영과 권한 이양을 중시합니다. 각 계열 부문별로 CEO가 있어서 그 분들이 잘 해가고 있습니다. 회장이 하는 일은 정책적인 일입니다. 또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야할 중요한 정책 결정은 최종적으로 경영위원회 또는 이사회에서 심의하고 있습니다."

 -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이신지.
 운동하고 식사도 조절합니다. 신라호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데 한 10년 정도 됐습니다. 건강 진단을 했는데 혈당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오기에 식사를 조절하게 됐지요. 체중 조절을 위해 채소를 많이 먹고 밥은 적게 먹기도 하고요. 출출한 상태로 지내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잖아요. 골프 핸디는 18정도예요."

 - 술 . 담배는 어느 정도 하시는지. 즐겨 부르시는 노래는.
 "술은 소주 한 병 정도 마십니다. 전에는 더 했는데 다음날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줄였습니다. 담배는 15년 전에 끊었어요. 젊은이들하고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갔는데 이에서 피가 나오더라고요. 놀라서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병원에 가보았더니 다행히 몸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야말로 뚝 끊었지요. 담배 끊기는 어려운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심의 문제죠. 노래는 잘 못합니다. 꼭 해야하면 서유석의 `가는 세월'을 부릅니다."

 - 가족 소개를 해주시지요. 잉꼬부부로 소문나 있던데요.
 "그런가요. 아내(김교숙)와는 중매로 결혼했어요. 출장 중에 같이 산책을 열심히 했더니 그런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딸(희영)은 현재 동덕여대 교수로 재직중이고 아들(주홍)은 CJ그룹 직원입니다."

 - 본회 부회장과 모교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동창회 명예회장, 모교 발전후원회장 등을 맡고 계십니다. 지난해 모교가 폐교론, 논술고사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었는데요.
 "발전을 위한 홍역이라고 봐야겠죠. 논술시험도 그렇고 학생선발 문제 같은 건 대학의 재량에 맡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마음에 담고 계신 좌우명이 있다면.
 "`늘 최선을 다한다'는 거예요.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봅니다. 굳이 어려운 말을 쓸 것도 없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하면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고 생각합니다."

 - CJ그룹에서 2002년 모교에 언어교육원을 세운데 이어 최근 다시 모교에 `CJ 인터내셔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CJ 인터내셔널센터'는 모교에 재직 또는 재학중인 외국인들을 위한 시설이지요. 외국인들이 정보도 얻고 연락 사항도 전달할 수 있는 편의시설입니다. 언어교육원을 세울 당시엔 李基俊 전임 총장의 권유가 있었고 이번엔 鄭雲燦총장의 권유에 따라 건립하게 됐습니다. 대학이 세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내에 국제관계 시설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지요."

 -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동문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씀.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다 배운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는 후배들도 스스로를 닦는데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특히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기 위해서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영어 외에도 한 가지쯤 더 하면 좋겠지요."

 - 현재 총동창회가 마포의 장학빌딩 건립을 위해 노력중이고, 많은 동문들이 기금 모금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동문들께 한 말씀해주시죠.
 "장학빌딩은 앞으로 서울대 동문들의 명예와 긍지를 높여주는 전당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林光洙회장님을 비롯해 실무를 담당하시는 여러분들이 허가과정 등에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는데 동문들께서 그분들의 노고를 잘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孫京植회장은 1957년 모교 법학과에 입학, 61년 졸업 후 美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고 모교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한일은행 행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 안국화재해상보험 이사 . 대표이사 전무 . 사장 . 부회장, 한국보험학회 부회장, 서울시 사격연맹 회장, 장기신용은행 이사, 제일제당 부회장, 대한제당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감사, 모교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동창회 회장, 서울상공회의소 감사 .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리=朴宰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