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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호 2026년 8월] 오피니언 재학생의 소리

‘담대한 도전’ 앞에서

‘담대한 도전’ 앞에서

윤종환(기계24) 
학생 창업자
 
요즘 학교를 걸을 때마다 같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대학교 80주년. 무한한 상상, 담대한 도전, 새로운 미래.’ 그중에서도 유독 ‘담대한 도전’이라는 다섯 글자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한때 나는 도전을 싫어한다고 믿었다. 돌이켜보면 싫어하는 것도 참 많았다. 위험한 격투기도, 생각이 많아지는 책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내가 싫다고 믿었던 것들은 대부분 정말 싫었던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모두 내가 동경하던 모습이었다. 나는 애초에 그것들이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하고, 그 사실을 인정하기 두려워 ‘싫다’는 말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피하고 싶던 일들부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서울대 복싱부였다. 처음 체육관 문을 열던 날도, 첫 스파링을 하던 날도 솔직히 무서웠다. 그래도 버티다 보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고,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은 하면 되는 거였네.’

그 무렵 복싱 교류전에 출전하게 되었다. ‘이기면 좋고, 져도 경험이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경기는 생각보다 잘 풀렸고, 링에서 내려오자 코치께서 등을 툭 치며 말씀하셨다. “잘했다.” 긴장이 한순간에 풀렸다. 글러브를 벗으며 나는 스스로가 꽤 대견했다.

바로 다음 경기는 같은 체육관 프로 선수 형이었다. 형은 정말 잘 싸웠다. 맞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갔고,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비틀거리면서도 다시 일어났다. 마지막 종이 울렸을 때 얼굴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잘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코치님의 첫마디는 예상과 달랐다. “왜 거기서 멈췄어.” 순간 귀를 의심했다. “한발 더 들어갔어야지.” 형은 변명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뿐이었다.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이 정도면 됐다’며 만족하고 있던 내가 떠올랐다.

형보다 못해서 부끄러웠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쉽게 스스로에게 만족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내내 나는 ‘도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국어사전은 ‘담대하다’를 ‘겁이 없고 배짱이 두둑하다’, ‘도전’을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검’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내게 담대한 도전은 겁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한발 더 들어가는 것, 그리고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변명하려는 자신과 끝까지 싸우는 것이다.

학교 곳곳의 ‘담대한 도전’이라는 문구는 이제 내게 응원이 아니라 질문이 되었다. 나는 오늘과 다른 내일을 바라면서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