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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호 2026년 10월] 문화 전시안내

미술대학 80년 자취 회고와 새로운 도전

80주년 기념전 ‘새로운 미래’  11월 22일까지 서울대 미술관
미술대학 80년 자취 회고와 새로운 도전

미술관 렉처홀에 마련된 아카이브전. 누드 크로키 실습 장면 등 과거 미대 모습을 볼 수 있다.
 
80주년 기념전 ‘새로운 미래’ 
11월 22일까지 서울대 미술관

서울대 개교 80주년 기념전 ‘새로운 미래 New Horizons’가 지난 10월 13일 서울대 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미술관·미술대학·조형연구소에서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1946년 국립서울대 예술대학 미술부 출범에서 오늘날 미술대학에 이르기까지의 80년을 되돌아보는 ‘아카이브전’, 그리고 미술대학 출신 작가 10명의 작업을 초대한 ‘젊은작가전’으로 짜였다. 

김형숙(서양화85) 미술관장은 인사말에서 “미술대학의 기록과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서로 다른 시대에 놓여 있으면서도 주어진 조건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난 시간을 예술을 통해 새롭게 성찰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세대의 질문이 만나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술관 2층의 ‘아카이브전’에서는 미술부 1회 입학생 성낙인(조소46) 동문이 촬영한 동숭동 교사 시절을 볼 수 있다. 성 동문은 팔레트 모양의 미술대학 간판 앞에 나란히 선 사제지간, 입학 고사 구두시험에 응시하는 교복 차림 학생, 심지어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 임시교사에서 캔버스를 붙잡고 학업을 이어간 학생들의 집념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제는 명실상부 서울대의 상징으로 굳어진 관악 캠퍼스 정문 ‘샤’ 형태의 금속 모형도 출품됐다. 정문 조형물을 설계한 강창균(응용미술57) 서울대 명예교수가 1977년 두 점 제작해 대학 본부에 한 점을 제출한 뒤 직접 보관해 오던 것이다.

지하 1층과 2층에 걸친 ‘젊은작가전’은 협동과정 미술경영 ‘전시기획실습 연계’ 수업에서 기획을 맡았다. 미술대학이 주관하고 인문대학, 경영대학, 법학전문대학원, 행정대학원이 공동 운영하는 협동과정 미술경영은 미술사와 이론에 관한 연구 능력과 현장이 요하는 실무역량을 겸비한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2009년 개설됐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수강생들은 △출판 △홍보 기록 △운송 및 공간 조성 △전시 콘텐츠 및 프로그램까지 총 4개 영역에 참여해 기획 전반을 수행했다. 수업을 통해 기획에 참여한 조연우(조소22) 재학생은 “‘새로운 미래’라는 넓은 주제 아래서 익숙한 모교의 환경에 압축된 과거를 새삼스럽게 훑어볼 기회였다”며 “잊기 쉬운, 지금 발딛고 있는 이곳의 감각을 되살리면서 앞으로의 80주년을 기대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하 2층의 한 벽면은 김솔이(조소15) 작가에 의해 검은 플라스틱 상자로 완전히 뒤덮였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내놓은 작업 ‘서(書)와 극(隙)’을 두고 “‘서와 극’은 유리감과 유휴성이라는 키워드를, 책 안에서만 영속되는 이야기와 ‘놀리는 땅’으로 은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리숙하던 학창 시절의 기억 중 책을 읽다가 그것이 현실이어서가 아닌, 그 속에서만 비로소 아름답다고 느끼던 감각을 떠올렸다. 또한 ‘틈 극’자의 여러 뜻 중에서도 ‘놀리는 땅’에 매료된 그는 생산성이 유예되는 농한기의 땅이나 공터 따위를 상상하며 ‘책 서(書)’와 ‘틈 극(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는 보통 짐을 나를 때 희생되는 단프라 박스를 접고 휘어 벽을 꽉 채웠다. 그는 “앞서 말한 책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책 속의 검은 글자가 거듭 커지다가 그것을 뒤덮어 버려 완전히 검은 책이 된다면’ 하는 상상에서 시작한 형태”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11월 22일까지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관람할 수 있다. 송민진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