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호 2025년 7월] 문화 동아리탐방
52년간 1000명 회원 배출…아날로그로 청춘을 인화하다
동아리 탐방
중앙사진동우회 영상
52년간 1000명 회원 배출…아날로그로 청춘을 인화하다

지난 6월초에 열린 신입 중도전은 총 16개의 작품을 전시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중도전 현장에서 남긴 ‘영상’ 회원들의 기념촬영
봄 축제에 참가중인 사진동우회 회원들
“셔터 한 번의 무게 다시 배워”
보수적 전통 속 따뜻한 결속력
중앙사진동우회 ‘영상’은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1975년 ‘청사회’와 ‘포토아트’라는 두 사진 동아리의 합병으로 출발한 이 동아리는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의 정회원을 배출하며 긴 세월 동안 카메라 셔터 소리로 청춘의 순간들을 기록해 왔다.
초대 회장은 생태학자로 유명한 최재천(동물73)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자연과 생명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은 동아리의 창립 철학과도 맞닿아 있으며, 그 정신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상’은 사진을 찍는 데 그치지 않고, 보존과 기록의 가치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보수와 전통을 중시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문화를 간직해 왔다. 기업의 스폰서십이나 재정 지원 협업을 거절하며, 회원들의 재능기부 강요나 희생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원칙이다. 정상호(첨단융합24) 회장은 “사진 활동 본연의 의미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칙때문에, 동아리는 자발적 회비와 선배들의 후원으로 꾸려지고 있다.
‘영상’은 매년 △신입 중도전 △여름 정기전 △신인전 △속보전 등 네 차례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 중 올여름 열리는 여름 정기전은 6m에 달하는 대형 파노라마 사진, 노래 가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사진 등 다섯 개 주제를 중심으로 준비 중이다. 정상호 회장은 “각 주제는 한 달 넘게 이어진 토론을 거쳐 정했다”며 “사진전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가 동아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매달 정기 출사, 이달의 사진 선정, 세미나, 요일별 분반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부원들끼리 교류하고 소통할 기회가 많다. 동아리 내에는 ‘천분의 일초’라는 이름의 음악 밴드가 있어 홍대 클럽에서 무대에 서기도 하고, ‘노폰 출사팀’을 만들어 터미널 사물함에 휴대폰을 보관한 채 즉흥적인 장소로 출사를 떠나기도 한다.

봄 축제에 참가중인 사진동우회 회원들
동아리 내부는 회장단, 출사부, 편집부, 학술부, 총무부, 회계부, 암실부 등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임원진은 고되지만 보람을 느낀다. 정 회장은 “신입회원이 동아리 안에서 좋은 기회를 경험하도록 돕기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과 전시를 준비한다”며 “연속되는 헌신이 ‘영상’의 전통”이라고 했다.
특히 필름 카메라와 암실 현상, 인화 과정은 ‘영상’의 상징적 활동이다. 디지털 사진이 보편화된 시대지만, 필름 카메라의 불편함 속에서 셔터 한 번의 무게를 다시 배우게 된다. 회원들은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직접 인화하며 사진의 본질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때의 놀라움과 가르침도 크다. 정 회장은 “필름 사진을 찍고 인화하는 수고로움 덕분에 한 컷의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시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봄 축제 기간에는 ‘청춘 사진관’ 부스를 열어 방문객에게 직접 촬영과 출력 체험을 제공하고 자체 제작한 다양한 프레임으로 추억을 선사했다. 영상은 2년마다 홈커밍 데이를 열어 선후배 간 유대를 이어가며, 선배들이 기탁한 후원금으로 동아리의 자율적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은 8월 12일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선아트스페이스에서 여름 정기전을 연다. 이들은 사진으로 남기는 청춘의 기록과 기억을 관람객과 나누기 위해 마지막 준비에 한창이다. ‘영상’은 앞으로도 필름 암실 교육과 다양한 출사, 세미나, 전시를 이어가며 사진 본연의 의미와 공동체 정신을 지켜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사진은 결국 시간의 기록이자 우리가 날려버리기 쉬운 순간들을 붙잡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송해수 기자
중앙사진동우회 영상
52년간 1000명 회원 배출…아날로그로 청춘을 인화하다

