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4호 2026년 1월] 오피니언 재학생의 소리
새내기와 복학생 그 사이 어딘가
새내기와 복학생 그 사이 어딘가

최현진(경제20) 학생
코로나와 함께 입학한 20학번 새내기 시절 저의 소원은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새내기 배움터’ 취소를 시작으로 학수고대하던 새내기 라이프가 송두리째 인터넷 세상으로 대체될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2학년 때부터는 나름의 대학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개봉 중고’라고 불리기도 했지만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 ‘SNUPO’, 스트릿댄스 동아리 ‘H.I.S.’에 약 1년 반의 열정을 쏟아붓고 나니 3학년이었습니다. 동기들은 취업 또는 졸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저도 행정고시로 방향을 정하고 휴학 신청을 했습니다.
휴학생이 되었지만 ‘휴학(休學)’은 하지 못했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면 녹두거리에서 서울대 정문을 지나 서울대입구역까지 걸어오곤 했습니다. 어두운 밤에 빛나는 정문을 보면서, 얼른 합격해서 학교로 돌아가야지 다짐했습니다. 3차 면접 준비 때, 먼저 합격한 동문 합격생 선배들께서 모의 면접을 비롯한 무료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와주셨습니다. 막막했던 준비 과정에서 조언을 건넨 동문 선배들 덕분에,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깊이 느꼈습니다.
작년 가을, 합격문자를 받고 요즘의 저는 누구보다 새내기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들 사이에서는 ‘전생에 뽀로로였는갑다’ 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노는 게 제일 좋아~(뽀롱뽀롱 뽀로로 주제곡 中)’가 요즘 저의 주제곡이거든요. 여행도 가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여러 취미도 접해보며 진정한 휴학과 함께 경험과 시야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복학생으로서의 남은 학부 생활이 막막하기도 합니다. 입학 당시의 학교와 지금의 학교는 겉모습도, AI를 활용하는 학교생활의 방식도 많이 달라진 듯 느껴집니다. ‘ㅅㅑ’ 아래로 버스가 지나다니던 정문은 이제 그 아래 서서 안전하게 졸업 스냅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됐습니다. 언제 완공될까 당시에는 멀게만 느껴지던 잔디광장에서는 벌써 수차례 축제와 공연이 이뤄졌습니다. 지금의 새내기들에게는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시설들일 것입니다.
주로 수업을 듣던 사회대와, 구슬땀을 흘리던 학생회관, 공연을 하며 결실을 맺던 문화관까지 익숙한 공간들이 새단장중입니다. 졸업 전 모두 완공을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 불편함 끝에 완성된 시설을 새내기들이 자연스럽게 누릴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여하튼 복학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은 새내기의 마음가짐으로 남은 학부 생활을 즐겨보고자 합니다. 학생종단사업 SNUPY에 참여하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교내외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학 프로그램, 자원봉사 활동, 사회공헌 등 또다시 의미 있는 학부생활을 만들 생각을 하니 많이 설렙니다. 새내기와 복학생 그 사이 어딘가의 재학생의 이야기를 선배들께 전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추운 겨울, 마음만은 따뜻한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