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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호 2013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송파구 자원봉사센터 박순태 단장 1만 시간 자원봉사로 ‘소나무금상’ 수상 영어 번역 …다문화 가족에 한글 가르쳐

화제의 동문



송파구 자원봉사센터 박순태 단장

1만 시간 자원봉사로 ‘소나무금상’ 수상
영어 번역 …다문화 가족에 한글 가르쳐

서울 송파구 자원봉사센터는 1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자에게 매년 ‘소나무 금상’을 수여한다. 박순태(경제56-62) 동문은 2002년부터 7년간 1만 시간의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 2009년 12월 송파구민회관에서 소나무 금상을 받았다.

영어봉사단·국제언어문화봉사단·중국어봉사단·송파 바른선거시민모임 봉사단 단장을 역임한 박 동문은 현재 송파구 자원봉사센터 ‘사랑과 우정 나눔 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봉사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박 동문은 “봉사를 하다 보면 당연히 이런저런 경비가 소용된다. 그런데 거기서 내 돈이 들어간 것에 대해 아까워하면 안 된다. 또 시간을 많이 뺏기지만 봉사로 인해서 여기서 얻는 성취감, 보람, 만족도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부산지점장·조사역 지내

박 동문은 한국은행에서 33년간 국고부 차장, 부산지점장, 조사부 조사역 등을 맡아 다방한 업무를 수행했다. 은행 고위 간부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은퇴 후 처음 봉사 활동을 접했던 때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퇴직 후에 등산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녀봤지만 조금 무료함을 느꼈습니다. 고위 간부 출신이라고 하면 퇴직하고도 목에 힘 주고 다니는데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생산적인 노후를 보낼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송파구 자원봉사센터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당시에 구청 행사를 외국에 홍보하는 번역 봉사의 기회가 있었는데 제 능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영어 실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보람도 느끼고 다양한 친구를 사귀면서 자원봉사에 천천히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박 동문은 2005년 ‘국제언어문화봉사단’을 창립해 다문화가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결혼이민자들이 주변에 얼마나 있을까 했는데 신문 보도가 나간 후 여기저기서 전화 문의가 들어왔고 학생들이 찾아왔습니다.”며 창립 당시를 말하는 그에게 자원봉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물었다.

“외국인 며느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하고 어색해하다가 6개월쯤 지나니 긴장했던 표정들이 사라지면서 본인들끼리도 한국말로 대화하고, 자원봉사자들과도 잘 통하고 강의실에 와서 조금씩 즐기는 모습을 볼 때 참 보람됨을 느꼈습니다.”


박 동문은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꾸준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저 역시 사람인지라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며칠 쉬어보기도 했는데 ‘기왕에 이만큼 했으니까 도중에 그만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를 통해 내 시간도 유익하게 보내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다 보니 자연스레 건강 관리도 됐습니다. 이 활동을 안 했더라면 자칫 우울증이 올 수도 있는 은퇴자의 삶이었는데, 규칙적으로 밖에 나와서 봉사할 거리가 있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사회에서 은퇴한 후에 특별한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노년층이 많다. 그는 자신처럼 은퇴 후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노년층에게 시작 방법을 권했다.

“요새는 거주지 인근 주민센터마다 상담센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을 찾아가 보면 어떤 봉사를 할 것인가부터 ‘이런 준비를 하고 나와라’, ‘언제 봉사 일정이 있으니까 나오면 된다’ 등등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이 나와서 며칠 해보고 ‘나하고 안 맞다’, ‘까다롭다’ 하면서 그만두는 실정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하나둘씩 경험을 쌓아간다면 자원봉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센터서 자원봉사 방법 알려줘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권이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41위권을 기록하며 두 지표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원봉사를 지금보다 더 활성화시키고 사회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가 돼야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도 경제 규모에 걸맞게 올라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의 대중화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 중 하나입니다.”

박 동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예전같이 왕성한 자원봉사는 조금 힘들겠지만, 기부봉사·후원위원회 등을 잘 이끌어갈 생각입니다. 더불어 자원봉사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원봉사 냉담자’와 ‘초보자’들에게 멘토로서 제 경험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저처럼 소나무 금상을 수상한 자원봉사 유공자들의 리더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그분들의 사후 관리를 위한 밑바탕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