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호 2025년 11월] 뉴스 포럼
“조선·피지컬AI·초전도체…빚내서라도 밀어주겠다”
“조선·피지컬AI·초전도체…빚내서라도 밀어주겠다”

구윤철 (경제82)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장관
세계 1위 기술 가능 사업에 올인
2026년 ‘잠재성장률 반등 원년’국민성장펀드 150조 마중물 될것
11월 13일 오전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은 이른 시간부터 동문들로 가득 찼다. 구윤철(경제82·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연이 예고되자 사전 신청 200여 석은 조기에 마감됐고, 현장에는 30·40대 젊은 동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연단에 오른 구윤철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숫자가 말해주는 명확한 사실”이라고 규정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고도성장 시기는 이미 지나갔고, 인구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 이제는 성장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입니다.”
그는 지난 7월 20일 경제부총리에 취임하면서 “성장률이 더 떨어지기 전에 반드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처절한 마음이 들었다”고도 고백했다.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 치렀던 관세 협상 과정 또한 회상하며 “그때도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 중국과의 수출·기술 경쟁은 그보다 훨씬 거센 파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부총리가 제시한 핵심 해법은 ‘산업경쟁력 초집중 전략’이다. 그는 “30개의 전략 산업을 선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그 가운데 10%만 세계 1등 기술을 확보한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AI, 피지컬AI, 초전도체, 차세대 배터리, 디지털헬스케어는 이미 성장성이 입증된 분야로 꼽았다. 조선AI 분야에서는 파고·풍향·조류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 항로를 계산하거나, 파도를 감지해 선박이 스스로 자세를 조절하는 자율운항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지컬AI 역시 실제 산업 공정과 물리 환경을 AI가 직접 제어·예측하는 분야로, 기존 AI버블 논란과 달리 LLM을 넘어서는 응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조선·해양, 반도체 장비 등 물리 기반 기술력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 꼽힌다.
그는 이어 초집중 성장 분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금 선택한 30개 전략 산업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정부가 사력을 다해 끌어올리겠습니다. 3개만 세계 1등을 만들어도 한국 경제는 다시 뛸 수 있습니다.” 구 부총리는 “이 부분만큼은 말 그대로 전력투구하겠다”고 덧붙이며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2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은 강연 후 김종섭 총동창회장이 고환율 문제 등에 질의하는 모습.
그는 이어 초집중 성장 분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금 선택한 30개 전략 산업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정부가 사력을 다해 끌어올리겠습니다. 3개만 세계 1등을 만들어도 한국 경제는 다시 뛸 수 있습니다.” 구 부총리는 “이 부분만큼은 말 그대로 전력투구하겠다”고 덧붙이며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2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은 강연 후 김종섭 총동창회장이 고환율 문제 등에 질의하는 모습.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산업 전체에 얇게 나누는 방식은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기 쉽다”며 “유망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민간의 혁신이 붙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 자금 75조원과 정부 주도의 첨단산업전략기금 75조원을 합쳐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 성장 펀드’를 조성해 초기 리스크를 국가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모멘텀을 되살리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구 부총리는 산업 전략과 함께 인재·지역·노동시장 등 경제 전반의 구조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혁신 기반 확충, 인적자본 투자, 노동시장 유연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정책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찬포럼에서는 젊은 동문들의 참여가 특히 활발했다. 최연소 참석자인 이현우(자유전공17) 동문은 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인사를 직접 만날 수 있어 뜻깊었다”며 “경제 흐름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은 황윤정(경영13) 동문은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 분야를 짚어줘 실무적으로 유익했다”며 “가족이 모두 연구자라 R&D 정책 변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강연 말미에서 다시 한번 책임감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경제는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2026년을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미래를 여는 데 산업 전략뿐 아니라 국가적 의지와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구 동문은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를 시작으로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위원회, 기획예산처, 청와대, 국제기구, 기획재정부 등에서 국가 전체 정책과 예산을 다루는 일을 담당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제2차관을 거쳐 2022년 국무총리 소속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경제부처 관료로서 청와대 인사비서관(국가 인사)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국가 종합상황관리)을 역임한 점이 이채롭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Madison) 공공정책 및 행정학 석사를 거쳐 중앙대학교 무역물류학과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책으로 ‘레볼루션 코리아’, ‘AI 코리아’ 등이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섭(사회사업66) 총동창회장, 유홍림(정치80) 총장, 이희범(전자67) 부영그룹 회장, 조완규(생물48) 전 총장, 서병륜(농공69) 관악경제인회장 등 주요 동문 인사들이 참석했다. 강연 종료 후 참석자들에게는 조찬과 구윤철 장관의 저서 ‘AI 코리아’가 제공됐다. 송해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