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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호 2025년 5월] 기고 동창회보에 바란다

젊은 동문 활약상 보고싶다


김태훈(사회94-01) 테미스 대표변호사

서울대총동창신문은 서울대 동문사회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공동체의 지속적 유대를 다지는 데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학내 소식부터 국내외 동문들의 근황, 문화, 인터뷰, 칼럼까지 폭넓은 콘텐츠는 동문 간의 거리감을 줄이고, ‘서울대인’이라는 정체성을 매호마다 확인하게 해준다.

신문은 매체로서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동문을 찾아서’나 ‘인터뷰’ 코너는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인물들을 소개함으로써 동문 사회 전체에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또 ‘기획’이나 ‘오피니언’ 코너는 동문 개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서울대인의 관점과 사유를 드러내는 창구가 되어 준다.

그러나 이처럼 탄탄한 기반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분명 존재한다.

첫째, 콘텐츠의 다양성과 세대 간 균형 면에서 부족함이 있다. 현재의 콘텐츠가 중장년층, 특히 1960~1980년대 학번 동문들에게 편중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최근의 젊은 동문들-2000년대 이후 졸업생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적게 등장하고 있으며, 신문 지면에서 다루는 콘텐츠도 그들의 관심사와는 일정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이는 젊은 독자층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둘째, 디지털 전략의 보완이 필요하다. 종이 신문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식이 최근에는 웹사이트와 PDF 파일 업로드 등으로 보완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플랫폼 전환은 미흡하다. 독자 참여형 콘텐츠, SNS 기반 유통, 짧은 영상 기반 콘텐츠 등 다양한 포맷의 시도가 거의 없다는 점은 현대 독자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과제로 남는다.

셋째, 비판적 시각의 결여도 지적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동문을 칭송하거나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그치고 있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 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동문 사회 내부의 문제나 모교 정책에 대한 균형 잡힌 보도, 혹은 비판적 시각을 반영한 기획 기사도 독립된 언론으로서 시도해 볼 만한 영역이다.

넷째, 콘텐츠 깊이의 편차도 눈에 띈다. 일부 인터뷰는 매우 정성스럽고 긴 호흡의 기획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반면 몇몇 기사는 단편적인 소개에 그치고 깊이 있는 탐사나 분석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신문이 단순 소식지에서 벗어나려면 더 많은 취재력과 기획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총동창신문은 동문 사회의 정체성을 다지는 중요한 매체다. 그러나 더 많은 세대를 포괄하고, 디지털 시대의 매체로서 변모하며, 자화자찬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자성의 통로까지 함께 열어간다면, 명실상부한 동문 공동체의 플랫폼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