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호 2005년 11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100% 참여하는 풀뿌리 기금
서울대 모임은 잘 안 된다, 또는 서울대 모임은 힘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제 확실히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할 기회가 있었다. 바로 지난 10월 16일(일요일)의 총동창회 홈커밍데이 겸 서울대 가족 친목 등산대회 모임이었다. 예년보다 훨씬 많은 6천명의 동문과 그 가족들이 모였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안양 농생대 수목원까지 약 1시간 거리의 등반코스는 이날 서울대인들의 행렬로 가득 찼다. 특히 푸짐하고도 정겨운 행사가 벌어진 관악산 남쪽 기슭, 농생대 수목원은 온종일 웃음과 박수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감동적인 장면은 鄭雲燦총장에 대한 동문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와 격려였다. 도대체 무엇이, 평소 조용하던 서울대 졸업생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을까. 그것은 이심전심이었다. 많은 동문들은 언젠가부터 심해지기 시작한 터무니없는 서울대 표적시비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그리고 鄭총장이 지난 10월 14일 개교 59주년 기념식에서 이제 대학의 자율성은 허울조차 남아 있지 않다며 잘못된 교육정책을 통렬하게 질타한 용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날 축사에서도 그의 소신은 계속되었다. 대학의 자유와 자율성을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분투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사방에서 鄭雲燦 화이팅!을 외치는 환호와 격려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는 이날 서울대 자연대 대부분의 전공이 세계 20~30위권에 진입했다며 머지 않아 서울대를 세계 일류대학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역시 문제는 재원의 부족이다. 정부의 지원금도 10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한다. 하버드나 예일대의 발전기금은 고사하고 연․고대나 이대 등 국내 대학과 비교해도 형편없다고 한다. 어떤 대학은 개교기념일에 수십억원을 모았는데 내년에 60주년을 맞는 서울대의 실적은 어떠할지. 鄭총장은 서울대 동문들이 100% 참여하는 풀뿌리 기금, 거기서부터 세계 일류대학의 역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멀리 태평양을 건너온 백발의 동문들도 주목을 끌었다. 그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젊은 날의 추억과 함께 모교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배어 있었다. 80에 접어든 어느 1회 재미동문은 동창생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매년 시행되는 이 행사가 만남의 광장이 되고 서울대인들의 결의를 다지는 날이 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물방울이 모여서 내를 이루듯이, 아니 물방울이 떨어져 돌을 뚫듯이 우리의 모임은 커져야 하고 강해져야 한다. 해방이후 역사의 고비마다 포효했던 서울대의 기개,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이 나라를 일으켜 세웠던 서울대인들의 정열이 다시금 필요한 때다. 〈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