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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호 2025년 12월] 뉴스 지부소식

부산지부 탐방, 200여 명 송년음악회…“부산, 살아있네”

7개 동호회·세대별 모임 활발 
부산지부 탐방
200여 명 송년음악회…“부산, 살아있네”

임병원·양종모·유건영·신정건·김수현 동문으로 이뤄진 중창단이 ‘마법의 성’을 열창했다 
 
7개 동호회·세대별 모임 활발 
서울대부산총동창회(회장 이동준)는 올겨울 유난히 따뜻했다. 12월 1일 저녁,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볼룸을 가득 채운 200여 명의 동문들은 송년 음악회를 만끽하며 반가움과 열기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코로나 이후 처음 부산지부를 찾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온 건 예상 밖의 활기였다. 침체 된 지역 경제 분위기 속에서도 동문 사회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행사는 오후 7시 시작해 밤 10시가 넘어 마무리됐다. 하지만 누구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동문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았고, 음악회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매 곡마다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을 위해 음대 동문들이 중심이 돼 짜임새 있게 음악회를 준비한 덕분이다. BSA과정(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대 문화예술원이 공동 운영하는 최고위과정) 동문들도 20여 명이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의 중심에는 올해 초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동준(법학76) 회장이 있었다. ‘어쩐지 분위기가 다르다’고 느꼈던 이유는 행사 내내 자연스레 확인됐다. 1부 총회에서 이동준 회장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동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금은 SNS, AI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지만, 동창회만큼은 사람 냄새 나는 자리입니다. 서로 부대끼며 잊고 지냈던 공감과 동감을 회복하는 시간, 저는 이것이 동창회가 존재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인사말 이상의 울림을 주었다. 그동안 왜 그토록 열정적으로 움직였는지, 왜 그렇게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뛰어다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이동준 회장은 동창회를 ‘젊은 날의 초상’을 함께 지켜가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각자의 삶에서 멀어졌던 대학 시절의 얼굴을 동문들 속에서 다시 발견하고, 그 시간을 지금도 관통하는 ‘희망과 열정’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였다. 

올 한 해 부산지부의 기록은 이 회장의 말이 결코 수사가 아님을 증명한다. 올해만 총 6차례의 집행부·총무단 회의를 열어 조직을 다지고, 4월 ‘동문가족 만남의 날’, 6월 ‘우포늪·해인사 야유회’, 8월 ‘동문 여름 음악회’, 11월 ‘친선 골프대회’ 등 굵직한 행사들을 쉼 없이 이어갔다. 그 사이사이 산하 7개 모임 ‘관악산우회, 관악기우회, 관악골프회, 마로니에, 관악세대, 관악세대 합창단, 베리타스 중창단’도 각자 활발히 활동하며 부산지부의 기반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이날 고문단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권달술(조소61) 고문은 “이동준 회장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격려했고, 오거돈(철학67) 고문은 예전 ‘출석을 잘하자! 회비를 잘 내자!’라는 구호를 다시 선창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부구욱(법학70) 고문 역시 “내년에도 동문들이 힘을 모아 부산지부를 지역 내 1등 동창회로 만들어 보자”고 힘을 실었다. 이상준(기계공학76) 명예회장, 박수영(공법82) 국회의원, 박성태(의학58) 원로동문, 오스카 츠요시 주부산일본총영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부 만찬이 이어진 뒤 3부 음악회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테너 석정엽(성악08), 소프라노 김승현(성악12) 동문의 무대와 피아노 4핸즈 연주가 무대를 채웠고, 베리타스 남성중창단과 관악세대 합창단의 열정적인 무대는 객석을 단숨에 하나로 묶어냈다. 마지막에는 모든 참석자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 해의 기억을 음악으로 감싸안았다.

행사 후 마지막 순서로 경품 추첨까지 이어졌고, 선물을 받지 못한 동문들에게도 수건과 제과 제품이 기념품으로 제공됐다. 돌아오는 KTX 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산지부는 단순한 동창회 조직이 아니라 세대를 잇고, 끊어진 관계를 복원하며, 각자의 삶에서 잊고 지냈던 ‘젊은 날의 얼굴’을 다시 꺼내 보게 하는 공동체였다. 그 중심에는 ‘함께 만드는 이야기’를 믿는 임원들의 열정이 있었다. 송년회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내년 부산지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