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9호 2026년 6월] 뉴스 모교소식
“달라서 배우고, 배워서 달라진다”
다양성위원회 출범 10주년 국내 대학 최초의 도전
“달라서 배우고, 배워서 달라진다”

다양성위원회 출범 10주년
국내 대학 최초의 도전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위원장 이은주)가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국내 대학 최초의 총장 직속 자문기구로 설립된 이래, 다양성위원회는 연구·정책 개발·연례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서울대를 ‘누구나 존중받는 삶의 현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10년의 여정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리는 자리가 지난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관악캠퍼스 곳곳에서 마련됐다.
이번 문화다양성주간은 ‘함께 만든 10년, 함께 그릴 미래’를 주제로 포럼·발표회·북토크·영화 상영회·음악 공연·국제 포틀럭 행사까지 총 8개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첫날 개최된 10주년 기념 포럼에서 유홍림 총장은 “달라서 배우고, 배워서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은주(신문90) 위원장은 “당연함을 흔들고 묻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두를 던졌다.
다양성위원회의 출발점은 여교수회였다. 논의가 시작된 2015년 서울대 여성전임교원 비율은 14.6%로 전국 평균(22.3%)에도 못 미쳤다. 이 문제의 제도적 개선을 고민하던 여교수회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다양성’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이르렀고, 당시 여교수회장이었던 노정혜(미생물75) 교수가 성낙인 총장에게 설립을 요청해 1년의 준비 끝에 다양성위원회가 출범했다. 이후 카이스트·고려대·경북대·부산대 등 여러 대학에도 다양성·포용성위원회가 잇따라 생겨났다.
10년의 노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다양성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지표인 다양성 임용(전임교원 중 여성·외국인·타교 학부 출신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하는 비율)은 2016년 29.1%에서 2024년 39.7%로 꾸준히 상승했다. 현재 서울대에는 5만 6397명의 학생·교원·직원이 재학·재직하며, 110개국 출신 외국인 학생 2160명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학부 재적생 중 여성 비율은 35.3%다.
그러나 다양성위원회가 중시하는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기도실 위치, 비건 식당 안내처럼 ‘매일의 일상에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장벽을 낮추는 일이다. 이은주 위원장은 “어떤 조건도 배제와 침묵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난 10년의 노력을 이어받아 제도와 관행을 점검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화다양성주간 마지막 날 국제 포틀럭 행사 ‘세계의 한 입’에서 인도네시아·필리핀·시리아 등 6개국 부스가 열렸다. 각국의 음식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그 장면은 다양성위원회가 10년간 꿈꿔온 공동체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전 위원장 노정혜 교수는 “다양성은 소수 집단에 대한 도덕적 시혜가 아니라 글로벌 선도 대학이 되기 위한 핵심 원동력”이라고 했다. 김남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