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살던 자택 헐고 ‘예술의 기쁨’으로… 김남조 시인의 특별한 기부
‘충무공 동상이 보이던 마당’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원로 시인 김남조(金南作, 국어교육 47-51) 동문이 30년 가까이 거주하던 자택을 허물고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인근에 위치한 이 주택은 김 시인이 조소가이자 남편인 고(故) 김세중(조소 50졸) 동문과 함께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김 시인은 과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이곳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마당에 서면 남편이 조각한 광화문 앞 충무공 동상이 멀리 바라보이던 곳이기도 하다.
이제 그 자리에는 ‘예술의 기쁨’이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이 들어섰다. 연면적 약 770제곱미터(약 233평) 규모의 2층 건물에는 대강당, 전시실, 휴게실, 소공연장 등이 마련돼 예술가와 관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시인은 “언제든지 예술인들이 저렴한 대관료로 공간을 활용하고, 관객들도 상시로 전시와 시 낭송회를 즐기며 따뜻한 감성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며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 공간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남조 시인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기부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한 예술가의 삶과 예술혼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자리를 후배 예술인들에게 내어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나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