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호 2015년 4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예비 법조인 현동무 동문, “묻지 마 살인마”에 맞서 범인 검거 도와
“묻지 마 살인마”에 맞서 범인 검거 도와
“강자가 약자를 보호해야 정의로운 사회”
예비 법조인 현동무 동문
최근 수원 광교산 ‘묻지 마 살인’ 현장에서 예비 법조인인 현동무(법학 03-11) 동문이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6일, 광교산에서 70대 노인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질환자로 의심되는 40대 남성이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었다. 범인은 다른 노인을 가격해 부상을 입혔고, 흉기로 등산객들을 위협하며 도주 중이었다. 당시 등산을 하던 현 동문이 상황을 파악하고 범인을 추격했다. 신고를 받고 급히 올라온 경찰도 합세했다. 등산로가 아닌 능선으로 도주하는 범인을 잡기란 쉽지 않았지만, 법대 산악반(한오름) 출신인 현 동문이 끝까지 추격해 경찰이 바로 검거할 수 있도록 도왔다.
로스쿨 졸업, 5월 군법무관 입대
3월 초 관악캠퍼스에서 만난 현 동문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부모님이 늘 오르시던 등산로라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사건이 더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바로 몸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오전 9시 30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등산객 대부분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었어요. 올라가는데 어떤 분의 얼굴이 피투성이더라고요. 그런데 누구 하나 범인을 잡을 생각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칼을 들고 위협한다는 얘기를 듣고, 잡으러 간다고 하자 말리시더라고요. 더 큰 일이 나기 전에 막아야겠다 싶어 뛰어올라갔죠. 올라가 보니 범인은 칼이 아닌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있었고, 다부진 체격에 나중에 알고 보니 군 하사관 출신이었어요. 가까이 다가가기는 위험해, 하산하던 분들께 ‘내려오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한 할아버지께서 이어폰을 끼고 내려오다 경고를 못 듣고 범인과 마주쳤고, 결국 머리를 몽둥이로 가격당했습니다. 그 순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지금도 남습니다.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어요.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주하는 범인을 쫓아갔습니다.”
현장에서 범인을 잡고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지만, 죄책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며칠간은 멍한 상태로 지냈고, 노숙자만 봐도 몸이 움츠러들었다고 한다.
“‘이런 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구나’ 싶었어요. 이 이야기를 친한 누나에게 했더니, 여자들은 일상적으로 그런 위협을 느끼며 산다고 하더군요. 이 사건을 겪은 뒤, 직접적인 피해자 외에도 충격적인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의 치료 필요성과 여성 보호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현 동문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선도부 등 군사문화 잔재가 남아 있던 학교에서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던 선배들에게 대들었고, 학생회비를 횡령하던 동아리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너무 나선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이상을 현실로… 서울대인의 역할”
“얼마 전 친구들과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남녀가 다투다 남자가 병을 깨더라고요. 친구들과 함께 제지했습니다. 고1 때부터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배웠어요. 그것을 위해 법이 필요한 거고요. 그 법에 대해 배우고 싶어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모교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거칠고 엉성했던 생각들을 다듬어 나갔다. 당시 안경환, 김도균, 송병열 교수가 공동으로 강의하던 ‘법학개론’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세 분 교수님을 통해 법조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200명의 동기들과 함께 들었지만 토론은 활발했죠. 그 친구들과 밤새워가며 존 롤스의 『정의론』,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등을 토론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서울대가 제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현 동문은 성균관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변호사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후에는 군법무관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어떤 변호사가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어요. 공동체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야겠죠. 저는 법조인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성직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부패하면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법조인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정도전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들고 있던 그에게 “정도전은 어떤 인물인가”를 묻자, 그는 “이상을 현실로 만든 분”이라고 답하며 “서울대인의 역할도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