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76호 2026년 3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4년 임기 마무리한 김종섭 회장

사회공헌 중심 동창회로 변화시켜, 가족음악회 봄철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장학금 40억원, 4년 전보다 두 배 증가, 학생회·동아리·운동부 재학생 지원 힘써
4년 임기 마무리한 김종섭 회장
대담 : 이용식(토목79) 문화일보 주필·본지 논설위원
 



사회공헌 중심 동창회로 변화시켜
가족음악회 봄철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장학금 40억원, 4년 전보다 두 배 증가
학생회·동아리·운동부 재학생 지원 힘써 
 
오는 3월 27일 임기를 마치는 김종섭(사회사업66) 서울대 총동창회장은 지난 4년 동안 동창회의 큰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학사업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동창회 활동을 친목 중심에서 사회공헌 중심으로 확장했으며 재학생 참여 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통해 동문 사회의 저변을 넓혔다. 

지난 3월 6일 서울 논현동 삼익아트홀에서 가진 퇴임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동창회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나눔과 보람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이용식(토목79) 총동창신문 논설위원(문화일보 주필)이 맡아 진행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으로 동창회를 이끌어 오셨습니까.
“동창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여 년 전 장학빌딩 건립 기부 때였습니다. 그때 선배들이 찾아오셔서 인연이 시작됐죠. 이후 ROTC동문회장, AMP동창회장 등 여러 동문 단체 활동을 하면서 서울대 동창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서울대는 인재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은데 그 힘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동창회가 친목 모임을 넘어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과거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 창설을 제안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그래서 서울대도 세계 대학으로 가려면 말뿐 아니라 실제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 과정에서 동창회도 학생과 학교, 동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어요.”

-재임 기간 ‘나눔’이라는 키워드를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행사를 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골프대회를 한다고 하면 참가비 일부를 장학금이나 사회공헌 기금으로 쓰는 방식이죠.”

-참여도가 떨어지지는 않았습니까.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골프대회 비용이 25만원이라면 50만원을 받아서 절반은 장학기금으로 쓰겠다고 하면 참여가 더 많아요.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할 기회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어 합니다.”

그는 나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대학 시절부터 형성됐다고 말했다.

“대학 때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실습을 다녔는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보게 됐어요. 그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저런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김회장은 2016년 이후 매년 10억원의 사회 환원을 목표로 지금까지 서울대와 본회에 100억원 이상의 기부를 실천했다.



-장학사업도 크게 확대하셨지요.
“4년 전인 2021년에는 장학생이 약 1100명이었고 장학금이 27억원 정도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약 1400명에게 41억원이 지급됐습니다.”

-장학금의 성격도 바꾸셨다고요.
“예전에는 성적 중심 장학금이 많았죠. 하지만 저는 대학 시절에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아리, 운동부, 학생회 활동 등 학교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재학생들과의 연결도 강화됐다고 들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면서 재학생들이 동창회 행사에도 참여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홈커밍데이 행사도 외부 연예인을 부르기보다 학생 동아리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죠. 그러다 보니 동문과 학생 사이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재임 기간에 새롭게 만든 행사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대 가족음악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창회 행사 중에 대규모 실내 행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죠.”

-지금은 동창회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적자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눔의 의미를 넣으니까 참여가 늘었어요. 지금은 수천만원의 기금이 남고 그 기금이 장학사업으로 이어집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의미를 담으면 참여는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좋은 프로그램만 만들면 동문들은 기꺼이 참여합니다.”

-동창회의 가장 큰 과제는 참여 문제입니다.
“특히 젊은 동문 참여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재학생들이 동창회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동아리 활동 지원도 늘렸죠. 이들이 몇 년 뒤 동창회의 활력원이 될텐데, 동창회가 친숙하다면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 거라 봅니다.”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었습니다.
“젊은 동문들이 동창회를 멀게 느끼지 않도록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동문 전용 쇼핑몰 ‘Mall SNUA’를 만들었죠. 동문 기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였어요. 현재 1만 3000명 정도의 동문 회원이 가입한 것으로 압니다.”

그는 앞으로 동창회가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에는 훌륭한 강의와 특강이 많아요. 이런 콘텐츠를 모아 유튜브 채널로 만들면 동문 사회에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동문 자녀들을 위한 모교 방문 프로그램도 후임 회장님께서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ROTC동문회장을 할 때 청소년 리더십 캠프를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자녀를 둔 동문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악경제인회 설립 때 5억원을 쾌척하시는 등 큰 기여를 하셨지요.
“이희범(전자69) 전임 회장님이 노력하셔서 설립이 됐습니다. 총동창회의 중요한 산하 단체이기 때문에 저도 당연히 지원을 했죠. 초대 이부섭(화학공학56) 회장님이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출범 후 활동이 뜸했는데, 지난해 서병륜(농공69) 회장님이 바통을 이어받아 사단법인화, 기부금 지정단체로 만드는 등 기틀을 잘 잡아 운영해 주고 계십니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어요.” 

-해외 동문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미국을 자주 가다 보니 동문 모임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미주 동문사회는 구심점이 부족하더군요. 회관이 없으니 직원도 없고 모든 것이 자원봉사 체제로 운영됩니다.”

-그래서 미주에 동문회관 건립을 제안하셨군요.
“네. 제가 1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미주 동문회관 건립을 제안했죠. 미주 동문들이 100만 달러를 모으면 총동창회와 발전기금이 매칭 펀드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는 “이미 여러 동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부는 10만 달러씩 기부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회관이 생기면 미주 동문사회의 활동이 훨씬 활성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동문 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해외를 다녀보면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 국가가 됐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그 과정에서 서울대 동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서울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하면서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저는 회장직은 내려놓지만 앞으로도 동창회 발전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계속 힘을 보태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45만 동문들이 서울대를 사랑하고 후원해 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협조 덕택에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고 크게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김남주 기자
 
 
프로필
김종섭 회장은 1970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회사업학과(현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아스팔트 플랜트 기업 스페코(SPECO)를 창업해 산업플랜트 분야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2002년 삼익악기를 인수해 악기 제조·문화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스페코 및 삼익악기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지냈으며 국제개발협력 NGO인 코피온 이사장 등 공익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  
ROTC중앙회 명예회장, 서울대 ROTC동문회장, 서울대 AMP동창회장, 문리대 동창회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제29대 회장으로 취임해 장학사업 확대와 동문 사회공헌 활동 강화, 해외 동문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추진했다. 현재 강남문화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