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호 2025년 6월] 문화 신간안내
경제 성장 질풍노도의 시대 이끈 ‘젊은 사자’ 13인
저자 특강
경제 성장 질풍노도의 시대 이끈 ‘젊은 사자’ 13인

저자 특강
서울대 한국경제·K학술확산연구센터(KEKA)는 5월 28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경제 관료의 시대’(너머북스)의 저자 홍제환(경제99)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초청해 특강을 열었다. 이번 강연은 책이 202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고, 1950~80년대 한국경제 고도성장기를 이끈 ‘경제 관료’들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홍 동문은 강연을 통해 “고도성장기는 ‘경제 관료의 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유능한 관료들이 국정 운영의 중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성장 스토리는 주로 대통령과 기업가에게 집중돼왔으나, 실무 최전선에서 경제정책을 설계·집행한 관료들의 발자취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활약상이 잊혀지는 듯해, 역사적 기록으로서 남기고 교훈을 전하고자 책을 쓰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경제 관료의 시대’에 소개된 13명은 ‘업적과 학계 평가’, ‘실무 차원의 활약’, ‘충실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재건·도약·질주·전환 네 시기로 구분한 목차는 전후 복구를 이끈 백두진·송인상, 1960년대 수출주도 정책의 장기영·김학렬·양윤세·황병태,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를 주도한 최형섭·김재관·오원철·남덕우, 그리고 1980년대 경제 안정화에 앞장선 신현확·김재익을 차례로 조명한다.
홍 동문은 강연 중 특히 김재관(기계56졸) 전 공업표준시험소 소장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독 철강회사 데마크에서 일하며 쓴 보고서를 직접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네며 포항제철의 밑그림을 제시한 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964년 보고서를 통해 ‘103만 톤 규모 제철소 건설안’을 제안했고, 일본 청구권 자금을 활용한 포항제철 설립 협상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1973년 상공부 중공업 차관보로 재직할 때는 한국 최초의 고유 차량 모델 ‘포니’ 개발을 제안했으며, 이후 표준연구소 소장과 인천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또 양윤세 전 경제기획원 국장을 새롭게 조명했다. 양 전 국장은 17세에 월남 후 통역장교를 거쳐 미국에서 경제학·외교학을 전공하고, 1962~80년 경제개발의 사령탑인 기획원에서 외자와 차관을 유치하며 국제 경제협력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농림부 차관보, 청와대 비서관, 주미 경제공사, 동력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고도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홍 동문은 양 전 국장에 대해 “어린 시절 혈혈단신 남한으로 내려와 온갖 고생 속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코넬대를 졸업했던 ‘한국 정부의 대외창구’로 이 분의 삶을 통해 불굴의 의지와 도전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동문은 책에서 13명 관료들이 장관 임명 평균 나이 44.7세, 최연소 39세(신현확)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열악한 환경이 오히려 개인의 역량을 돋보이게 한 시대였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경제 구조가 성숙하고 법·제도가 복잡해져 관료 개인의 기여가 두드러지기 어렵지만, 당시 관료들의 사명감과 도전정신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덧붙였다.
홍 동문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한국경제사다. 2016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북한경제, 남북경협 등의 분야를 연구하며, 서울대 출강 중이다. 김남주 기자

저자 특강
서울대 한국경제·K학술확산연구센터(KEKA)는 5월 28일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경제 관료의 시대’(너머북스)의 저자 홍제환(경제99)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초청해 특강을 열었다. 이번 강연은 책이 202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고, 1950~80년대 한국경제 고도성장기를 이끈 ‘경제 관료’들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홍 동문은 강연을 통해 “고도성장기는 ‘경제 관료의 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유능한 관료들이 국정 운영의 중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성장 스토리는 주로 대통령과 기업가에게 집중돼왔으나, 실무 최전선에서 경제정책을 설계·집행한 관료들의 발자취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활약상이 잊혀지는 듯해, 역사적 기록으로서 남기고 교훈을 전하고자 책을 쓰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경제 관료의 시대’에 소개된 13명은 ‘업적과 학계 평가’, ‘실무 차원의 활약’, ‘충실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재건·도약·질주·전환 네 시기로 구분한 목차는 전후 복구를 이끈 백두진·송인상, 1960년대 수출주도 정책의 장기영·김학렬·양윤세·황병태, 1970년대 중화학공업화를 주도한 최형섭·김재관·오원철·남덕우, 그리고 1980년대 경제 안정화에 앞장선 신현확·김재익을 차례로 조명한다.
홍 동문은 강연 중 특히 김재관(기계56졸) 전 공업표준시험소 소장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독 철강회사 데마크에서 일하며 쓴 보고서를 직접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네며 포항제철의 밑그림을 제시한 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964년 보고서를 통해 ‘103만 톤 규모 제철소 건설안’을 제안했고, 일본 청구권 자금을 활용한 포항제철 설립 협상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1973년 상공부 중공업 차관보로 재직할 때는 한국 최초의 고유 차량 모델 ‘포니’ 개발을 제안했으며, 이후 표준연구소 소장과 인천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또 양윤세 전 경제기획원 국장을 새롭게 조명했다. 양 전 국장은 17세에 월남 후 통역장교를 거쳐 미국에서 경제학·외교학을 전공하고, 1962~80년 경제개발의 사령탑인 기획원에서 외자와 차관을 유치하며 국제 경제협력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농림부 차관보, 청와대 비서관, 주미 경제공사, 동력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고도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홍 동문은 양 전 국장에 대해 “어린 시절 혈혈단신 남한으로 내려와 온갖 고생 속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코넬대를 졸업했던 ‘한국 정부의 대외창구’로 이 분의 삶을 통해 불굴의 의지와 도전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동문은 책에서 13명 관료들이 장관 임명 평균 나이 44.7세, 최연소 39세(신현확)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열악한 환경이 오히려 개인의 역량을 돋보이게 한 시대였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경제 구조가 성숙하고 법·제도가 복잡해져 관료 개인의 기여가 두드러지기 어렵지만, 당시 관료들의 사명감과 도전정신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덧붙였다.
홍 동문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한국경제사다. 2016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북한경제, 남북경협 등의 분야를 연구하며, 서울대 출강 중이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