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6호 2015년 5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정준 벤처기업협회장, 연매출 1조 ‘벤처’ 수백 개 나오도록 생태계 조성
연매출 1조 ‘벤처’ 수백 개 나오도록 생태계 조성
KT연구원 시절 ‘쏠리드’ 창업… 중견업체로 성장시켜
정준(전자공학 82-86) 벤처기업협회장 인터뷰
“이제는 많은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는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훌륭한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그중 다수가 대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창업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4월 28일 성남 판교의 쏠리드 사옥에서 만난 정준(전자공학 82-86) 벤처기업협회장의 일성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제11대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선출됐다. 협회는 1995년 설립된 단체로, 벤처기업 간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 회장은 서울대 졸업 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KT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쏠리드’를 창업해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창업의 실패 비용 줄이고, 보상은 늘려야”
정 회장은 청년들의 직업 선호도를 언급하며, 벤처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벤처가 성장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유입돼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적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해도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이 적다면 누가 도전하겠습니까? 실패 비용을 줄이고 성공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협회의 중요한 미션입니다.”
젊은 세대에 대한 쓴소리도 곁들였다.
“평균 수명이 백세에 가까운 시대입니다. 지금의 안정적인 직장이 앞으로도 그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자신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찾고, 꾸준히 창조적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벤처 창업 역시 그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길”
정 회장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선도자로서 벤처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추격형 경제(fast follower)에서 이제는 선도형 경제(first mover)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 육성은 한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경제 성장의 물꼬를 벤처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민들은 한국에서도 제2의 구글, 아마존과 같은 세계적 벤처기업의 탄생을 기대한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글로벌화는 한국 벤처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며 “기업의 시작부터 세계 시장을 고려한 전략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로벌한 시각을 갖도록 교육하고, 기업 설계도 그런 기준에 맞춰야 합니다. 중국의 창업 열풍도 의식은 하되, 특정 국가보다는 전 세계 시장을 아우르는 시야로 접근해야 합니다.”
“INKE 중심의 글로벌 진출 지원”
정 회장은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으로 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INKE)를 소개했다. INKE는 전 세계 48개국, 80여 개의 지부를 보유하고 있으며, 협회는 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인 전문가들과 국내 기업을 연결하고,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을 협회가 맡겠습니다.”
“1천억 벤처를 넘어 1조 벤처 시대로”
2024년 1월 기준, 국내 벤처 인증 기업 수는 3만 개를 넘었다. 연매출 1천억 원 이상 기업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멀지 않은 미래에 ‘1조 벤처’가 수백 개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벤처기업은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분배 문제 해결까지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저는 그 목표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