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호 2025년 5월] 뉴스 모교소식
가난과 생명 그리고 희망을 꽃피우다
4·19민주평화상 정중식 수상자 감동적인 소감에 기립박수
가난과 생명 그리고 희망을 꽃피우다

△왼쪽부터 김철수, 김종섭 동문, 정중식 동문 부부, 김인규, 유홍림 동문
4·19민주평화상 정중식 수상자
감동적인 소감에 기립박수
4·19 민주혁명 65주년 기념 포럼에 이어 진행된 제6회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에서 정중식(의학90-96· H+양지병원 중환자의학과 과장)동문이 수상자로 나서 깊은 울림을 전했다.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장에서 정 동문의 소감이 끝나자,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갈채를 보내며 감동을 공유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시상자인 김종섭 총동창회장, 유홍림 모교 총장, 김인규 문리대동창회장을 비롯해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등 내빈과 정 수상자 가족 , 축하객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정중식 동문은 수상 소감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 마당에 심어주셨던 목련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시작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4·19 영령들에 대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 동문은 가난하고 소외된 생명을 위한 오랜 헌신의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서울대학교 운영 보라매병원에서 홈리스 환자들을 위해 힘썼던 시절부터, 국제보건 분야에 눈을 뜨게 된 아이티 대지진 당시의 경험, 그리고 아프리카 카메룬에서의 헌신적인 의료 봉사까지, 그의 삶은 ‘가난과 생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특히 카메룬에서 거리 아이들이 패스트푸드점 유리창 밖에서 부러움의 눈빛으로 안을 바라보던 모습을 떠올리며, 그는 “병원이 아무리 좋아도 가난한 생명이 들어올 수 없다면, 그것은 자유와 인권,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정 동문은 국립 야운데 응급센터의 개원과 운영을 이끌며 카메룬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헌신해왔다. 그는 “응급의학과 국제보건이라는 두 키워드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때로는 삼도수군통제사 같은 리더십이, 때로는 백의종군의 인내심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함께 밤을 지새운 봉사자들, 현지에서 협력해준 코이카 관계자들, 그리고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리면서도 그를 지지해준 가족에게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상 소감 말미에서 정 동문은 가난과 생명, 그리고 희망을 각각 목련, 민들레, 장미에 비유하며 “세상도 언젠가 꽃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카메룬은 이제 제 심장에 박힌 조각이 아니라 심장 그 자체가 되었다”고 고백하며, “우리의 따뜻한 심장과 함께 당신의 심장은 계속 뛸 것입니다”라는 야운데 응급센터 벽에 새긴 문구를 소개하며 소감 발표를 마쳤다.
이날 소감을 들은 김종섭 회장은 “순간 울컥했다”고 운을 뗀 뒤 “시인의 마음 같은 순수함이 있기에 아픈이의 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수상자를 잘 선정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김남주 기자
*수상 소감 전문은 총동창신문 블로그(blog.naver.com/snuanews)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