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호 2026년 10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강약수 독립운동가 명예졸업장 제안
강약수 독립운동가 명예졸업장 제안

정영철(치의학전문대학원06)
종로구 치과의사회
60년사 편찬위원
반제국주의 운동에 헌신
경성치전 중퇴해 명부에 없어
2026년은 서울 종로구 치과의사회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로, 감사하게도 60년사 편찬을 맡아 책을 집필하고 있다. 사료를 조사하던 중 초기 치과의사회의 역사는 곧 서울대 치과대학의 역사이며, 그 전신인 1922년 설립된 경성치과의학교와 경성치전의 역사와 맞닿아 있음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마침 올해 2026년은 관악 서울대학교가 설립된 지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우리 치과계 역사 속에는 독립운동가 출신의 선각자들이 존재한다. 경성치과의학교 3회 졸업생인 노선경(1893~1993) 선생이 대표적이다. 그는 계원 노백린 장군의 장남으로, 1918년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1919년 서간도 지역 만세운동 등에 참여한 기록이 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받았고, 1993년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마침 2026년은 계원 노백린 장군 서거 100주년 행사가 열린 해였고, 광복회를 통해 노선경 선생의 3남인 노영탁 님(91세)을 직접 뵐 수 있는 인연이 닿았다. 이 덕분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선경 선생의 치과의사로서의 생애까지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또한 서울치대 2회 졸업생인 김노현 치과의사 겸 성악가가 일제 강점기 승동교회 찬양대 활동 중 몽양 여운형 관련 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었다는 기록도 접했으나, 이는 추후 교차 검증이 필요한 과제로 남겨두었다.
이러한 사료 발굴 과정에서, 경성치전 중퇴자 중 반제국주의 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 강약수 선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약수 선생은 재학시절 조선학생회 집행위에서 신현중과 함께 선전조직부에 소속돼 활동했으며, 이후 조선학생회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22년 발행된 서울대 치대 동창회 명부에서 강약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지난 2026년 9월 서울대 치대 동창회 이사회에 참석해 강약수 선생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 안건을 공식 제안했다.
참고할 만한 선례는 충분하다. 지난 1996년 관악 서울대 설립 50주년 당시 6·25 학도병으로 전몰한 치대 6회 故 이진형 재학생에게 총장 명의의 명예졸업장이 수여된 바 있다. 또한 이와 유사하게 지난 2019년 의대에서는 경성의전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상대로 명예졸업장 수여 행사를 개최한 선례가 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추어 볼 때 강약수 선생의 명예졸업장 수여 역시 서울대학교 설립 80주년을 맞이하여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종로구 치과의사회 60년사를 정리하며 강약수라는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마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치과의사이자 서울대 치대 동창회의 일원, 그리고 서울대학교의 졸업생으로서, 우리 치과의 전신인 경성치전 출신 독립운동가 강약수를 우리는 더욱 깊이 기억해야 마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