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호 2005년 11월] 기고 감상평
훌륭한 CEO의 역할 새삼 느껴
金 光 洙(ACAD 41기) 세울종합건설 회장
얼마 전 총동창회 편집부에서 원고청탁이 들어왔다. 순순히 수락은 했으나 막상 요청 공문을 받고 보니 걱정이 앞섰다. 왠고 하니 모교 교수 및 중견 언론, 방송인 29명이 논설위원으로 있고 매달 오프라인 10만부, 온라인 4만부를 발행해 28개 지방지부와 해외지부를 포함한 30만 동문에게 배포되고 있는 회보일진데, 어찌 떨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지난 9월호의 `동문기자 취재수첩' 코너에 실린 SBS 朱英珉기자의 본프레레 감독 관련 글을 읽으면서, 얼마 전 치러진 이란과의 축구 국가대표 경기가 떠올랐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변함없는 우정의 응원에 태극전사들은 화답이라도 하듯, 꽤나 버거운 상대 이란을 2대 0으로 격파했다. 본프레레 감독 퇴출 후 네덜란드 출신의 아드보카트 감독의 데뷔전이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의 모습을 보기 위해 전 국민의 눈과 귀는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쏠려있었다. 조원희라는 또 한 명의 `제2의 이영표, 송종국'을 발견하고서 우리 국민은 가슴 뿌듯했다. `그래 한국축구의 대명사인 악바리 근성이 바로 저 조원희 플레이야' `본프레레는 왜 조원희를 발굴 못했을까?' `선수들의 압박축구가 감독이 바뀌면서 살아나는 이유는 뭘까'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파주연습에 못 오게 하니깐 선수들의 플레이에 활력이 생기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일까? 선수들 숙소의 방 배정을 적절하게 바꾼 탓일까?' 의문의 물음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괜히 나를 바쁘게 한다. 왜 일까? 곰곰이 생각하니 새로운 감독의 군기잡기와 또다시 감독을 교체할 수 없다는 선수들의 굳은 각오가 어우러진 결과이리라. 이번에도 한국 축구는 능력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에 놀라운 변신을 했다. 훌륭한 CEO 역할에 대한 중요함이 새삼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한국팀이 이란을 꺾은 지 만 이틀 뒤인 10월 14일 본프레레 전 감독이 네덜란드 한 축구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데뷔전에 대해 악담과 축구협회와 협회 기술위원회, 심지어는 `한국축구는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등 한국 축구에 대한 저주까지 퍼부어 듣는 이로 하여금 영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업적을 재현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본프레레 감독님, 조금 섭섭한 점, 아니 아주 많이 섭섭한 점이 있더라도 옛정을 생각하여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우리 대한민국 축구팬들 그렇게 인간성 나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