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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호 2026년 6월] 인터뷰 동문 유튜버

“전통을 지금 세대 언어로 바꾸고 있어요”

“전통을 지금 세대 언어로 바꾸고 있어요”

한승은(국악21) 음악 크리에이터
 
가야금 선율이 흐르자 댓글창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가 쏟아진다. “처음 듣는 악기인데 아름답다”, “한국 전통악기냐”는 반응 속에서 가야금은 새로운 K-콘텐츠가 된다.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이후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승은(국악21·사진) 동문은 유튜브에서 90만 구독자와 소통하는 음악 크리에이터다. K팝 커버부터 브이로그, 소통 콘텐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악기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그에게 서면을 통해 가야금의 매력과 유튜브 활동,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었다.

-유튜브 채널과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음악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자 유튜브에서 음악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한승은입니다. 전통악기인 가야금을 보다 친숙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콘텐츠와 접목해 소개하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가야금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이 악기의 매력은 무엇인지.
“원래는 피아노를 쳤지만, 국립국악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가야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정악(궁중음악)을 배우며 가야금 특유의 맑고 깊은 소리에 매료됐어요. 가야금의 가장 큰 매력은 음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음역대에서 소리가 부드럽고 고르며, 댓글에서도 “천사의 음색 같다”는 반응을 자주 듣습니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도 제게는 큰 자부심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요.
“3학년 재학 당시,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지도교수님께서 ‘재능이 많으니 유튜브 같은 것도 해보면 좋겠다’고 권해주셨고, 그 말을 계기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가야금으로 K팝과 대중음악을 연주하시던데요.
“전통음악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향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악을 가야금으로 재해석하면, 한국 전통악기의 소리도 자연스럽게 글로벌 콘텐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제게 이는 단순한 커버가 아니라, 전통을 지금 세대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전통적인 국악 교육 과정을 거쳐온 만큼 전통의 본질과 가치를 바탕에 두고 현대와 연결하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전통과 대중음악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시대와 소통하며 함께 확장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나를 한 스푼 넣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꼭 한국적인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합니다. 가야금 콘텐츠에서는 ‘가야금스러움’을 살리는 데 특히 신경 써요. 빠르게 찌르는 전성, 농현, 흘러내리는 느낌의 퇴성처럼 가야금만의 표현 방식을 편곡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합니다. 촬영, 편집, 기획, 편곡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직접 하고 있어 의상, 콘셉트, 조명, 음악 방향도 계속 고민합니다.”

-기억에 남는 반응도 궁금합니다.
“초창기에는 가야금을 보고 ‘중국 악기인데 왜 한국 악기라고 하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야금은 연주법과 음악적 형태가 다른 한국의 전통악기라고 직접 설명하곤 했죠. 그런데 채널이 성장하고 팬들이 많아지면서부터는 외국인 구독자들이 먼저 ‘이건 한국의 전통악기’라고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감사했습니다. 그 순간 가야금이라는 악기를 세계에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학업과 유튜브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올리는 일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시험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업로드를 쉬어야 할 때도 있었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구독자분들이 기다려주시고, 그리워해주시는 마음을 전해주셨어요. 그 응원이 제게 큰 힘이 됐고, 지금까지 채널을 이어올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좋아하는 해외 축구팀이나 아이돌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즐거움이자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서울대에서 다양한 전공의 교수님과 친구들, 뛰어난 동료들 사이에서 함께 성장한 경험도 큰 자극이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앞으로는 문화외교의 현장에서 직접 활동해보고 싶습니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야금을 가르치며 살아가는 것이 하나의 꿈입니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문화를 세계와 연결하는 사람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동문분들도 조급해하기보다 다양한 도전을 해보며 스스로 가슴 뛰는 일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정윤 기자 
 
승은 가야금 HANI  (90만 구독자)
www.youtube.com/@HANI_the_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