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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호 2026년 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전경하(독어교육87)
서울신문 논설위원
본지 논설위원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조사
설탕의 부작용 환기시켜   
국가미래전략원 역할도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 게재하면서 뜨거워진 설탕부담금 논쟁의 시작은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의 보도자료다. 2024년 11월 출범한 건강문화사업단이 설탕부담금 도입 관련 여론조사 결과와 주요 국가들의 도입 사례를 소개했고 2월 12일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도 열었다. 잘 짜여진 구성으로 부담금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설탕의 부작용을 환기시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서울대에는 다양한 연구조직 있고 뛰어난 교수들이 많다. 이들은 활동은 시대적 요구에 가장 먼저 응답하는 형태였다.

지금은 활동을 멈춘 SNU팩트체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을 두달여 앞둔 2017년 3월 출범했다. 당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제휴 언론사의 담당 기자들이 독립적으로 기사를 썼지만 공동 검증 원칙을 공유했다. 검증 결과는 6단계(거짓, 대체로 거짓, 사실반 거짓반, 대체로 사실, 사실, 판단 유보)로 나뉘는데, 근거 자료나 출처를 실었다. 언론사에 따라 검증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 현재 주요 언론사는 각자 팩트체크 코너를 운영한다.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서울대의 답은 대학연대 지역인재양성사업단이다. 2024년 시작된 이 사업은 서울대가 가진 교육 장비, 네트워크 등을 ‘준공공재’처럼 지역 대학과 공유하는 일이다. 선거철이면 가끔 서울대 이전론이 불거지는데 올 6·3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전은 어렵지만 균형발전 필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노력은 필요하다.

2022년 출범한 국가미래전략원의 7개 연구 클러스트의 하나도 지역균형성장이다. 국가미래전략원은 민주주의, 과학과 기술의 미래, 경제안보, 인구, 글로벌 한국, 탄소중립 관련 클러스터도 있다. 복잡다기해지는 문제에 맞춰 융복합적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 싱크탱크다. 미래전략원의 보도자료나 토론·발표회는 어떤 목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누가 조국으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1971년 관악캠퍼스 기공식에서 발표된 정호성 시인의 축시 ‘여기 타오르는 빛의 성전이’의 일부다. 종종 서울대의 자만심을 풍자하는 도구로 쓰이지만 서울대인들에게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묻는 말이라고 본다. 사회가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논점을 정리하고 갈등을 조정하라고 촉구하는, 가슴 벅차지만 서늘한 문구다. 

인공지능(AI) 비서 전용 소셜미디어가 만들어져 주인인 사람을 뒷담화하고 서로 훈수도 둔다. 인간은 볼 수만 있다. AI 시대에 벌어질 문제점들은 사람의 연대로 풀어가야 한다. 동문 네트워크가 사회적 자본이 돼 관악의 무게를 키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