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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호 2005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피아노 직접 가르치고, 여행하며 자녀에 삶의 의미 깨우쳐


權炳壹 (주)지학사 회장 이학 전공 "평범이 최고의 미덕" 權炳壹동문의 서울대 가족 사돈 故 崔至薰(수학49 ­53) 장녀 權希貞(심리85 ­89) 사위 崔大祐(계산통계82 ­86) 매제 姜 喆(법학54 ­58) 조카딸 權景焄(물리80 ­84)     權景培(의학83 ­89) 조카 姜道會(사법84 ­88) 조카사위 朴炳允(물리76 ­80)      金基煥(의학83 ­89)      尹盛郁(치의학85 ­89)  동창회 사무실이 아닌데도 동기생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다. 법대 11회 동기회장을 맡고 있는 碧湖 權炳壹(법학53 ­57 (주)지학사 회장,대한출판문화협회 고문)동문의 집무실은 오랫동안 동문들이 친목을 나누는 사랑방으로, 애경사와 근황을 주고받는 알림방으로 애용돼 왔다.  "매월 11일 정기모임을 갖고 있는 우리 동기회는 대부분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 조금은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사무실을 아지트로 삼아 동기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와서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하며 얼굴이라도 비추고 갈 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40년간 3백여 종 이상의 고교 교과서 합격본을 펴내며 국내 굴지의 학습참고서 및 교과서전문 출판사를 운영해온 權동문은 이후 인쇄,제본을 하는 `벽호문화사'와 지학사의 단행본 발행을 담당하는 도서출판 `벽호'를 설립해 21세기 변화하는 교육환경과 시대에 발맞춰 아이디어 개발과 지속적인 투자로 인재육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법대 졸업 후 집안형편 때문에 은행에 입사했는데, 몇 년 뒤 5,16군사정변이 일어나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퇴직금 10만원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 자그마한 회사를 차려 이렇게 40년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가족 중 權동문의 법대 선배로는 큰며느리의 조부인 故 申基碩(법문학부33졸 前부산대,영남대 총장)옹이 있으며, 후배 동문으로는 매제 姜埈喆(법학54 ­58 하나로재무컨설팅 상임고문)동문과 조카인 姜道會(사법84 ­88 일신인베스트먼트 이사 겸 펀드매니저)동문이 있다. 특히 姜동문은 30여 년간 금융전문가로 활동하면서 1970년대 초 파산직전인 기업을 구제하는 국가사업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밖에 權炳壹동문의 자녀(1녀2남) 중 장녀 權希貞(심리85 ­89 前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동문과 사위 崔大祐(계산통계82 ­86 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동문, 매제 姜埈喆동문의 사위인 尹盛郁(치의학85 ­89 서울콜롬비아치과의원장,하버드대 치대 외래교수)동문이 모교를 졸업했다.  특히 사위 崔大祐동문의 조부 故 崔允植옹이 모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사위의 부친인 故 崔至薰(수학49 ­53 前인하대 통계학과 교수)동문이 모교 수학과 조교수로 있었으며, 崔至薰동문이 모교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에는 사위 崔大祐동문이 그의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崔允植옹은 모교에 수학과를 개설해 1946년 초대 주임교수를 지냈으며, 1956년 모교에서 국내 최초로 수학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수학계의 泰斗이다. 게다가 崔至薰동문 역시 미국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75년 모교에 통계학과를 개설하기도 했다. 崔大祐동문은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소프트웨어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權炳壹동문의 남다른 자녀교육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도록 했어요. 무엇보다 건강한 체력이 있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승마와 스키를 배우게 했고, 서툰 솜씨지만 제가 직접 피아노를 가르치기도 했죠.  또 百聞이 不如一見이라고, 정초에 새 달력을 꺼내놓고 온 가족이 함께 1년동안 다닐 여행계획을 세웠습니다. 국내의 거의 모든 유적지뿐만 아니라 남들이 가보지 않은 오지까지 구석구석 누볐어요.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를 가르쳐주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남으로써 평생동안 남을 추억을 만들어야겠다고 했죠. 미륵사지 발굴현장에 도착해 고고학자들과 토론도 하고, 자녀들과 동네 어귀의 장승도 구경하고, 무령왕릉도 구경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權炳壹동문의 큰형 權炳宰씨의 두 명의 딸 역시 수학,과학에 재능이 있어 둘째 조카딸 權景焄(물리80 ­84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동문과 조카사위 朴炳允(물리76 ­80 충남대 물리학과 교수,과학영재교육원 초등과학 지도교수)동문은 같은 지도교수 아래 대학원생과 학부생으로 만났다고 한다. 특히 權景焄동문은 고교시절, 모교 수학경시대회에서 여자부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물리학과 입학생 중 홍일점으로 화제가 됐었다고. 셋째 조카딸 權景培(의학83 ­89 前장중환소아과의원장)동문과 조카사위 金基煥(의학83 ­89 이비인후과의원장)동문은 동기동창생으로 커플이 됐으며, 權景培동문은 대학시절 의대오케스트라 오보에 단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저는 지금도 가족들에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현재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합니다. 만약 그러한 여유가 없다면 최소한 자기 가정을 지키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인물은 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장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의 미덕이며, 여유가 생기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게 우리 가족의 생활신조입니다." 〈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