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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호 2005년 11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수출품목 다변화로 재도약할 때

金 仁 植(독문69 ­73) 한국국제전시장 사장

우리 경제의 주름이 좀처럼 펴지지 않는다.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경제뉴스의 대부분은 걱정거리 일색이다. 바로 이런 때에 성장을 지속하는 우리 나라 수출이 국가 전체 경제 측면에서 얼마나 큰 지지대가 되고 있는지.  우리 수출은 지난해 2천억불 시대를 열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연간 증가율 31%를 기록, 단숨에 2천5백억불이 넘는 수출을 일궈낸 것이다. 60년대 초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시작한 이래, 1964년 수출 1억불을 달성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우리들이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1억불 수출은 불과 3시간만에 해내고 있다.  우리 수출은 양적으로만 팽창한 것은 아니다. 수출을 처음 시작한 60년대 주요 수출품목은 죽세공품, 광목, 해산물 등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가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며 선박, 가전 등을 수출하기 시작했고, 90년대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과 같은 품목이 우리 수출품목의 상위에 올랐다. 수출 1천억불을 넘어선 것도 반도체 수출이 본격화된 이후 1995년이었다.  지금 우리 나라가 수출하는 품목을 보면, 무선통신기기, 플래시메모리, 자동차, LCD 모니터 등으로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고급 하이테크 첨단제품이다. 우리 수출이 40년만에 2천배가 넘는 양적 팽창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서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으며 수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빛나는 기록을 이어오는 우리 수출 역시 40년을 넘기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해야 할 듯 하다. 올해도 우리 수출은 순항을 거듭하며 약 2천8백억불 규모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30%가 넘는 성장률과 비교할 때 올해는 10%대 초반에 머물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수출품목이 대기업 위주인데다가 수출 Top 5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나 된다. 어느 한 품목의 시장여건이 나빠져서 수출에 지장을 초래하면, 전체 수출에 미치는 파급이 매우 큰 구조인 것이다. 우리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기도 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우리 기술과의 간격을 좁히고 들어오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신제품 개발과 품목 다변화는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들의 전략적인 해외 마케팅 활동은 우리 수출이 앞으로 할 일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자사 제품을 홍보하며, 심지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냄으로써 수출의 안정적 기반을 더욱 다져놓아야 한다.  변변한 자원도 없이 시작된 수출이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의 파고에서도, 뼈를 깎는 외환위기에서도 수출은 꿋꿋하게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되어왔다. 우리의 희망처럼 오는 2008년 경 수출이 4천억불을 넘어서면, 당당히 세계 8강 무역대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어려울 때 더욱 굳건함을 보여 주었던 수출인 만큼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