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호 2025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김근태·박종철·황동혁 동문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발전공로상·사회봉사상도 수여, ‘경계를 넘어 세계로’ 슬로건
김근태·박종철·황동혁 동문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발전공로상·사회봉사상도 수여
‘경계를 넘어 세계로’ 슬로건
모교는 10월 14일 음악대학 예술관 콘서트홀에서 ‘개교 79주년·개학 130주년·관악 종합화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50년간 종합대학으로서의 성취를 기리고, 미래 50년을 향한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념식에서는 장기근속 교직원과 봉사 우수 학생에게 표창이 수여됐으며, 사회봉사에 기여한 동문에게 주는 ‘사회봉사상’, 모교 발전에 기여한 ‘발전공로상’, 모교의 이름을 높인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올해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에는 고(故) 김근태(경제65), 고(故) 박종철(언어84), 황동혁(신문90) 동문이 선정됐다. 김근태 동문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이름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길을 열었다. 박종철 동문은 군사정권 시절 고문으로 숨진 민주 열사로, 그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황동혁 동문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세계적 성공으로 이끌며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높였다. 창의적 연출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작품 세계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발전공로상’은 박종수(수의58) JJ Park Enterprises 회장, 손경식(법학57) CJ그룹 회장, 이내건(경제55)·이홍자(약학64졸) 콩힝에이전시 명예회장이 받았다. 박종수 동문은 모교 수의학 연구와 후학 양성을 위해 10억원을 출연했다. 손경식 동문은 기업 경영을 통한 사회적 기여와 함께 74억원에 이르는 기부로 장학사업과 연구를 지원해 왔다. 이내건·이홍자 동문은 해외에서 활동하며 13억 3천만원을 출연, 모교의 글로벌 위상 강화와 후배 세대 학문 활동을 후원했다.
‘사회봉사상’은 박영혜(불어불문61)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수상했다. 박 교수는 한국불어불문학회장, 프랑스문화예술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학문 발전에 기여했다.
기념식에서는 ‘종합화 50주년, 경계를 넘어 세계로’ 영상을 상영해 반세기 관악캠퍼스의 여정을 돌아봤다. 이어 단과대학과 대학원을 상징하는 27개 깃발이 무대로 입장해, 1975년 관악으로 모였던 순간을 상징적으로 재현했다.
사회를 맡은 이혜성(경영11) 아나운서는 “서울대 합격 때 정한 휴대전화 뒷번호 1946은 개교 연도이자 제 인생의 출발점이라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수상자 가족들의 소감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고(故) 김근태 동문의 부인 임재근 김근태재단 이사장은 “숨 막히는 고통 속에서도 사람을 믿었던 그의 믿음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그 정신을 끝내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고(故)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구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는 “아버지께서 생전 일기에 ‘나는 아직도 철이다’라고 적으셨다”며 “아들의 뜻을 잇겠다는 다짐이자, 민주주의와 인권의 이상을 여전히 품고 있다는 고백이었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모교 행사에 온 게 처음이라 조금 불편하다”며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의 조상우가 서울대 출신이지만 선한 인물만은 아니어서 학교가 저를 싫어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도 이런 상을 주셔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며 “이 상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예측 불가한 시나리오였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만이 아닌 삶으로도 모범을 보이며, 모교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해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