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호 2025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서울대 품으로 들어온 안양수목원, 인프라 혁신할 것
기획재정부 협의, 교육부 승인 안양수목원 무상 이전 받아
서울대 품으로 들어온 안양수목원, 인프라 혁신할 것


강병철 (원예86) 농업생명과학대학장
기획재정부 협의, 교육부 승인 안양수목원 무상 이전 받아
기후변화,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위기…. 전 지구적 난제가 농업생명과학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지난 120년간 식량난 극복과 농업생명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농생대)은 이제 디지털·AI 융합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 취임한 강병철(원예86) 학장은 취임 직후부터 굵직한 변화를 준비해 왔다. 농생대가 관리해 온 관악수목원의 무상 양여가 최종 확정된 이튿날 학장실에서 만난 그는 “교육·연구·산업을 연결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관악수목원은 기획재정부 협의와 교육부 승인을 거쳐 최종 무상 이전을 받았다. 최근 안양수목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학장 취임 소감과 함께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입니까?
“대학의 본령은 결국 인재 양성입니다. 농업생명과학 분야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전통 산업이면서도, 동시에 첨단 기술 접목이 요구되는 최전선에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 못지않게, 그들이 지속적으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결정된 관악수목원의 무상 양여를 비롯해 수목원·학술림·목장·농장 등 대규모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이를 연구·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농생대의 현황을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
“현재 농생대는 7개 학부, 17개 전공, 1개 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학부 정원은 연간 약 317명이며, 지난해 신설된 스마트시스템학과 정원이 100명 규모로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학부생은 1800여 명, 대학원생은 1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은 약 2500명입니다. 교수진은 약 120명이며, 평창캠퍼스에는 별도로 25명가량의 교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2003년 관악캠퍼스 이전 이후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왔고, 지난해 75동 융합관이 준공돼 사용 중이며, 2025년 5월에는 첨단 연구온실이 개관됐습니다.”
-글로벌 차원의 환경 변화가 농생대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기후 위기는 기존 품종과 재배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기후에 맞는 작물을 도입해야 합니다. 동시에 식량 안보는 생존과 직결되므로 농생대는 최전선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로봇, 빅데이터, AI 기반 스마트팜 같은 기술은 인구 감소와 농업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입니다. 농생대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수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설된 스마트시스템학과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AI와 데이터 기술은 도메인, 즉 농업과 접목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합니다. 스마트시스템학과는 이러한 툴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을 길러 각 도메인으로 확산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학생들을 대학원으로 연계해 다양한 농업 분야 연구에 투입하고, 연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국제 협력 전략도 강조하셨습니다.
“농업생명공학은 국내 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유럽연합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 참여를 비롯해 스웨덴 등 해외 대학과의 집단 연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개도국을 지원하는 ODA 사업도 중요합니다. 베트남 농업대학 설립 지원처럼, 한국이 과거 미국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환원할 차례입니다. 이는 상호 성장을 이끄는 순환 구조가 될 것입니다.”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경청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 각 학부 교수들과 직접 만나 현안을 청취하고, 주니어 교수들의 어려움에도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신설된 스마트시스템학과 학생들을 비롯해 학부생과 만남의 자리를 정례화해 학생들의 만족도와 진로 비전을 공유하려 합니다. 학부 연구생 제도를 확대해 조기 연구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입니다.”
-향후 10년 후 농생대의 모습은 어떤 그림입니까?
“와게닝겐 대학처럼 학문 발전이 산업을 견인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농업 연구의 허브로 성장해, 개도국과도 함께 발전하는 농생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교육, 연구, 산학협력의 선순환을 통해 농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농생대의 도전과 변화가 실현되려면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발전기금은 물론이고, 따뜻한 관심과 응원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동문 여러분의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강 학장은 원예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추 유전학 연구에서 세계적 성과를 거두었으며, 최근에는 딸기 품종 개발과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연구처장, 바이오클러스터 추진단장 등을 역임하며 대학 연구 제도 혁신에 앞장섰다. 송해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