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호 2025년 9월] 뉴스 본회소식
동창회 장학금 국내 최대…2학기에도 22억원
“장학금은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신뢰와 기대”
동창회 장학금 국내 최대…2학기에도 22억원

8월 27일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대총동창회 2학기 장학금수여식에서 771명에게 21억84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은 전달식 전 출연자와 장학생들의 국민의례 모습.
2025학년도 2학기 장학금 수여식
재단법인 관악회(이사장 김종섭)의 장학금 규모가 올해 42억원에 이르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악회는 2025학년도 2학기 재학생 771명에게 총 21억 8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1학기 지급액을 합하면 올해 장학사업 규모는 장학생 1500여 명, 총 42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일 대학 동창회가 지급하는 장학금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8월 2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 무궁화홀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는 기부자 동문과 내빈, 장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장에 입장하는 기부자들을 향해 장학생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수여식 내내 선후배 간의 끈끈한 연대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번 학기 장학생은 학부생 632명, 석사과정 84명, 박사과정 24명, 석·박사 통합과정 31명으로 총 771명이다. 성적 우수자뿐 아니라 학생회 임원, 동아리 회장, 운동부 주장 등 교내 활동에 앞장선 재학생들도 포함됐다. 이는 장학금이 단순한 학업 성취를 넘어 공동체 활동과 리더십까지 격려하는 취지임을 보여준다. 이번 학기는 1학기보다 60여 명이 늘어나 역대 최다 인원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장학금은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신뢰와 기대”
성적·리더십·공동체 활동 지원
누적 장학생 2만 명 529억원
장학생들 “선순환에 동참할 것”
출범 초기 소규모로 시작한 장학금 사업은 지난 40여 년 간 계속 확대돼 현재 매년 1500명 이상의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 마포의 장학빌딩에서 나오는 임대수익금이 밑바탕이 됐다. 단일 대학 동창회가 이처럼 안정적인 재단 수익과 기부금으로 장학 체계를 운영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다.
김종섭(사회사업66)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장학금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신뢰와 기대”라며 “강의실에만 머무르지 말고 취미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생을 배우라”고 당부했다.
유홍림(정치80) 총장은 격려사에서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이번 장학금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여러분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선배들의 기대가 담긴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기부자들은 직접 단상에 올라 장학증서를 수여하며 후배들과 마주했다. 홍상욱(원예83) 상산학원 이사장, 정홍일(경영05) 홍인 대표, 정충시(화학72) 세진에이엠 대표, 윤철종(보건87) 보건대학원동창회 부회장, 조기호(화학교육54) 기호물산 회장과 부인 이영자(생물교육56) 동문, 성백전(토목52) 케이씨아이 회장, 박호전(경영62) 삼덕 회장, 문현경(식품영양71) 생활과학대학 동창회장, 민수정(회화62) 미술대학 동창회 사무국장, 송경희(식품영양74) 명지대 명예교수, 이기방(영어교육59) 기소장학재단 이사장, 이종영(기계53) 원양통신 대표, 김영기(법학54) 전 롯데삼강 감사, 이도영(의학63) CM병원 이사장과 이윤경(간호65) 행정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학생들을 격려했다.
송경희 동문은 하버드 MBA 과정 중인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해외 장학제도의 특징을 언급했다. 송 동문의 자녀 노유나 씨는 “하버드에서는 장학생 선발 시 단순한 학업 성취를 넘어 사회 환원 의지와 공공서비스에 대한 헌신을 꼼꼼히 본다. 리더십과 나눔 경험, 졸업 후 사회적 기여 계획까지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서울대총동창회의 ‘선순환 철학’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장학생들의 목소리에는 감사와 책임감이 묻어났다. 전교윤(생물교육23) 씨는 “직접 기부자님을 뵈니 거룩한 부담감이 든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고, ROTC 후보생 이지현(산림과학22) 씨는 “총 4학기 장학금을 받았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다.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해 서울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성실히 생활하겠다”며 “언젠가 후배들에게 이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주희(응용생물화학22·여자배구부 주장) 씨는 대표로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학업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수여식에 이어 홍채린(성악16) 동문과 김서원(성악20) 학생이 ‘Time to Say Goodbye’와 ‘You Raise Me Up’을 선보이며, 수여식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행사 말미, 기부자들이 퇴장하는 길목마다 장학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는 금전적 지원을 넘어, 선배들의 마음이 후배들의 미래로 흘러 들어가는 ‘유산’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멈추지 않는 박수는 곧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길이 되겠다’는 다짐처럼 울려 퍼졌다.
1980년부터 2025년 2학기까지 관악회 누적 장학생은 2만 1200명, 지급액 누계는 529억원에 이른다. 관악회는 앞으로도 학업 성취와 더불어 공동체 정신과 리더십을 실천하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며 선순환의 가치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송해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