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호 2005년 12월] 기고 건강법
과녁 명중 땐 잡념,스트레스 사라져
李 善 中(법학45 47)前법무부 장관․변호사 사람의 건강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것이다라는 것이 평소 필자의 소신이다. 그러나 소나기식의 무리한 강행군인 과격한 운동보다는 매일 또는 일요일마다 규칙적이고 자신에게 알맞는 일정한 양의 운동을 계속하는 것만이 건강유지의 길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평일에는 2시간 정도 활쏘기와 일요일에는 3~4시간 정도의 가까운 산을 등산하고 있다. 따라서 그 나름대로의 건강 유지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 조상들은 먼 옛날부터 활쏘기에 능했던 모양이다. 중국이 동양문화권의 중심부이던 시절, 우리 조상들을 그들이 볼 때 동쪽 오랑캐라고 하여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이 큰 활을 잘 쏘았으므로 夷자는 大弓을 합친 자라고 한다. 우리 나라 활은 옛날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을 것이나 근대에 와서는 각궁이 보통인 것 같다. 각궁은 물소뿔 소심줄, 대나무, 뽕나무 등을 정교하게 풀로 붙임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힘이 약하고 겨울에는 강하며 우중이나 습기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점화(點火)라고 하여 온돌방 아랫목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점화실에 항상 보관해야 했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의 각궁과 모양을 비슷하게 한 개량궁이 나왔는데, 그 소재는 양궁의 소재를 사용하고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값도 싸고, 온도의 차이나 우중사용에도 같은 강도를 유지하며 점화도 필요 없게 돼 간편해졌다. 필자는 1961년도부터 우연한 기회에 국궁을 배우게 돼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는데 건강유지와 취미생활로서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으나 정신집중과 전신근육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으로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체의 동요는 상체를 움직이게 하고 활쏘는 사람의 몸통의 움직임은 명중률에 치명타를 주기 때문에 전신이 고정돼야하며 복식호흡이 이뤄져야 하고 활은 발사후에도 그 위치를 유지시켜야 한다. 활쏘는 사람은 활과 화살을 가져야 하는데 활은 궁대에, 화살은 전통에 넣어두는 바, 전통에는 `反求諸己'라는 문구를 써 붙이거나 조각을 해서 좌우명으로 하고 있다. 반구제기는 오로지 스스로의 자세를 가다듬으며 스스로의 할 일에 충실함으로써 인생을 사는 동양의 군자의 태도,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라는 뜻이며, 인생에의 자세를 `獨立自存'으로 지녀가자는 뜻이라고 한다. 필자는 그동안 광주․대전․대구의 각 사정에서 활을 쏘다가 1965년 서울에 온 이후에는 사직공원 내에 있는 황학정에서 활을 쏘고 있다. 황학정은 시내중심인데도 수목이 울창하고, 공기가 또한 맑아 활쏘기에 적합하며 과녁에 명중하는 소리는 모든 잡념을 잊게 한다. 건강을 비롯해 기타 모든 인간 만사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로 얻어진다는 것, 그 결과가 잘되고 잘못되는 것은 오로지 내 탓으로 알자는 반구제기의 정신,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