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호 2025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반세기 돌아본 전임 총장들…“서울대 지식이 국가 사회 전략자산으로”
전임 총장 3인이 전한 미래 비전
반세기 돌아본 전임 총장들…“서울대 지식이 국가 사회 전략자산으로”

종합화 50주년을 기념해 전임총장들과의 대담이 열렸다.왼쪽부터 유홍림 총장, 성낙인 전 총장, 성기학 회장, 선우중호·오세정 전 총장, 강원택 원장
전임 총장 3인이 전한 미래 비전
종합화 50주년을 기념해 10월 17일 우석경제관에서 ‘회고와 미래 비전: 전임 총장들에게 듣다’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1975년 관악캠퍼스로의 이전과 종합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50년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사에서 유홍림(정치80) 총장은 “관악 종합화는 단순한 캠퍼스 이전이 아니라 서울대가 진정한 종합대학으로 거듭난 계기였다”며 “서울대의 50년은 곧 대한민국의 발전사와 함께했다”고 말했다. 반기문(외교63)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은 영상 환영사를 통해 “국가미래전략원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실질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가 열린 우석경제관 건립을 후원한 성기학(무역66) 영원무역 회장도 참석해 “우석경제관이 학문과 세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모교의 새로운 50년을 응원했다.
이어 박인권(물리92) 대학혁신센터장이 ‘데이터로 본 서울대학교의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서울대는 1975년 종합화 이후 학문·인재·연구·사회공헌의 모든 영역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은 2022년 설립 이후 복합 위기 대응 연구를 수행해온 서울대의 싱크탱크로, 이날 행사 운영과 기획을 맡았다.
본격적인 대담에는 21대 선우중호(토목59), 26대 성낙인(행정69), 27대 오세정(물리71) 전 총장이 함께했다. 세 전직 총장은 각자의 재임 시기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진솔하게 제시했다.
선우중호 전 총장은 “대학의 본래 기능은 인재 양성에 있다”고 단언했다. “연구 성과는 수치로 드러나지만 교육의 성과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교육비 비중이 여전히 낮은 현실을 돌아보고, 인재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낙인 전 총장은 서울대의 역사와 정체성을 화제로 꺼냈다. “서울대 초대 총장 미국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운을 떼며 “미군정 시절 주한 미군중 박사 학위자를 임명해 출범한 것이 서울대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대 건물이 한때 대학로 미라보 다리 건너에 있었고, 종합대학이 된 이후에도 단과대의 전통과 자율성이 여전히 강한 것이 서울대의 특징”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또 “그 자율성이 서울대의 다양성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전체의 통합적 리더십을 약화시킨 측면도 있다”며 “이제는 독립성과 협력이 공존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정 전 총장은 서울대의 미래 역할에 주목했다. “국가미래전략원이 대한민국의 정책 방향을 주도하는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서울대는 국가가 직면한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과학기술·인문·사회가 함께 해법을 제시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구 감소와 AI 시대의 도래 속에서 교육의 내용과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 학생의 다수가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며 융합형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원택(지리81)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이번 대담은 서울대의 50년을 회고하면서 미래 50년의 좌표를 그리는 자리였다”며 “서울대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국가와 사회의 전략 자산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송해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