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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520호 2021년 7월] 인터뷰 동문 유튜버

화제의 동문 유튜버- 김장길의 '엠엔엘 스타트업 클럽'

화제의 동문 유튜버 (17) 김장길 (기계항공95-99) 모교 공대 교수의 엠엔엘-스타트업 클럽
살아남는 창업을 위한 A to Z 알려준다  
 
‘엠엔엘-스타트업 클럽’은 험난한 창업 여정의 길잡이를 자처하는 채널이다. 사업계획서 쓰는 법, 투자 유치 전략, 세무회계 조언까지 ‘이렇게 퍼줘도 되나’ 싶다. 창업자들에게 쓴소리, 단소리 아끼지 않는다. 채널을 만든 김장길(기계항공95-99) 공대 연구교수는 도쿄대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프랑스에서 연구원을 지낸 공학자이자 창업교육자.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코로나 때문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2020년 2월 19일 첫 강의를 올렸다. 모교 공대에서 기술창업가 발굴과 육성을 맡고 있다. 연초에 반드시 해야 하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고 있을 때 지인들이 유튜브를 권했다. 코로나가 진정될 때까지 두세 달만 버티려 한 게 1년을 훌쩍 넘겼다.” 
-공학자가 창업교육에 뛰어든 이유는.  
“모교 공대의 연구교원으로 부임해 다양한 벤처기업 대표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의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대학 창업지원 일을 하게 됐다.”  
-창업자에게 무엇이 필요하다고 봤나.
“‘사업화에 대한 개념’이다. 만약 보유 기술을 창업으로 이어가고 싶다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들이 알아서 팔아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팔아야 한다. 그래야 열악한 국내 창업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창업 이유는 달라도 종착점은 항상 돈으로 귀결된다. 사회적 기업도 직원들 월급은 제대로 줘야 하지 않나. ‘사업은 사업다워야 한다’, ‘나도 행복해야 하지만 회사 구성원과 고객도 행복해질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엠엔엘은 모든 종류의 창업 전반을 다루지만 이 점에서 기술창업에 도움이 될 거다.”
-엠엔엘의 창업교육은 뭐가 다른가.
“교육자가 만든다는 점. 수 년간 정말 많은 창업가를 만났고 내 제자가 됐다. 학교에 몸담고 있기에 부담없는 관계 유지가 가능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기에 맘놓고 쓴소리도 할 수 있다.”  
-어떤 쓴소리인가.
“정부지원사업에서 창업지원자금 5000만원 받기보다 매출 5000만원 내기가 몇십 배 더 어렵다. 탈락해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사업계획서를 고쳐 가다 보면 사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컨설팅을 받으면 이 과정을 쉽게 건너뛰어 창업자금은 받아도 결국엔 끝까지 못 버티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이런 문제를 비판하고, 창업가들에게도 정신 차리라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면 아무래도 쉽지 않다. 난 그냥 말한다. 그게 창업교육자가 할 일이고, 좋은 창업보육 환경을 마련해준 모교 공대 덕이기도 하다.”  
-직접 창업할 생각은 없었는지. 
“창업 경험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경험이 많다고 교육을 더 잘하는 건 아니다. 재밌는 건,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나도 창업하게 됐다. 교육부 규정상 교직원 유튜버는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해서 ‘엠엔엘’이라는 미디어콘텐츠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매출은 별로 안 나온다(웃음).” 
-‘유튜브 체질’ 같다. 재밌고 성실하다.
“처음엔 떨렸는데 막상 해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가더라. 첫 영상을 스무 번 넘게 복기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강의하는 내가 정말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창업이라 창업교육자도 눈과 귀를 늘 열어두고 산다. 학교 안에만 있지 않고 외부 창업기관을 많이 찾아다니곤 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창업자와 소통할 수 있었다. 여가를 쏟아부어 만들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더 많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어떤 영상들인가. 
“좀더 전문성 있는 창업 콘텐츠를 다룬다. 세무회계 같은 주제는 아무리 기본적이어도 내 시간을 써서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해야 한다. 처음엔 좋은 일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시간과 공을 들여 제작한 교육 콘텐츠를 무료 배포하니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생기더라.”
-앞으로 목표는.
“채널을 통해 오래 살아남는 기업, 유니콘 기업이 나왔으면 좋겠다. 내년엔 창업 웹툰도 시작해 보려 한다. 3~4년 뒤 ‘먼나라 이웃나라’처럼 초·중·고생도 보는 창업교육 만화책을 만들고 싶다. 창업제자가 준 아이디언데 어느 순간 인생의 목표가 됐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