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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호 2020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4년치 일 1년 안에 해내겠다”

홍영표 전 원내대표 수석보좌관 거쳐 비수도권 유일 30대·대전 최연소 당선
“4년치 일 1년 안에 해내겠다”
장철민(정치02-06)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홍영표 전 원내대표 수석보좌관 거쳐
비수도권 유일 30대·대전 최연소 당선

“어리바리하면 안 되죠. 4년 금방입니다.”
‘초선답지 않다’는 소문 그대로였다. 만 36세에 대전 동구에서 첫 금배지를 단 장철민(정치02-06)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수도권 유일의 30대 국회의원이자 학부 출신 21대 동문 의원 중 최연소인 그의 이력은 단순하되 깊다. 정치를 전공하고 7년 반 동안 국회 보좌진으로 일하며 오로지 정치에서 뼈가 굵었다. 요즘 드문 여의도 엘리트 코스다. “4년치 일을 1년 안에 해내겠다”고 말하는 자신감의 근거가 여기 있다. 
5월 28일 개원 준비가 한창인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백팩을 메고 마주치는 사람들과 허물없이 인사하는 모습이 쭉 이곳에서 일한 이다웠다. “어려서부터 ‘역사의 현장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전공 선택에 영향을 줬죠. 학생운동이 약해진 세대다 보니 저도 재학시절 학생정치는 하지 않고 학회와 사회대 ‘한길반(사회복지학과 과반)’ 활동만 했습니다. 그러다 정치를 직업 삼겠다고 마음먹은 후엔 국회에 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다녔어요.”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대학생 명예보좌관 등을 거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중 보좌진 공채에 합격해 꿈을 이뤘다. 19대 홍영표 의원실에 7급 비서로 합류, ‘일 잘한다’ 소리 들으며 비서관과 보좌관으로, 홍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가 되자 2급 정책조정실장까지 고속 승진했다. 각종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번뜩이는 순간을 만들어낸 공신이다. 184cm의 훤칠한 키, 워커홀릭인 면모에 드라마 ‘보좌관’ 주연 이정재의 실사판으로도 불렸다. 
출마를 결심한 것은 “결정하고 책임지는 선수로 뛰고 싶어서”였다. 청년 정치에 대한 목마름도 컸다. 현실 정치의 복판에서 일찌감치 정무 감각을 몸에 익힌 자신이 앞장서 보여줄 것이 있다고 믿었다. “정치에서 스펙 쌓기가 취준생 스펙 쌓기만큼 어렵습니다(웃음). 당에서 보좌진을 했더라도 외부에서 스펙을 만들어 와야 정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죠. 저처럼 당에서 성장하고, 훈련받은 사람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실패해도 의미 있을 것 같았어요. ”
대전에서 나고 자라 서대전고를 졸업한 그는 보수세가 강한 동구로 향해 낙후된 원도심에 대전의료원 설립, 혁신도시 유치와 공공기관 이전 등을 공약했다. 험지라고 했지만 참모로 몇 번의 선거를 겪어봐서인지 흔들리지 않았다. 선거운동 할 때 얼굴이 하도 밝아 당에서 “체질 같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정부 정책결정 메커니즘을 아는 ‘준비된 신인’임을 어필했고 홍영표 의원이 “대한민국 국가예산 500조를 다뤄본 유일한 30대”라며 힘을 보탰다. ‘대전에서 인물 나왔다’며 승리를 안겨준 주민들에게 맏아들처럼, 친구처럼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첫 출마에 으레 겪는 배우자의 반대도 없었다. 동갑내기 동기 이시은(정치02-08) 동문과 캠퍼스 커플로 결혼해 외동딸을 뒀다. 이 동문도 정치 공부를 계속해 최근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물 두 살부터 9년 연애하고 결혼했으니 ‘장철민’에 대한 이해도가 높죠. 그만큼 직설적이기도 합니다. 선거 끝나자마자 ‘정치 똑바로 안 하면 다음에 선거운동 안 해준다’고 말하던걸요.”
그는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지방청년의 대표성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잘 안다”고 했다. 마음 속 1호 법안으로 청년들이 지역에서 평생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지역청년지원법’을 구상 중이다. 당에서는 청년 정치의 씨앗을 심는 책무를 맡을 듯하다. “처음부터 빨리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국회에 온 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려면 입법부가 나아져야 하고, 그러려면 정당이 발전해야 하는데, 평생을 정당 발전에 바쳐도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죠. 사람을 키우는 게 정당 발전에 중요하기에 4년뿐만 아니라 평생 해야 할 일이란 생각을 합니다. 마침 당 사정이 좋은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첫 당선의 기쁨도 잠시, 차분하게 초심을 되새긴다. “처음 국회에서 일하며 가장 즐거웠던 게 있어요. 정치란 게 기존 사회질서와 거꾸로구나, 모두 센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셀 때 정치하는 사람만은 반대로 할 수 있구나. 장관에게 당당히 지적하고 동네 범부의 말은 경청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빛나는 곳을 더 빛내는 게 아닌 취약점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사회의 균형을 맞춰가고 싶습니다.” 
장 동문은 지난 6월 9일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1년 후배인 황두영 동문이 보좌관으로 그와 함께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