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9호 2026년 6월] 오피니언 논단
국가의 미래, 개개인 AI 역량에 달렸다
한국 잠재성장률 지속적 하락 AI 대전환 가장 효과적 해법, 제조업 강점 살려 미국과 협력 피지컬AI 분야 세계 최강 가능
국가의 미래, 개개인 AI 역량에 달렸다

주영섭(기계74)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
전 중소기업청장
한국 잠재성장률 지속적 하락
AI 대전환 가장 효과적 해법
제조업 강점 살려 미국과 협력
피지컬AI 분야 세계 최강 가능
세계는 지금 과학기술이 기업은 물론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기술패권 시대다. 그 중심에 AI(인공지능)가 있다. AI는 과거 인쇄술, 전기, 인터넷이 그랬듯이 우리 생활부터 사회, 산업, 경제, 국방, 안보 등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개개인부터 기업 등 모든 조직, 국가의 미래는 각각의 AI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AI의 전면적 활용을 의미하는 AI 대전환은 우리 경제의 중심인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재도약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나아가 ‘AI 대전환을 통한 인류의 지속가능성 및 비전 실현’이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경·사회 및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는 대전환 시대에 인류의 난제 해결은 물론 인류의 지속가능성, 비전 및 공영·행복 실현을 위해서는 AI 대전환을 통한 인류의 지적·신체적 역량의 확장과 증강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즉, 우리 기업이나 정부 모두 과거 우리의 성공 전략인 ‘빠른 추격자’ 전략의 연장선에서 AI 기술 개발에만 몰입하기보다 이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한 AI의 목적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AI 대전환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추진된다. 하나는 모든 업무의 생산성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제품 및 서비스의 기능·성능 혁명이다.
이 두 목적은 결국 기업 및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는 각각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제시한 AI 발전 단계 중 3단계 ‘에이전트 AI’, 4단계 ‘피지컬 AI’의 목적과 일치한다.
‘에이전트 AI’는 ‘대리인’이라는 의미대로 주어진 업무를 사람을 대리하여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시스템이다. 기업의 경우 마케팅, 상품기획, 디자인, 설계, 구매, 생산, 판매, 서비스를 망라하는 전주기 가치사슬의 워크플로우 전반의 업무를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의사결정 및 집행을 할 수 있게 된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제품에 AI를 적용하여 혁신적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로봇, 자동차, 드론, 건설·농기계 등 다양한 제품에 있어서 인식, 판단, 행동을 각각 담당하는 센서, AI 브레인, 액츄에이터를 통해 실제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한다. AI 대전환의 양대 목적 중 전자인 생산성 혁명은 ‘에이전트 AI’의 목적이고 후자인 제품 기능·성능 혁명은 ‘피지컬 AI’의 목적이다.
우리나라의 AI 대전환 전략은 이 양대 목적에 있어 우리의 강약점, 기회·위협 요인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차별적 투 트랙 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먼저 에이전트 AI는 이미 미국과 중국이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로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수적이다. 올해 세계적 열풍이 시작된 에이전트 AI에서 글로벌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과의 전면전은 승산이 희박하다.
미중이 집중하고 있는 범용 AI는 ‘빠른 추격자’로 따라가고 제조, 의료, 문화 등 우리가 강한 분야에서의 산업 특화 AI에 집중하여 ‘퍼스트 무버’로 주도해야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제조업 AI 대전환의 핵심이자 우리의 강점 분야인 제조 데이터 및 도메인 노하우의 구조화 및 모델링, 표준화를 주도하면 승산이 충분하다. 이순신 장군이 넓은 대양을 피하고 좁은 울돌목에서 일본 대함대를 격파한 빛나는 명량해전 전략을 교훈 삼아야 한다.
다음으로 피지컬 AI는 제조 강국으로서 글로벌 산업 지형의 판짜기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이 중요하다. 피지컬 AI는 미래 산업 판도를 결정하는 전략적 승부처로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차 등 미중 간 첨예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에이전트 AI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중심인 반면 피지컬 AI는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 중심이다. 피지컬 AI의 핵심인 WFM 구축에 있어 AI 모델도 중요하나 적용 분야의 데이터 및 도메인 노하우가 더욱 중요하다. 제조역량이 퇴조한 미국이 혼자서는 주도하기 어렵고 중국도 지정학 요인으로 주도하기 쉽지 않다.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미국이 강한 AI 모델 및 시스템 역량, 한국이 강한 데이터 및 노하우, 제조역량이 합쳐지면 세계 최강이다. 한국이 미국과 연합하여 글로벌 판짜기에 나서면 중국과의 협력도 끌어낼 수 있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종속적 동맹이나 공급자가 아니라 한미연합군이라는 공동 리더로서 판짜기를 주도해야 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대한민국의 AI 대전환 선도국 도약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