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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호 2006년 1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개띠 동문 10人의 新年 소망


 丙戌年 `개의 해'가 밝았다. 개는 12支 중 열한 번째 동물로 호랑이 다음 가는 맹수이지만 사람을 잘 따르는 가축이다. 귀소성과 영리함, 그리고 주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충직한 동물로 상징돼온 개는 고대 사회에 가축의 한 구성원이 된 이래로 사람 곁에서 줄곧 살아왔다. 이것은 인간과 개가 공생해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개가 인간을 좋아한다는 속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개는 유난히 예민한 청각과 촉각으로 모든 자극에 빠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인간은 개에게 먹이와 안식처를 줬고 개는 인간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 대비하게 했다.
 개의 해를 맞이해 각계 동문들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개띠 동문 10명에게 2006년에 하고 싶은 일, 소망 등을 들어보았다.

평화 . 행복 나누는 한민족이 되기를

 李姬鎬
 (22년생 . 교육학46-50)
 본회 고문 . 前대통령 영부인


 새 천년의 희망은 사라지는가? 우리는 6년 전 21세기 인류에게  풍요와 평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새 밀레니엄 아침을  맞았다. 그러나 새 밀레니엄 벽두에 9 . 11 테러가 일어나면서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그 뒤로 전쟁이 오랜 기간  이어져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었고, 테러는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다른 한편으로 인류는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는 물론이고, 선진부국에서도 가난한 사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른바 양극화의 문제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테러와 빈곤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새해 아침을 맞으며 벅찬 기대에 앞서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해에는 증오와 대립이 사라지고, 이해하고 협력하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그 출발이 돼야 한다. 빈곤문제 해결 없이는 평화도, 번영도 기대할 수 없다. 가난한 국가, 가난한 사람들을 이대로 놔두고 부자의 행복도, 부국의 번영도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새해에는 모두가 화해와 평화를 위해 힘쓰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동문들은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 중추로서 일하고 있다. 우리 동문들이 앞장서 노력한다면 우리의 자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다.
 우리 민족은 지난 60여 년간 가난과 전쟁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직접 체험했다.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그 무게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새해 아침에 평화와 행복을 나눠 갖는 우리 한민족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느림의 문화바람이 누리에 가득히

申禹植
(34년생 . 영문53-57)
대한언론인회 명예회장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에 어울리게 바쁜 인생을 살아오면서 볼 것, 못 볼 것 다 보아오면서 터득한 것도 없지 않으니 결혼식 주례사 하듯 두어 마디 소망을 새해, 우리 사회에 바치고자 한다. 모교 李基文명예교수가 엮은 `속담사전'(1982년 개정 중판)을 座右에 펼쳐 놓았다.
 개가 약과 먹은 것 같다 - `참 맛도 모르면서 바삐 먹어 치운다'는 뜻이다.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빨리빨리'의 조급증 폐풍이 넘치고 있다. 2005년 모교 한 연구팀의 불행한 사건도 바로 이 `빨리빨리 문화'가 원인이라고, 한 외신이 꼬집지 않았는가. 새해에는 맛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는 느린 식탁이 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약과의 맛을 알면서 꼭꼭 씹어 먹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느림의 문화, 더딤의 바람이 새해에 세차게 불기를 바라고 싶다.
  - `개 발에 주석 편자'와 같다. `격에 맞지 않고 지나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경구다. 사회 곳곳에서 자기가 설자리를 모르고 남의 자리를 넘보거나 빼앗기까지 하는 슬픈 모습을 우리는 너무 많이 본다. 심지어 학문의 전당이나 연구분야에서도 스스로의 위치나 본분을 잊어버리고 남의 연구성과에 편승하려는 아름답지 못한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개 발에는 아예 편자가 필요 없는데 하물며 주석 편자라니! 이런 `개와 같은 사람'이 새해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
 `개도 닷새가 되면 주인을 안다'고 했다. 배신하지 않는 것, 배은망덕하지 않는 것 - 이 또한 새해, 이 사회에 바치는 소망에 하나 덧붙이고 싶다.
한국경제 성장 위해 땀나도록 뛰자

金秉順
(34년생 . AMP 4기)
관악회 이사 . 한국구아노 이사


 벌써 다사다난했던 2005년 한 해를 보내고 丙戌年 개띠 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다사다난'이란 말 그대로 지난해에는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새해 연말에도 이 말을 그대로 써야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듯합니다. 올해 한국경제는 4.8%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사회에 번져있는 반 기업 정서와 8 . 31 부동산 투기대책 등 몇 가지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에서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4.8%로 지난해 추정치 3.7%에 비해 1%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유가 급등 상태의 지속과 중국 경제의 위축,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금융기관 부실화 우려 및 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압박 등이 내년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유명 투자 기관들이 내년 한국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들과 낙관적인 의견들을 내놓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상은 낙관적인 의견을 가슴에 가지고, 실제 일들은 비관적인 의견을 가지고 일을 하면, 내년 경제는 위에서 언급한 4.8%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는 각자 맡은 바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사회에 모범이 되는 서울대인이 되어 올해 한국경제 발전을 이끌어갈 원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개띠 해인 만큼 우리 모두 개 발에 땀나도록 열심히 뜁시다. 멍 멍….

