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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호 2006년 1월] 뉴스 본회소식

鄭雲燦총장 신년사


 친애하는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새 아침입니다. 오늘따라 우리 교정의 잔설을 비추는 태양이 상서롭게 느껴집니다. 올해, 2006년 丙戌年을 맞아 모두 건강하시고 소원 성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는 저 개인에게나, 우리 서울대학교에 매우 의미 있는 한 해입니다. 금년으로 저는 총장직을 마감하고, 서울대학교는 새로운 총장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취임사를 하던 때가 며칠 전 같은데, 벌써 3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 기간을 되돌아보면 어려운 일, 아쉬운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큰 성과는 아닐지라도 노력의 결과는 조금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라는 저의 생활신조와 함께 무엇보다도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총장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선거 때 말씀드렸던 공약이나, 여러 교수님들과 만나면서 약속한 것들은 반드시 지키고자 진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구성원의 다양화, 국제화 제고, 급여인상, 총장공관 축소와 교수아파트 개축 및 확대, 민주적 의사결정절차의 마련, 에코캠퍼스 조성, 발전기금 확보, 그리고 GSI 장학금제도 등의 실현은 단순한 공약의 실천이기에 앞서 제 소신에 대한 실천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약속을 실천하며 우리 서울대학교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언론사마다 서울대의 문제점을 앞다퉈 들춰내고, 심지어는 학교를 닫으라는 일부 여론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만이 대학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자율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관된 행보를 내딛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제 임기동안 학교가 안정되고 구성원들간의 화합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우리 학교처럼 개성 있는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지혜롭게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하고, 내부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화합과 신뢰 없이는 발전도 개혁도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 3년반 동안 우리 학교의 바람직한 변화가 무리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모두 여러분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부족한 총장에게 변함 없는 믿음을 보여주신 우리 서울대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남은 기간동안은 제가 공적 . 사적인 자리에서 약속했던 크고 작은 일들을 마무리하면서 임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특히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함은 물론이려니와, 서울대학교 법인화, 전문대학원 체제와 자유전공제의 도입 등 중요한 사항들이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다음 총장께서 소신껏 일하실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과거나 현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우리 자신과 우리 학교의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더 견고하고 내실 있는 서울대학교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안주해서는 아니 됨을 통감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천명합니다. 이들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엄정한 책임추궁이 있을 것이며, 이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의 경제발전을 지속해 온 우리 나라에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유난히 대학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우리 학교에 주목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시선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우리 사회, 나아가 우리 나라의 발전을 위해 대학이 지켜 나가야할 책무를 다해 주십시오. 대학의 자율성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바로 우리 스스로 우리 자신에게 보다 더 엄격해져야 합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이룬 우리의 탁월한 연구업적에 걸맞게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도 더욱 더 성숙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서울대인 여러분.

 올해는 서울대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우리 학교가 건학한 지, 벌써 한 甲子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올 한 해도 열심히 분발해, 세계 제일의 서울대학교를 만드는 새로운 60년을 열어가도록 합시다.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리고, 남은 임기 동안에도 변함 없는 애정과 신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