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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호 2025년 11월] 뉴스 포럼

“환경 경영, 리스크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

“환경 경영, 리스크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
 
관악경제인회 ‘제1회 ESG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기문 환경대상 신설 계획 
풀무원·유한킴벌리·로지스올  
ESG 구체적 모범 사례 발표 

관악경제인회가 11월 4일 서울 시청역 인근 상연재 별관에서 ‘제1회 ESG포럼’을 열었다. 관악경제인회 ESG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한 첫 공식 포럼으로, 사전 신청 인원을 훌쩍 넘는 8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국내외 산업계의 핵심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포럼은 동문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속가능 경영의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 됐다.

조완규(생물48) 전 서울대 총장과 서병륜(농공69) 관악경제인회 회장, 박영안(경영72) 태영산선 대표, 이강덕(정치82) KBSN 대표, 임현숙(화학70) 삼성디자인학교 교수, 이종열(경영69) 김앤장 고문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장은 “ESG가 더 이상 대기업만의 과제가 아닌 모든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는 공감 속에 활기를 띠었다.

개회사에서 서병륜(농공69) 관악경제인회 회장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ESG 활동은 기업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자 공동 번영의 길”이라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사회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 포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기문 재단과 협력해 ‘반기문 환경대상’을 신설하고, ESG 우수 기업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 학술대회와 시상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병옥(해양80) 전 환경부 차관이자 관악경제인회 ESG위원장은 “기후 거버넌스의 축이 정부에서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제 기업이 ESG를 외면하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조차 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적인 캠페인이 아닌, 현장에서 ESG를 제도화해 온 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을 맡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는 단순한 이미지 제고가 아닌 자본시장의 구조 변화가 만든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1400조원을 운용하는 거대 투자자임에도 여전히 수익성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함께 고려하는 투자 철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양인목(임산가공82) 성신여대 교수의 주제 강연에서는 3M과 GE, 스웨덴 스칸딕호텔 등 해외 기업의 사례를 통해 “환경 경영이란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리스크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임을 강조했다. “현장의 직원이 낸 아이디어가 환경 개선과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며 “관심이 곧 실행력이고, 실행력은 지속가능성을 만든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유한킴벌리, 로지스올, 풀무원 세 기업이 산업별 ESG 실천 사례를 발표했다.

유한킴벌리는 1984년 시작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40년 넘게 국내외 산림 복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승필 지속가능경영본부장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으로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하는 숲을 복원했다”며 “생태계 회복과 지역사회 상생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유한킴벌리의 ESG 철학”이라고 밝혔다. 특히 폐지 재활용, 저탄소 제조, 여성 리더십 확대 등 사회적 가치 창출로 영역을 확장하며, ‘지속가능한 생활의 동반자’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로지스올은 물류 산업의 탄소 저감과 순환경제 구축을 목표로 한 ‘친환경 순환물류 시스템’을 소개했다. 다회용 포장박스(RRCC)와 전자 라벨을 도입해 포장재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AI 기반 물류 효율화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정동진 상무는 “로지스올의 ESG 전략은 물류라는 전통 산업에 기술 혁신을 더해 친환경 생태계로 확장하는 모델”이라며 “기업 간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바른먹거리’ 철학을 기반으로 식품 안전, 친환경 포장, 생태 보존을 통합한 ESG 모델을 제시했다. 지속가능 어업 인증 제품 확대, 플라스틱 감축, 채식 브랜드 ‘잇슬림’ 등 친환경 식문화를 선도하며, 기업 활동 전반에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고 있다. 오경식 상무는 “ESG는 별도의 경영 항목이 아니라 기업 정체성 그 자체”라며 “소비자, 지역사회, 환경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포럼은 세 기업의 발표 후 자유토론과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산업별 ESG 실천 현장을 생생히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며 “관악경제인회가 회원사들의 ESG 협력 네트워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관악경제인회 ESG위원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정기 세미나와 ESG 자문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문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송해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