`우리는 할 수 있다' 정신 재무장할 때

尹增鉉
(46년생 . 행정65-69)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올해로 환갑을 맞는 저의 경우 丙戌年 새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몇 가지 소망을 기원해 봅니다. 돌이켜 보면 가진 것이라곤 척박한 산하 밖에 없던 우리 나라가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5천 달러에 이르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우리는 할 수 있다(The spirit of we can do)'라는 도전정신으로 모든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이를 토대로 정치적 민주화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성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모두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재무장해 다시 한번 성장신화를 만들어 가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금융산업이 세계 금융시장으로 뻗어나가 제조업 등 실물부문을 선도하는 역할을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은 자본이 국경 없이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의 금융 시스템이나 관행, 그리고 전문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금융기관들이 세계 금융시장에 진출해 세계적 금융회사들과 함께 당당하게 경쟁함으로써 우리 금융산업은 글로벌 플레이어에 걸맞는 국제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고 실물부문을 선도해 나가는 전략적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사회 전반적으로 모든 현상을 극단적으로 치우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만연한 것 같습니다. 서울대동창회가 사회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적극적이면서 균형 잡힌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미술인 위상 한 단계 더 성숙을

金春玉
(46년생 . 회화64-68)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인생은 60부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연세 드신 분들의 자위 정도로 이해했었는데 丙戌年을 두 번째 맞게 된 지금 인생은 60부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이루고 싶은 일, 욕심부리고 싶은 일이야 산처럼, 바다처럼 크고 많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생각처럼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도 어느 정도는 깨달은 만큼 그저 내 분수에 맞는 조그마한 욕심 정도는 부려 보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그림을 시작한지 어언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젊은 시절의 활달한 그림 못지 않게 연륜이 베인 작품은 그 세월만큼 익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는 좀더 무르익은 완숙된 작품을 해야될 것 같다. 내 스스로 작품 때문에 작아지고 부끄러워지는 일은 없도록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재임기간이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들게 작업하는 전업 미술인들의 권익과 위상을 위해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새해에는 미술문화 환경이 좋아졌으면 한다. 미술문화가 발전하려면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순수미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와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미술문화에 대한, 또 미술인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나 자신도 좋은 작품을 만들고 미술인의 권익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조그마한 결심과 경제가 잘되어 사회가 안정되고 미술문화 환경이 좋아졌으면 하는 것이 丙戌年에 바라는 나의 바람이다. 동창회의 발전을 기원한다.
밝은 지혜로 사회모순 극복할 때다

李鎬成
(58년생 . 물리교육77-81)
한국표준과학硏 광기술표준부장


 `58년 개띠 생'이란 말이 유행어가 될 만큼 58년생에게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는 모양이다. 6 . 25전쟁이 끝난 후 1958년에는 베이비붐의 절정기였다. 자연히 그들 사이에 경쟁도 치열했을 것이다.
 한편으로 58년생들은 중 . 고교 평준화 정책의 첫 대상이기도 했었다. 이처럼 `경쟁과 평준화'라는 상호 대립되는 가치관 속에서 살아오면서 상반된 두 특성을 구분 짓는 세대로 독특한 개성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대학에 입학했던 1977년 무렵의 관악캠퍼스는 낭만과 현실이 교차하는 장소였다. 끊이지 않는 데모로 휴업이 잦았지만, 마이티, 축제 등으로 대변되는 나름의 낭만이 있기도 했었다. 공부를 어떻게 했던 간에 서울대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들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평등주의가 심화돼 반 엘리트주의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오늘날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식을 서울대에 보내고 싶어한다. 그러면서도 서울대 출신은 싫어하는 모순적 경향이 있다.
 丙戌年 새해를 코앞에 둔 시점에 우리는 국가적 영웅으로 추대 받던 서울대 교수가 하염없이 추락하는 사건을 목격했다.
 오늘날의 이런 현상이 비단 58년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모순적이고 양극단적인 세상을 운명처럼 살아와야만 했던 개띠 생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개띠 해를 맞이하면서 知天命이 멀지 않은 58년 개띠생들이 천명이야 몰라도 무명에서 벗어나기라도 하면 좋겠다. 그래서 좀더 밝은 지혜와 안목을 갖게돼 모순 속에서 조화를 찾게 되길 소망한다.
진정한 자존심 . 이해 . 화합 꽃피는 해

