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호 2025년 4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관악캠퍼스 교통, 주차 문제 해결 방법 없나

허성호 대학원07-12서울대 도시계획학과 조교수
관악캠퍼스 교통, 주차 문제 해결 방법 없나
관악의 봄은 여전히 북적인다. 화창한 햇살이 관악산 자락을 비추고,아직은 조금 쌀쌀한 공기 속에 은은한 온기가 코끝을 스칠 즈음이면, 겨우내 고요했던 교정에도 다시 생기가 돈다. 연둣빛 새싹이 돋고, 하얀 꽃망울이 올라오며, 강의실과 도서관, 잔디밭 곳곳은 분주한 학생들과 젊음의 에너지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러한 활기는 또 다른 형태의 북적임, 곧 혼잡으로도 이어진다.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 버스정류장에는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긴 줄이 이어지고,교내로 통하는 두 개의 주요 도로는 차량행렬로 가득 찬다.
주차장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잠깐 학교에 들렀다 가려던 동문들도, 약속 시간에 맞춰온 방문객들도 주차 공간을 찾느라 한참을 헤매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다. 때로는 주차장이 ‘누가 더 창의적으로 차를 세우는가’를 겨루는 아이디어 경연장이 되기도 한다.
캠퍼스의 밝고 생기 있는 에너지는, 정작 학교에 도달하기까지의 복잡한 과정속에서 일부 상쇄되어 아쉬움을 남긴다.게다가 이러한 혼잡은 사람들의 소중한시간을 빼앗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나 소음, 매연 등 현실적인 문제도 일으키고있어 더 외면하기 어렵다.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도이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땐 ‘몇년만 참으면 되겠지’ 하는 마음과 익숙해진 불편함에 그냥 지나치곤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 문제는 정말 해결될 수 없는 걸까? 아니면 우리모두가 ‘언젠가 누군가가 하겠지’,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외면해온 건 아닐까?
지금의 후배들도 우리가 그랬던것처럼 이 붐비는 캠퍼스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후배들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이제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변화된 관악을 물려줘야 할 때다. 지금도 대학 본부에서는 학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들었다. 하지만 쉽게 개선하기 힘든 큰문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더 나은 대중교통과 주차환경으로 혼잡은 줄이고 따뜻한 북적임만 가득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동문들이 힘을 모아주어야 할 때다. 작은 변화는 관심에서 시작되고, 진짜 변화는 함께할 때 가능하다.