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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호 2026년 6월] 오피니언 재학생의 소리

무용 전임 교수가 없어 배우는 것들

무용 전임 교수가 없어 배우는 것들

도유정(체육교육22) 
서연무용단 단원
 
공연을 앞두고 서울대 무용부원들과 함께 댄스플로어를 설치하던 날을 기억한다. 공연장 대관부터 무대 기획, 리허설 일정 조율까지 모든 과정은 학생들의 몫이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는 무용 전임교수가 계시지 않는다. 누군가는 이를 아쉬운 환경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서울대에서 무용을 계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주 생각하곤 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무용은 오랫동안 가장 익숙한 언어였지만, 움직임을 말로 설명하는 일은 늘 어려웠다. 그래서 몸의 움직임과 감각, 표현이 어떤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고, 그것이 체육교육과에 진학하고자 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대학에 와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몸과 움직임, 그리고 예술을 바라보게 됐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배움과 인간의 움직임을 고민하고, 인문사회 및 과학적 시각을 통해 몸과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넓혀갔다. 무용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탐색하며, 서울대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춤을 잘 추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여러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시간에 가까웠다.

물론 흔들리는 순간도 많았다. 줄어든 연습량 속에서 조급함과 불안을 느끼기도 했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배움 속에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무용이 즐거움보다 두려움으로 느껴지던 시기도 있었다. 그 무렵 잠시 무용에서 거리를 두고 싶다는 마음으로 스위스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삶의 방식을 경험했고, 그 시간을 통해 오히려 내가 무용을 얼마나 좋아하는 사람인지 더 분명히 알게 됐다. 그러면서 부족함만으로 서울대에서의 시간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무대 위의 시간뿐 아니라 움직임과 예술을 이해하는 시간을 함께 쌓아가고 있었다.

돌아온 뒤에는 다시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주말마다 대전과 청주를 오가며 전통춤을 배우고 있다.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더 오래 이어가고 싶다. 예전처럼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내 몸 안에 천천히 남겨 가기 위한 춤을 추고 있다.

서울대에서 무용을 계속한다는 것은 완벽한 환경 속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것보다, 스스로 이유를 찾아가며 오래 지속해 나가는 데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조금씩, 무용이 왜 내 삶에서 쉽게 놓을 수 없는 언어였는지를 다시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