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07호 2020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국회의원 3선까지만 해도 충분”

서병수 부산 진구갑 의원 동생, 해수부 사무관서 경찰로 전직 눈길
“국회의원 3선까지만 해도 충분”
서범수(농경제82-86)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서병수 부산 진구갑 의원 동생
해수부 사무관서 경찰로 전직 눈길
지난 4·15 총선 때 형제가 나란히 국회 입성을 확정지어 화제가 된 당선인이 있다. 서범수(농경제82-86) 동문과 그의 11살 터울 형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그 주인공. 16·17·18·19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5선 의원이 된 형과 달리 서범수 동문은 2019년 정계에 뛰어든 초선 국회의원이다. 해양수산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3년 만에 경찰로 전직, 25년 동안 봉직한 이력으로도 눈길을 끈다. 울산 울주군에서 당선된 서범수 동문을 지난 6월 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같은 회기에 형제 국회의원이 탄생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안으로 보면 정말 큰 영광이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돼요. 둘 중 한 명이라도 잘못하면 함께 비판을 받게 될 테니 더 긴장하고 잘해야 된다고 형님과 얘기 나누기도 했죠. 뽑아주신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무겁게 받아들여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같은 당에 같은 집안의 국회의원. 언뜻 생각하면 정치적 지향점도 비슷할 것 같지만, 서범수 동문은 ‘서범수 의원’으로서의 자기 관점이 확실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만큼 경륜이나 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일례로 지난 총선 때 당을 나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들 수 있다. 서병수 의원을 포함한 중진들은 대체로 가능한 빨리 복당시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 동문은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탈당을 강행했으면 어느 정도 시간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 동문은 또 “국민을 보고 정치하도록 제도를 바꾸면 한국 정치의 문제점 중 상당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며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많은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후보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권력자의 눈치를 봅니다. 선거 때만 반짝 국민에게 다가갈 뿐이에요. 때문에 저는 후보로 출마하는 과정부터 당선 이후 의원으로서 봉직하는 동안에도 국민의 영향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참여형 공천제’와 ‘국회의원 중간평가제 및 국민소환제’를 추진하려고 해요. 선거 전부터 국민이 후보를 선택하고, 임기가 남았어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그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면, 국민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 동문은 또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법’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병수 의원이 이미 5선인데 그런 형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4년씩 3번, 도합 12년이면 정치적 신념을 펼쳐 보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 지방자치단체장 3선 연임을 제한하듯 국회에도 그런 규정을 둔다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도 되고 국회의원의 직업화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론과는 거리가 있지만,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 의원이 진보정당인 정의당 쪽에서 내세우는 법안에 공감을 표명한 셈이다.
“저는 소위 ‘똥파리’라고 불렸던 서울대 82학번 세대입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저도 고교 동문이나 과 선배의 권유로 각종 사회과학 독서 연구회에 활발히 참석했었죠. 보수적인 집안의 영향으로 운동에 적극 동참하진 못했지만, ‘우상과 이성’,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소위 이념 서적을 탐독하기도 했어요. 당시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권위주의의 타파는 많은 국민이 공유하는 가치였고,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었죠. 그 시절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론 보수 성향이면서도 구체적인 안건에 관해선 비교적 열린 시각과 유연성을 갖게 됐습니다.”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가 경찰로 전직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경찰공무원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동경심이 알게 모르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서 동문은 현장에 대한 갈증을 전직의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책상 앞에서 펜대 굴리는 것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며 일하고 싶었습니다.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근무했어요. 2015년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전국적으로 4,621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만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많았는데, 경찰 입장에선 살인사건은 위중하게 여기는 반면 교통 사망사고는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죠.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선 살인사건이나 교통 사망사고나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은 똑같습니다. 이에 저는 교통 시설물을 보강하고, 교육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하며, 경찰 역량을 총동원해 사고 많은 지점을 24시간 단속하는 등 사고 예방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그 결과 울산이 지난해 교통 사망사고 감소율 전국 1위를 차지했죠. 국회의원으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지금 ‘우문현답’의 정신을 되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