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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호 2013년 9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김예동(지질과학 73-77) 극지연구소장 남극 대륙 진출 본격화… “코리안 루트 개척, 연구 거점 확보”

화제의 동문

김예동(지질과학 73-77) 극지연구소장
남극 대륙 진출 본격화… “코리안 루트 개척, 연구 거점 확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KOPRI)가 지난 7월 31일 제4대 소장으로 김예동(지질과학 73-77) 동문을 선임했다. 2004년 설립된 극지연구소는 남극과 북극을 무대로 대기, 빙하, 생물자원 등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종합 연구를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극지 전문기관이다.

초대 소장을 지낸 김 동문은 “연구 규모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제2의 설립이라는 각오로 인프라 구축과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연구의 전진기지

김 소장은 극지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기후변화의 열쇠는 극지에 있다”고 단언한다. “온대 지역의 기온이 100년간 0.7도 상승했다면 극지는 2~3도 상승했다”며, “극지는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할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기후뿐만 아니라, 북극항로 개척과 에너지 자원 탐사, 극지 생물을 활용한 신약·화장품 개발 등도 우리 삶과 밀접한 연구 주제다. 예를 들어, 남극 식물에서 추출한 자외선 차단 성분이 상용화된 사례는 대표적인 응용 연구다.

국제 경쟁 속 인류 공영 가치도 강조

현재 남극에는 20개국이 40여 개의 상주기지를 운영 중이며, 국가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김 소장은 “극지연구는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공익 연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기반이 없는 개발도상국을 대신해 극지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1983년 미국 유학 시절 지도교수의 권유로 한국인 최초로 남극을 방문했다. “사방이 하얀색과 파란색뿐이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지금까지 30차례 이상 남극을 오갔다.

“극지는 한 번 가면 계속 가게 되는 인연”

김 소장은 남극과 북극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남극은 상상을 불허하는 거인 같고, 북극은 여성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극지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고립감을 꼽으며, 밤이 가장 긴 동지(Midwinter)에는 각 기지마다 축제를 열어 심리적 스트레스를 덜기도 한다고 전했다. 부인 신순해(영어교육 81졸) 동문과의 연말연시를 대부분 떨어져 지낼 정도로 남극은 그의 삶과 일상이 됐다.

코리안 루트의 시작, 장보고기지

1988년 세종기지 건립 이후 북극 다산기지를 세운 극지연구소는 남극 대륙 내륙 진출을 위한 ‘코리안 루트’ 구축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2009년 진수한 쇄빙선 아라온호와 2024년 3월 완공을 앞둔 장보고기지는 이 목표를 위한 핵심 인프라다.

“옷도 입고 신발도 갖춘 셈입니다. 장보고기지는 앞으로 극지 연구의 새로운 시작점입니다.”

지질과학에서 극지외교까지

모교 지질과학과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마친 김 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초대 극지연구소장, 남극대륙기지건설단장, 아시아극지포럼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5년 ‘올해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극지를 향한 그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