趙貴用
(58년생 . 의류76-80)
GLI 컨설팅 대표


 2006년은 서울대에 입학한지 만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의류학을 전공한 이후 섬유 패션업계에서 일해온 지도 26년이 지났다. 그동안 58년 개띠의 저력(?)을 발휘해 정신 없이 일하면서 나름대로 업계의 변화와 속성도 눈여겨보게 됐다. 해외 섬유 및 패션전시회 홍보와 브랜드 도입, 패션 정보를 전파하는 우리 회사 업무의 성격상 많은 시간을 국내외 회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할애하다 보면, 자연 동서양 비즈니스 문화의 차이에 대면하게 된다.
 해외 업무를 시작하던 초창기부터 한동안은 나 자신도 한국인이라는 선입견이 앞서 이성보다는 감정에 많이 지배되었던 것 같다. 사실 지엽적인 문제를 놓고 자존심 내지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본질이 희석된 경우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은 진정한 자존심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우리의 강점인 열정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이성을 단련할 때가 아닌가 한다. 올바로 듣고 올바로 바라보고 올바로 판단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단련된 이성과 세상을 향한 따듯한 인간애가 함께 어우러지면 이 같은 한계가 좀 더 극복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006년 새해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자존심과 관용(똘레랑스), 이해와 화합이 꽃피는 해였으면 한다. 근래 들어 동창회를 통해 옛 친구들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나기 시작하면서, 그들과 터놓는 솔직한 대화에서 객관적인 내 모습을 보게 되는 즐거움도 얻고 있다. 새해에는 보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무엇보다도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 습관도 함께 키우고 싶다.
매일 새롭게 `나의 재발견' 기쁨을

朴恩植
(70년생 . 산림자원88-92)
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


 매일 해가 뜨고 날이 바뀌지만 사람들이 새해 첫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과거로부터 단절되어 무엇인가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 세 번째 맞는 개띠 해가 좀더 발전되고 새로워지는 해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삼십대의 시기에 잘 어울리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열정이 아닐까 합니다. 참신함을 주장하기에는 진부하고 노련함을 말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에는 법률을 제정하는 일과 남북협력사업 등을 맡아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새해에도 이 일들을 마무리짓는 과제가 제 앞에 남아 있지만 우리 산림을 보다 건강하고 가치 있게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열정과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한 가지 더 욕심을 낸다면 나만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날마다 한번쯤은 주변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제 일에만 골몰하여 주변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거나 반대로 내 주장만을 내세웠던 때가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이 되는 딸아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아빠가 돼야겠습니다.
 그 옛날 중국의 탕왕도 `日新 日日新 又日新'의 교훈을 남긴 것을 보면 새로워지고, 나아진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가고 있는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돌이켜볼 줄 아는 자세로 살고 싶습니다. 丙戌年 한 해는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제 역할을 다하면서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통장잔고보다 `가족애'가 더 소중

金眞馨
(70년생 . 약학88-92)
자하연약국 약사


 2006년 올해는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온 지 10년째가 됩니다. 풍운의 꿈을 안고 시작했던 대학생활이 결혼과 출산을 맞아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좀더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꿈과 희망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던 10년 전이 떠오릅니다. 10년간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며 약국을 운영했고, 남편은 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6년간 수학해 병원도 개업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소중한 것을 잃을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내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게 웃는지, 내 남편이 얼마나 다정한 지도 모른 채 살아왔으며,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친정아버님이 췌장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자기 앞가림하느라 내 부모님 돌보지 못한 죄책감에도 빠졌습니다. 당시 한 달 혹은 석 달을 선고받으셨지만 아버님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힘든 항암치료를 꿋꿋이 버티고 계십니다. 이제라도 자주 들르고, 안부 묻는 자식들에게서 큰 힘을 받는다고 하시며 미소지으십니다.
 이제 불혹을 눈앞에 둔 지금의 나에게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은 늘어난 통장잔고나 넓어진 아파트보다는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부모님과 나누는 가족애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2006년에도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것, 이것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2006년의 소망입니다. 또 하나, 인명은 재천이라 하나 친정아버님께서 병마와 잘 싸워나가시길 소망합니다.
`독일 월드컵'으로 국민 단합 기대

朴海信
(82년생 . 경영01-05)
싸이버텍홀딩스 기술지원팀


 언제나 연말이 되면 지나간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만족스럽기보다는 부족했다고 느끼는 점이 더욱 많지만, 이러한 반성의 시간을 통해 부족한 점을 깨닫는 것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그동안 미루어왔던 일들, 그리고 신년을 위해 계획한 일들을 실행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2006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 2006년을 맞으며 기대되는 일 중 하나는 독일 월드컵입니다. 지난 2002년 한 . 일 월드컵은 4강이라는 국가대표팀의 성적도 그러했지만 온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모두가 한 데 모여 한마음이 돼 응원하면서 갈등과 분열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됐습니다. 이는 외국에서도 놀랄 뿐만 아니라 우리조차 깨닫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월드컵 역시 우리 사회의 활력소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친 모습을 기대하며, 그러한 단결을 통해 대한민국이 재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丙戌年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서울대학교가 세계적인 대학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를, 그리고 우리 서울대학교총동창회가 더욱 활발하고 왕성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우리 동문 선배님들과 후배님들 모두 원하시는 일 이루시기를 바라고, 그 가정에 화목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