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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578호 2026년 5월] 인터뷰 동문 유튜버

“무해함이라는 무기로 책의 세계를 넓혀가고 싶어요”

23만 구독자와 만나는 ‘북클럽’, 자극의 시대에 전하는 책 이야기
“무해함이라는 무기로 책의 세계를 넓혀가고 싶어요”

이혜성(경영11) 아나운서 
 
23만 구독자와 만나는 ‘북클럽’
자극의 시대에 전하는 책 이야기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을 지켜가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방송인으로 대중 앞에 서온 이혜성(경영11·사진) 아나운서는 ‘이혜성의 1% 북클럽’에서 23만 독자들과 만나는 ‘클럽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면을 넘기는 시대에 그는 책장을 넘기는 시간을 제안한다. 고전과 신간, 오디오북과 저자 대담을 오가며 책의 세계를 넓혀가는 그의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로 들어봤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미디어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유튜브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제작진이 마련한 기획에 합류하는 것도 좋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제 의도로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 가질 주제보다 제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주제를 택하고 싶었고, 결국 가장 좋아하는 책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채널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1%’가 프리미엄을 지향한다고 오해하시기도 하지만,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요즘 잠깐의 여유가 생겼을 때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드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쩌면 1%쯤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그 비율이 5%, 20%로 늘어나는 날까지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요.
“모든 영상은 책과 관련돼 있습니다. 인생책이나 소개하고 싶은 책을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들려드리고, 출판사의 허락을 받은 책은 오디오북 형식으로 읽어드립니다. 작가의 인사이트가 궁금할 때는 직접 연락을 드려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어떤 콘텐츠를 올리든 제 채널은 무해함을 지향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무해함이라는 무기로 저만의 노를 계속 저어갈 겁니다.”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취향과 필요가 달라 좋은 책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등대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은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을 견디고 지금도 읽히는 책에는 여전히 적용 가능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고전은 분명 다른 영역에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유튜브에서 책 이야기를 하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방송에서는 진지한 이야기를 오래 이어가기 쉽지 않지만, 유튜브는 가치 있다고 믿는 콘텐츠를 시도할 자율성이 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김약국의 딸들’같은 책도 그런 마음으로 소개했습니다. 조회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콘텐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개할 책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요.
“기본적으로는 제게 가장 와닿은 책을 소개하되, 시의성 있는 콘텐츠도 다룹니다. 최근에는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하셨던 박현도 교수님을 모시고 유대인의 3000년 역사에 관한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일어나는 전쟁 자체보다, 그 배경이 된 중동 지역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전과 신간의 균형도 유지하려고 합니다.”

-기억에 남는 구독자 반응이 있다면요.
“구독자 20만 명 기념 오프라인 북클럽을 연 적이 있습니다. 200명을 모시는 자리였는데, 신청 링크를 연 지 하루 만에 약 800명이 신청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온 스무 살 구독자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 모임 하나만을 위해 한국에 왔다고 했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채널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채널을 운영하며 변화가 있다면요.
“원래도 책을 좋아했지만, 주위 공간이 더 많은 책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다만 책이 ‘업’이 되다 보니, 그저 즐기며 읽기가 어려워졌어요(웃음). 이동진 평론가님도 영화관에서 끊임없이 메모를 하신다는데,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현대 사회에 책은 어떤 의미일까요.
“숏폼이 흔해질수록 대표적 롱폼인 책은 오히려 각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온 세대가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할 때, 그 해답은 책에 있다고 믿습니다. 뇌에도 편안함보다 불편함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의 작은 투쟁입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나요.
“책에는 세상의 거의 모든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지적 교양, 경제, 정치, 심리, 음악, 영화, 운동, 요리, 여행, 뷰티까지 책으로 다룰 영역은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도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채널이 저와 함께 어떻게 성장해갈지 지켜봐주세요.” 이정윤 기자 
 
▷ ‘이혜성의 1% 북클럽’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www.youtube.com/@1percentBook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