지난 6월초에 열린 신입 중도전은 총 16개의 작품을 전시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중도전 현장에서 남긴 ‘영상’ 회원들의 기념촬영
봄 축제에 참가중인 사진동우회 회원들
“셔터 한 번의 무게 다시 배워”
보수적 전통 속 따뜻한 결속력
중앙사진동우회 ‘영상’은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1975년 ‘청사회’와 ‘포토아트’라는 두 사진 동아리의 합병으로 출발한 이 동아리는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의 정회원을 배출하며 긴 세월 동안 카메라 셔터 소리로 청춘의 순간들을 기록해 왔다.
초대 회장은 생태학자로 유명한 최재천(동물73)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자연과 생명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은 동아리의 창립 철학과도 맞닿아 있으며, 그 정신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상’은 사진을 찍는 데 그치지 않고, 보존과 기록의 가치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보수와 전통을 중시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문화를 간직해 왔다. 기업의 스폰서십이나 재정 지원 협업을 거절하며, 회원들의 재능기부 강요나 희생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원칙이다. 정상호(첨단융합24) 회장은 “사진 활동 본연의 의미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칙때문에, 동아리는 자발적 회비와 선배들의 후원으로 꾸려지고 있다.
‘영상’은 매년 △신입 중도전 △여름 정기전 △신인전 △속보전 등 네 차례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 중 올여름 열리는 여름 정기전은 6m에 달하는 대형 파노라마 사진, 노래 가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사진 등 다섯 개 주제를 중심으로 준비 중이다. 정상호 회장은 “각 주제는 한 달 넘게 이어진 토론을 거쳐 정했다”며 “사진전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가 동아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매달 정기 출사, 이달의 사진 선정, 세미나, 요일별 분반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부원들끼리 교류하고 소통할 기회가 많다. 동아리 내에는 ‘천분의 일초’라는 이름의 음악 밴드가 있어 홍대 클럽에서 무대에 서기도 하고, ‘노폰 출사팀’을 만들어 터미널 사물함에 휴대폰을 보관한 채 즉흥적인 장소로 출사를 떠나기도 한다.

봄 축제에 참가중인 사진동우회 회원들
동아리 내부는 회장단, 출사부, 편집부, 학술부, 총무부, 회계부, 암실부 등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임원진은 고되지만 보람을 느낀다. 정 회장은 “신입회원이 동아리 안에서 좋은 기회를 경험하도록 돕기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과 전시를 준비한다”며 “연속되는 헌신이 ‘영상’의 전통”이라고 했다.
특히 필름 카메라와 암실 현상, 인화 과정은 ‘영상’의 상징적 활동이다. 디지털 사진이 보편화된 시대지만, 필름 카메라의 불편함 속에서 셔터 한 번의 무게를 다시 배우게 된다. 회원들은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고 직접 인화하며 사진의 본질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물이 나올 때의 놀라움과 가르침도 크다. 정 회장은 “필름 사진을 찍고 인화하는 수고로움 덕분에 한 컷의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시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봄 축제 기간에는 ‘청춘 사진관’ 부스를 열어 방문객에게 직접 촬영과 출력 체험을 제공하고 자체 제작한 다양한 프레임으로 추억을 선사했다. 영상은 2년마다 홈커밍 데이를 열어 선후배 간 유대를 이어가며, 선배들이 기탁한 후원금으로 동아리의 자율적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은 8월 12일부터 일주일간 인사동 선아트스페이스에서 여름 정기전을 연다. 이들은 사진으로 남기는 청춘의 기록과 기억을 관람객과 나누기 위해 마지막 준비에 한창이다. ‘영상’은 앞으로도 필름 암실 교육과 다양한 출사, 세미나, 전시를 이어가며 사진 본연의 의미와 공동체 정신을 지켜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사진은 결국 시간의 기록이자 우리가 날려버리기 쉬운 순간들을 붙잡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송해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