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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호 2026년 9월] 문화 동아리탐방

“AI 때문에 취업 걱정? 우리가 AI를 가장 잘 알잖아요”

이찬진·김택진 동문 등 나와 ‘서울대 평균 외모 생성기’ 제작
“AI 때문에 취업 걱정? 우리가 AI를 가장 잘 알잖아요”
 
서울대 컴퓨터 연구회 ‘SCSC’

직접 만든 8비트 하드웨어와 상장을 들어 보이는 SCSC 부원들. 
 
이찬진·김택진 동문 등 나와
‘서울대 평균 외모 생성기’ 제작

서울대 컴퓨터 연구회 SCSC는 명실상부 학내 이슈메이커다. 지난 3월 동아리 소개제에서 선보인 이른바 ‘서평외 프로젝트’가 폭발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넥슨게임즈 김용하 IO본부장 초청 세미나 홍보 이미지에 웹소설 타이포그래피를 빌려온 것이 입소문을 탔다. 한편, 한컴 창업주 이찬진(기계85)·김택진(전자85) 동문 등이 모여 최초의 한글 워드프로세서 ‘한글 1.0’을 개발한 것도 37년 전 이곳에서의 일이다. 그렇게 지금 같은 기술 격변의 시기에 컴퓨터연구회 SCSC의 분위기는 과연 어떨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지난 3일 박성현(컴퓨터25) SCSC 회장, 한지후(첨단융합학부24)와 김지훈(전기정보 석사 25) 부원과 최근 이들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SCSC가 대회를 여러차례 주최했다.
박성현(이하 박) 얼마 전 올해로 4회째인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SCPC’를 교내에서 열었다. 알고리즘 분야에 관심있는 누구나 올 수 있는데, 300명 정도 참여하는 큰 규모다. 국내 대학과의 연합 해커톤도 정기 진행한다. 작년에는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해커톤을 주최해 40명이 작품을 제출했다. 여러 신기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는데, 학습 자료를 올리면 AI를 활용해 자동으로 퀴즈를 만들어 주는 프로젝트가 1등을 가져갔다. 전국 영재고, 과학고, 특성화고에서 여러 학생이 참여했다. 참여자들과는 아직도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당장 어제도 연락 온 친구가 있다. 

-동아리 활동은 크게 sig(시그)와 pig(피그)로 나뉘는 것 같던데.
시그는 하나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모이는 스터디의 일종이다. 한명이 강의자로 나서기도 하는데, 그간 성공적이었던 시그로는 ‘애드혹’을 꼽겠다. 애드혹은 정형화된 풀이법을 넘어, 마치 창의력 테스트처럼 변칙적인 해법을 찾아 다채롭게 풀이하는 일련의 시도다. 한 번은 다른 학교 학생들을 불러 애드혹 대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피그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우리 홈페이지(scsc.dev) 역시 피그를 통해 만들었다. 보통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하면 겉으로 보이는 소개 정도까지 구축하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는 아예 서버를 복잡하게 설계해 보안을 강화했고 동아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도구까지 마련해 뒀다.  

- ‘서평외 프로젝트’도 피그 중 하나였나.
김지훈(이하 김) 그건 내가 주도했다. 온라인에 서평외*라며 돌아다니는 얼굴 그림이 있지 않나.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서울대생들이 그렇게 못생기지는 않았다. ‘진짜 서평외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당시 얼굴을 생성하는 GAN이라는 AI 모델을 활용했다. 얼굴을 벡터나 간단한 데이터로 변환하고, 그 데이터를 합친 다음 다시 얼굴로 역변환하는 식의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그때 마침 화제되던 논문에서 방법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총 213명이 참여했는데 반응도 다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평외’와의 유사도가 0.2로 아주 낮게 나와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얼굴을 입력할 때 일부러 표정을 찡그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결국 결과에는 평균적인 표정이 얼굴에 반영돼 소용이 없었다.  

- 얼마 전 넥슨게임즈 김용하 IO본부장 초청 강연이 열렸는데?
SCSC 선배 중 넥슨에 계신 분을 통해 섭외했다. 화제가 된 포스터 디자인은 김 본부장이 총괄하는 흥행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콘셉트에서 착안한 것이다. 강의 중에는 한 학생의  “게임  자체의 몸집이 커지거나 내부 콘텐츠가 다양해지다 보면 서비스 진입장벽이 높아지지 않느냐, 양쪽의 관계는 어떻게 조정하는가”라는 질문에 김 본부장이 “저들은 완전한 반비례 관계에 있거나 상충하는 요소가 아니기에 둘 모두를 신경쓸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도 나중에 창업하거나 서비스를 운영할 때 고려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SCSC 구성원이 공유하는 문화나 분위기가 있는가. 
우리는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임한다. 요즘 다들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AI한테 전부 대체될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나. 우리도 이런 이슈를 직시하고 있다. 그런데 결국에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것도 우리일 테니, 대체되기 전에 먼저 다른 이들을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웃음) 

인터뷰 말미, 박 회장은 특별히 어느 학과의 신입 부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철학과, 그리고 피지컬 AI가 각광받으니 기계공학부도 좋겠다”라고 답했다. SCSC는 전공과 학번을 구별하지 않고 신입회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송민진 학생기자

*서평외 ‘서울대생 평균 외모’를 자조하며 학내에서 통용되는 약어. 이를 묘사했다는 이미지가 몇 년 전부터 온라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