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호 2026년 4월] 문화 맛집을 찾아서
“잘 차린 한 끼 경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레스토랑·파인다이닝·디저트까지 3개 브랜드, 서울 10개 매장 운영
“잘 차린 한 끼 경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박준혁(경제08) 심퍼티쿠시·콘피에르·생과방 공동대표
레스토랑·파인다이닝·디저트까지
3개 브랜드, 서울 10개 매장 운영
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일을 보내고, 하루의 피로를 풀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식당은 한 끼의 식사 이상으로 기억된다. 박준혁(경제08·사진) 심퍼티쿠시 공동 대표가 외식업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사업은 세상의 가치를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음식을 먹는 만큼 외식산업은 사람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분야이고, 잘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박 대표는 ‘심퍼티쿠시’, ‘콘피에르’, ‘생과방’ 3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서울에 약 1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브랜드 합산 약 300억원 수준이다.
그는 대기업에 재직하던 중 창업을 결심했다. 불확실한 길을 선택을 택한 이유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입사 동기와 함께 시작한 사업은 와인바에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고, 박 대표는 그 장벽을 낮추고 싶었다. 젊은 세대가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은 빠르게 시장의 반응을 얻었다.
그렇게 탄생한 식당이 바로 ‘심퍼티쿠시’다. 유러피안 요리를 기본으로 하되 한국 식재료가 감각을 더한다. 고소하게 구운 차돌과 향긋한 고사리가 어우러진 차돌고사리파스타, 부드럽게 익힌 우대갈비의 깊은 육향이 녹아든 우대갈비리조또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대표 메뉴다.

심퍼티쿠시의 대표 메뉴 우대갈비리조또(사진 중앙)와 요리들.

심퍼티쿠시의 대표 메뉴 우대갈비리조또(사진 중앙)와 요리들.
브랜드가 지향하는 것은 ‘함께하는 순간’이다. 박 대표는 레스토랑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의 삶에서 가장 풍요로운 순간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철학은 공간 설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매장의 테이블은 비교적 넓고, 좌석 간격도 여유롭게 배치돼 있다. 공간 효율을 희생하면서까지 대화가 편한 구조를 선택했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테이블이 좁거나 좌석 간격이 답답하면 안 된다”며 “동종 업계보다 넓은 간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접근성이 좋은 위치, 주차가 가능한 건물, 쾌적한 온도와 동선까지 고려한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그 순간을 얼마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지’라는 판단에서다.
운영 방식 역시 고객 중심이다. 매장의 태블릿과 온라인 리뷰 등을 통해 고객 의견을 수집해 매주 검토한다. “저희는 말로만 고객 중심이 아니라 실제로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고객을 둡니다. 대표가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고객 관점에서 맞는지 아닌지가 더 중요합니다.”
심퍼티쿠시가 캐주얼한 레스토랑이라면, ‘콘피에르’는 파인다이닝 브랜드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기존 파인다이닝과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파인다이닝이 높은 가격과 격식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반면, 콘피에르는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형태를 지향한다.

콘피에르 매장 전경. 키친을 오픈해 조리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콘피에르 매장 전경. 키친을 오픈해 조리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파인다이닝을 찾는 사람들은 좋은 음식과 특별한 경험을 기대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서비스나 과도한 형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콘피에르는 ‘음식의 맛’과 ‘경험’이라는 핵심에 집중하면서도 가격 부담은 줄였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세 번째 브랜드는 전통 디저트 브랜드 ‘생과방’이다. 조선시대 궁중 기관 이름에서 따온 이 브랜드는 약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생과방의 약과는 100% 국내산 조청을 사용해 단맛이 과하지 않고 은은하고 깔끔한 풍미가 느껴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어우러져 전통 디저트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생과방의 약과. 특유의 단맛과 풍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생과방의 약과. 특유의 단맛과 풍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생과방이 목표로 하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K-디저트 브랜드’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꼭 사 가는 기념품처럼 자리 잡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 생과방 제품은 마켓컬리, 올리브영, 카카오톡, 네이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한국 식문화의 글로벌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류 콘텐츠가 확산된 뒤 뷰티 산업이 성장했고, 그 다음 흐름은 음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문화가 전파되는 흐름을 보면 콘텐츠가 먼저 퍼지고 그 다음에 뷰티, 그리고 음식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K-푸드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외식업의 본질은 음식과 사람, 그 순간의 경험에 있다. 함께 식탁을 마주하는 시간은 삶에 큰 의미를 남긴다. 심퍼티쿠시와 콘피에르, 생과방. 서로 다른 콘셉트의 브랜드이지만 그 중심에는 같은 질문이 있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음식이 만들어내는 작은 행복을 어떻게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박준혁 대표의 브랜드는 지금도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이정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