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호 2024년 3월] 인터뷰 동문 유튜버
‘닥터 표TV’ 육아는 타이밍, 때 놓치면 훨씬 힘들어
동문 유튜버 ‘닥터 표TV’
표진원 (의학84-88) 소아청소년과 원장
“육아는 타이밍, 때 놓치면 훨씬 힘들어”
‘닥터 표TV’는 JTBC ‘닥터의 승부’, MBC ‘뽀뽀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표진원 소아청소년과 원장의 유튜브 채널이다. ‘카더라통신’이 난무하는 영유아 교육 이슈 관련해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표진원 동문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유튜브 채널 개설 계기는 뭔가.
“오랫동안 진료와 상담을 해오면서 의료와 육아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걸 느꼈다. 바른 정보를 얘기해도 일부 부모들은 잘못된 정보를 굳건히 믿고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진료실에서 하는 짧은 상담만으론 이를 바꾸기 어렵다는 생각에 육아 정보를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3년 만에 5만 구독자를 모은 비결은.
“키를 주제로 한 영상이 어느 순간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꾸준히 구독자가 늘고 있다. 더 좋은 영상이 많은데 유독 그 영상이 인기다. 원조 평양냉면이 처음 먹을 땐 밍밍하지만 먹다 보면 빠져들 듯 제 채널도 처음 마음먹은 대로 계속하다 보면 언젠간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전문적 정보를 일반인에게 전달하는 만큼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추천 영상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의사들마저 경각심이 부족해질 만큼 항생제나 주사 남용이 심하다. 그런 차원에서 ‘누런 콧물이 나오면 항생제를 먹여야 할까요’와 ‘약 말고 주사를 맞으면 병이 더 빨리 나을까’ 두 영상을 추천한다. 아이들 잘 키우려고 노력하는 면에선 한국 부모가 세계 1등일 텐데 이상하게 안전문제엔 소홀한 것 같다. 연령대별 안전 영상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시청자가 있나.
“방송 내용보다 제 외모나 주변에 대한 댓글을 남기는 구독자가 있다. ‘파마하셨군요? 보기 좋습니다’, ‘TV 바꾸셨군요. 축하합니다’ 같은 식이다. 실소하면서도 기분이 유쾌해진다. 즐겨보는 채널의 운영자가 제 라이브방송을 보고 있어 깜짝 놀란 적도 있다. 방송인 사유리씨가 열혈 구독자인데, 아이 키우면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
-바쁜 일상에도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의료가 겉으론 훌륭하고 잘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아수라장이다. 소아청소년과는 수가도 낮고 개원의들 간에 경쟁이 치열해 교과서적인 진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주사, 항생제뿐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성장호르몬이나 성호르몬 치료도 근거 없이 남발되고 있다. 부모가 깨우쳐 잘못된 의료 관행을 고쳐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 영상이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큰 보람일 것이다.”
-아이 키우는 젊은 부부들에게 조언 한 말씀.
“육아는 타이밍이란 말을 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생후 6주에 수면 교육을 안 하고 넘어간다든지, 4개월 때 밤중 수유를 못 끊는다든지 등등 적절한 시기에 해야 할 일을 놓치면 나중에 훨씬 어려워진다. 그럴 때 근거 없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말고 전문의의 조언을 잘 따라야 한다. 맞벌이하는 부모는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기 때문에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러지 마라. 부모가 밖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이를 위한 것이니 편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